디지털 디바이스

"스피커 전쟁에서 구글 이기려면" 홈팟 미니가 개선해야 할 3가지

Dan Moren | Macworld 2022.12.07
애플은 신기술을 활용하는 데 있어 앞장서는 기업이 아니다. 무언가 널리 알려진 흐름이 만들어진 다음에야 관련 제품을 내놓기 시작한다. 하지만 애플 제품 전략의 진짜 문제는 다양한 카테고리에 잠시 발을 담갔다가 '앗 너무 차네!'하고 다시 발을 빼는 것이다.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가 홈팟(HomePod)이다. 스마트 스피커는 애플이 아마존, 구글 같은 경쟁사의 뒤를 따라 진입했지만, '애플의 참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단적인 사례가 됐다. 홈팟은 출시 3년 만에 할인 판매를 시작했고, 결국 더 저렴한 홈팟 미니 제품으로 대체됐다. 그런데도 스마트 스피커 시장은 여전히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잘 알려진 제품조차 수익성은 별로라고 해도 말이다.

이제 홈팟 미니가 출시 이후 2년이 흘렀다. 그동안 개선된 적도 없다. 필자는 이 제품의 미래가 걱정된다. 애플이 홈팟 미니를 홈팟처럼 구석진 곳에 방치하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투자를 하길 기대한다. 애플 스마트 스피커가 구글 제품을 이기려면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개선이 필요하다.
 

'화면'이 필요하다

필자는 특히 화면이 달린 홈팟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많은 사용자가 홈팟 미니를 부엌에서 사용한다. 주로 음악 재생기, 타이머, 스마트 홈 컨트롤러 용도이고 장보기 리스트에 물건을 추가할 때도 사용한다. 시리가 가끔 오작동하기는 하지만 이런 기능은 대체로 잘 작동한다.
 
애플은 아마존 에코 쇼처럼 화면이 달린 홈팟을 내놓아야 한다. ⓒ IDG

하지만 가끔은 시각적인 인터페이스 요소가 없는 것이 불편하다. 타이머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알 수 없고, 일기 예보 같은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없다. 가족 행사가 언제인지도 볼 수 없다. 반면 아마존과 구글은 모두 화면이 달린 스마트 스피커를 내놓았다. 화면의 활용성은 이미 충분히 증명됐다.

애플이 화면이 달린 홈팟을 만들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이패드 홈팟을 결합한 형태로 알려져 있는데, 두 제품의 장점만 취하기를 기대한다. 터치스크린 기기에 있어 애플의 경쟁력은 이미 유명하고, 스마트 스피커는 아이패드만큼 많은 기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화면이 달린 제품이 나온다면 이 스마트 스피커를 활용하는 더 다양한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디지털 액자 기능을 강화해야

이 다양한 가능성의 한 사례가 바로 디지털 액자다. 화면이 달린 스마트 스피커는 디지털 액자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 필자의 아내는 사무실에 디지털 액자를 놓고 싶다고 했다. 4개월 된 아이의 사진을 디지털 액자로 보려고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애플 제품 중에는 이런 필요를 충족해 줄 제품이 없다.

반면 필자 사무실에는 오리지널 구글 네스트 허브와, 작은 화면이 달린 스마트 스피커가 있다. 필자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자주 사용하지 않으므로, 녹음기를 무음으로 해 놓고 디지털 액자로 사용한다. 필자의 구글 드라이브에서 결혼사진을 가져와 보여준다. 이 기능을 매우 잘 작동한다. 결혼사진을 찍어 준 사진사에게 처음부터 구글 드라이브로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별도로 설정할 것도 없었다
 
구글 네스트 허브는 구글 드라이브와 궁합이 좋다. 디지털 액자로 쉽게 활용할 수 있다. ⓒ IDG

필자는 최근 아이의 사진을 많이 찍지만 이 사진은 아이클라우드 공유 사진 라이브러리에 저장된다. 그런데 현재 시중에는 (필자가 아는 한에서는) 아이클라우드 사진에 직접 접근해 사진을 가져올 수 있는 디지털 액자 제품이 없다. 유일한 방법은 구형 아이패드를 디지털 액자처럼 쓰는 것인데, 아이패드가 지원하는 다양한 기능을 고려하면 그리 좋은 활용방식은 아니다.

화면이 달린 홈팟 같은 별도 기기가 나온다면 바로 이런 상황에 맞는 제품이 될 수 있다. 사용자는 간단하게 아이클라우드 계정에 로그인한 후 원하는 사진을 설정하면 된다. 애플이 중요한 순간 같은 앨범을 자동으로 만드는 데 쓰이는 머신러닝 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다. 애플은 사진 관련해서 이미 많은 기능을 지원하고 있으므로, 홈팟 같은 기기기를 통해 사용자가 사진을 즐기고 기억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책상 위에서 원하는 사진을 쉽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엠비언트 컴퓨팅의 기반을 활용해야

애플이 홈팟을 개선하는 데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고 방치하는 이유를 찾는다면, 아마도 현재 애플이 가장 공들이고 있는 제품과의 충돌 가능성을 떠올릴 수 있다. 바로 증강현실이다.

애플이 내년 혹은 내후년에 AR에 집중할 것임은 거의 확실하고, 이 AR 기술은 점점 더 홈팟과 비슷한 제품군으로 귀결될 것이다. 바로 우리 주변에 언제 어디에나 컴퓨터가 존재하는 이른바 엠비언트 컴퓨팅(ambient computing)으로, 사용자를 특정 기기에 묶어 두는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다. 이에 따라 애플이 홈팟의 기능 상당수를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작동하도록 할 것임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에어팟의 시리를 이용하거나, 헤드업 디스플레이 같은 것에서 정보를 보여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필자는 홈팟 제품은 여전히 활용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홈팟은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애플 TV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애플 기기는 사실상 사용자 1인을 지정해서 사용한다.

정리하면 홈팟이 놀라운 제품은 아니다. 그러나 애플이 구상하는 여러 계획의 단단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애플은 언제나 자사 제품을 반복해서 개선해 왔지만, 이런 사이클이 유지되는 출발점이 필요하다. 애플이 홈팟을 개선할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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