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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악당에게 돈까지?” 중고 채굴용 GPU 구매를 반대하는 이유

Gordon Ung | PCWorld 2022.08.16
이베이나 크레이그리스트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은 채굴용 GPU”를 찾는 사용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여기서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필자의 주장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겠지만, 조금 다른 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중고 채굴용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는 것이 그다지 위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채굴업자는 GPU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혹사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반대하는 것은 이런 기술적인 이유가 아니다. 일반 원칙 때문이다.
 
ⓒ Thiago Trevisan/IDG

GPU를 이용한 암호화폐 채굴업자가 지난 2년 동안 모든 그래픽카드를 싹쓸이해 가는 바람에 PC 게이머는 구식 하드웨어에 의존하거나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GPU를 사야 했다. 물론 공급만 문제도 이런 품귀 현상에 일조했지만, 채굴업자가 GPU 부족의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것은 모두가 안다. 

AMD나 엔비디아가 신형 그래픽카드를 출시한다면?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PC 게이머는 구경할 새도 없이 암호화폐 채굴업자가 쓸어가 버렸다. 엔비디아가 채굴을 방지하는 그래픽카드를 출시하기도 했지만, 일시적인 과속 방지턱 역할을 하는 데 그쳤다.

일반적인 채굴업자가 얼마나 버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올해 초 CNBC가 보도한 채굴업자의 사례를 보자. 이 채굴업자는 자신의 땅에서 261대의 GPU 채굴 시스템을 운영했고, 한달에 11만 달러를 벌었다. 현재 이 채굴업자가 채굴을 포기했는지, 중고 GPU를 얼마나 되팔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필자의 추측으로는 대부분 채굴업자처럼 채굴을 중단할 때 그래픽카드에 대한 투자를 회수할 요량으로 중고 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그래픽카드를 팔 것이다.

필자가 용납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채굴로 수천수만 달러를 벌었다면, 이미 GPU 투자의 10배 이상을 회수한 것이다. 마치 석유회사가 1,000만 달러짜리 시추 장비를 사서 2억 달러를 번 다음에 다 쓴 장비를 800만 달러에 파는 꼴이다.

채굴업자가 벌어들인 돈을 욕할 마음은 없다. 하지만 이미 충분히 돈을 번 다음에도 적당한 가격에 중고 그래픽카드를 판매할 수 없을 만큼 지독하게 탐욕스러울 필요가 있을까? 이베이에서 중고 채굴용 그래픽카드를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가 본 한 광고는 채굴 장비, 즉 개방형 프레임 케이스에 라이저 카드를 단 흉측한 PC에 지포스 RTX 3060 Ti 한 개를 장착했는데, 가격이 840달러였다. 대부분 중고 채굴용 GPU는 그렇게 싼 가격에 판매되지 않는다.

물론, 장사는 장사일 뿐이다. 만약 필자가 GPU를 이용한 채굴로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든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문제야 어떻게 되든 중고 GPU를 높은 가격에 팔아서 요트라도 한 대 장만할지도 모른다.

필자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필자의 돈뿐이다. 그리고 필자는 일반 원칙에 따라 중고 채굴용 GPU를 사지 않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몇년 동안 채굴용 GPU 판매로 이득을 본 그래픽카드 업체가 욕을 먹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래픽카드 업체는 최선을 다했는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가 아는 한 AMD와 엔비디아는 GPU를 게이머에게 공급하기 위해 노력했다. 게다가 두 업체는 최근 GPU 판매 부진으로 인과응보적인 대가를 치르고 있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채굴용 중고 그래픽카드를 사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일이다. 누군가 권장소비자가의 80%만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일이다. 그런 카드를 사는 것보다는 채굴업자에게 잘난 그래픽카드를 화면도 없는 곳에 고이 모셔두라고 말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더구나 새 그래픽카드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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