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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연결 기계, 안정성 필수” 유럽연합, 새 기계 장비 규제 채택

Martin Bayer | COMPUTERWOCHE 2023.04.25
유럽의회가 새로운 EU 기계 장비 규정을 채택했다. 이 규정은 2006년부터 시행된 기계 지침 2006/42/EC를 대체한다. 이번 법 개정은 진작부터 필요한 상황이었다. 기술 발전, 특히 기계의 디지털화와 네트워킹이 증가하면서 이전 규정으로는 기계 관련 위험을 제대로 다룰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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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지침과 마찬가지로 새 규정도 모든 기계 및 관련 제품을 다룬다. 예를 들어 체인, 구동축 또는 유압 부품과 같은 예비품, 그리고 부분 조립된 기계 등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범위는 매우 넓어서, 잔디 깎는 기계와 전기톱부터 크레인, 프레스, 복잡한 제조 장비와 AI로 움직이는 로봇까지 포함된다. 헷갈리는 부분도 있다. 가전제품, 무기 시스템, 사람 및 물품 수송을 위한 차량은 여전히 기계 법령 대상에서 제외되고, 전기 스쿠터, 전기 자전거와 같은 경량 전기 차량은 법령 적용 대상이다. 

새 법령에서는 장비와 시스템의 책임과 분류가 새로 규정된다. 기계 제조회사 외에 수입 및 유통회사에게도 의무가 부과된다. 새 규칙에 따르면, 기계를 개조하는 사람도 누구나 제조자가 되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이 조항은 어떤 수정이 새로운 규정에서 정하는 개조로 간주되는지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크다.  
 

고위험 기계에는 더 면밀한 테스트 필요 

새로운 기계 제품 법령에서 가장 큰 변화는 이른바 고위험 기계에 대한 규칙과 독립적인 테스트다. 고위험 기계에는 설계 및 용도 측면에서 인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장비와 시스템이 포함된다. 규정의 최종판에는 이 범주에 속하는 기계 목록이 포함될 예정이다. 또한 EU 당국은 고위험 기계 목록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권한을 보유한다. 

법률회사 호프만 립스(Hoffmann Liebs)의 파트너인 크리스티안 토마스는 새로운 기계 법령에 대한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AI 시스템을 포함한 안전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그리고 안전 기능을 수행하는 AI 시스템이 통합된 기계 역시 법령에 포함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안전 관련 AI 시스템이 있는 기계 제품을 고위험 기계로 분류할 경우 적합성 평가 절차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테스트를 수행할 기관은 규정에서 정한다. 즉, 회사 자체 생산 설비에서 내부 모니터링을 사용한 적합성 평가는 불가능하다. 

독일의 대표적인 시험인증 기관인 TÜV(Technischer Überwachungs-Verein, 기술검사협회)는 유럽의회의 새로운 EU 기계 제품 규정 채택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TÜV 이사 요아킴 뷜러는 “이 규정은 원래 오래 전에 나왔어야 했다”며, “이제 네트워크로 연결된 디바이스, 구동부가 있는 공구, 디지털 세계의 기계와 구성요소의 안전에 대한 의무 요건이 처음으로 생겼다. 미래에는 기계 제품의 안전에 인체 건강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격에 대한 디지털 보안 및 보호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정이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하다. 법률 전문가인 토마스는 새로운 규정과 관련해 기계는 내부 및 외부의 영향 또는 조작으로부터 보호되고 안전해야 한다면서 “이 부분은 새로운 기계 제품 법령에 의해 제조업체의 의무 사항으로 선언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제조업체는 외부 데이터 전송 업체와의 연결이나 인터넷을 통한 원격 디바이스와의 연결이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래의 위험에도 대비해야 하는 제조업체

새로운 규정은 기계의 수명 주기 전체에 적용된다. 현재까지 원칙적으로 제조업체는 기계를 출시하거나 가동하기 전에 안전 및 건강 보호와 관련하여 기계에 대한 위험 평가를 수행해야 하는데, 앞으로는 이 부분이 달라진다. 토마스는 향후 시행될 기계 제품 규정의 조항에 “진화하거나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기계의 경우, 기계가 출시된 후에 자율적인 발전의 결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제조업체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부가적인 AI 기능이 초래하는 결과를 사전에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토마스는 “이 요구사항은 해당되는 비즈니스 섹터의 실무적 관점에서 상당한 숙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TÜV 측은 새로운 규정이 충분하지 않으며, 안전 수준을 개선할 여지가 더 있다고 주장한다. 뷜러는 “고위험 기계의 의무적인 독립 테스트는 이미 늦었다. 이런 제품 중 상당수는 CE 마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EU에 적용되는 건강 및 안전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TÜV 연합은 전기톱, 에스컬레이터, 그리고 사람 및 짐을 들어 올리거나 수송하기 위한 특정 장비 등 위험성이 특히 높은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독립 기구에 의한 의무적 테스트가 도입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계 사고의 기록 및 보고 의무화

TÜV는 공식 사고 통계를 인용하면서 고위험 기계 목록이 곧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EU 회원국은 기계 제품과 관련된 사고 데이터를 수집해서 유럽 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TÜV의 뷜러는 지금까지 EU에는 특정 기계의 잠재적 위험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제대로 된 데이터 기반이 부족했다면서 “앞으로 사고에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거나 기술 발전으로 인해 필요성이 생기면 고위험 기계 목록에 더 많은 제품이 추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 사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큰 물음표가 하나 남아 있다. AI 기술이 워낙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지금 채택되는 기계 규칙이 기술 혁신을 따라가지 못하고 머지않아 다시 법령을 손질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다. 뷜러는 보완책으로 EU가 계획된 AI 규정을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뷜러는 “AI 규정은 AI 기반 기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학습 데이터 집합의 품질, AI 시스템의 견고성 또는 AI 구축의 투명성과 관련된 부가적인 요구사항을 규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6년에야 발효” 느리게 움직이는 유럽연합

EU 규정이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번에 채택된 새 규정도 도입되기까지 유럽위원회, 유럽의회 및 회원국 간의 협상이 몇 년 동안 이어졌다. 또한 규정이 실제 발효되기까지는 앞으로도 몇 년이 더 걸린다. 기계 제품 규정은 2023년 4월 18일 유럽의회에서 채택된 후 곧 EU 관보에 게재된다. 게재되면 20일 후부터 발효되지만 실제 구속력은 42개월 후, 즉 2026년 가을부터 발생한다. 빠른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지금 채택되는 기계 사용 가이드라인이 그때쯤 이미 시대에 뒤처질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제조업체는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이 규정에 대비해야 한다. 토마스는 아직 시간 여유가 있지만 많은 경제 주체 관점에서 새로운 규정의 요구사항에 대해 조기에 관심을 갖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디바이스와 시스템에 포함된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든 느리든, 결국 모든 적합성 선언, 기술 문서 등은 새로운 기계 법령의 요구사항에 부합해 작성되거나, 적용 시점에 적절히 업데이트된 형태로 작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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