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

드론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과 진실

Mike Elgan | Computerworld 2015.08.28

소비자용 드론 기술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을 뿐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그리 다정하지만은 않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드론의 형태는 배터리로 구동되는 가벼운 본체에 네 개의 프로펠러가 달려있는 모습으로, 그 동작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이뤄지는 형태다. 이들 대부분은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어 인간이 직접 닿기 어려운 위치에서 환상적인 영상들을 기록해준다. HD 카메라를 장착한 고급형 드론이 찍어낸 작품을 감상하면 감탄이 절로 나올 것이다.

드론은 즐겁고, 흥미로우며, 친근한 기기다. 하지만 이런 호의적인 시각의 이면에는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드론 팬과 반드론 세력 사이의 갈등을 가장 쉽게 목격할 수 있는 공간은 소셜 미디어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은 시일 내에 정부뿐 아니라 민간 기업 등 개별 조직에서도 하나둘 관련 규제가 확립되어 갈 것이 분명하다. 물론 정확한 규칙이 생기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다만 필자가 우려하는 바는, 아직 시장 형성 초창기인 드론 산업이 제대로 날개를 펴기도 전에 ‘드론이 문제다’라는 편견에 짓눌려 건전한 혁신과 발전의 기회마저 놓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드론의 확산을 우려하는 이유는 정확히 무엇일까?

1. 드론이라는 이름
우리는 ‘드론’이라는 이름을 너무 보편적으로 써왔다. 드론은 북한의 상공을 촬영하기도, 이라크에서는 IS의 서열 2인자를 사살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신문 기사에서나 보던 놀라운 무언가가 우리의 머리 위를 날아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드론은 그저 ‘무인 항공기’라는 뜻의 즐겁고 간단한 도구지만, 그것이 걸어온 무시무시한 행보는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기 충분하다.

2. 우리 가운데 대다수에겐 드론이 없다
여느 기기가 그러하듯 드론 역시 사용자의 의도(혹은 실수)에 따라 우리를 공격, 위협하거나 성가시게 할 수 있다. 이런 일반론적인 위협이 특히 과장되는 이유는 우리 대부분이 그것을 실제로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협의 주체가 누군지 모를 ‘누군가’이기 때문에 두려움이 더 커지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보면, 수많은 악성 앱이 우리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매너 없는 이들로 인해 극장이나 공연장에서 벨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지만, 그것을 능가하는 여러 편리함과 즐거움을 대다수의 대중이 분명히 인지하기에 문제의 책임이 도구가 아닌 사용자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3. 하이테크를 비판가들의 펜촉
이미 직관하는 독자들도 많겠지만, 이 자리에서 매스 미디어의 비밀을 다시 한 번 꺼내본다. 하이테크놀로지를 비판하는 것은 미디어들이 독자를 끌어 모으는 확실한 방법 중 하나다. 믿지 못하겠다면 긴 말 할 것 없이 지금 바로 뉴스 채널을 틀어보시길. 그들은 퍼셉티브 픽셀(Perceptive Pixel)의 디스플레이와 홀로그램을 두고도 ‘이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너무 빠르게 시장으로 퍼져가고 있다’라는 분석의 칼날을 들이댄다.

이런 상황 속에서 드론이 소방차와 부딪히는 사고라도 난다면, 그 얼마나 흥겨운 보도의 잔치가 벌어질까? 테크놀로지 전문 채널이 아니라면 드론이 등장하는 뉴스 대부분은 그 ‘기술’이 아닌 그와 관련한 사건과 사고를 다룬 내용일 것이다.

4. 정치권의 개입
현대 사회에서 유능한 정치인으로 인식되기 위해선 어떤 이슈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선점하고 주도한다는 인상을 대중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 드론과 관련한 불만들이 하나둘 나올 때, 발 빠른 정치인들은 이미 연방항공국을 찾아가 드론의 규제 관리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민을 불안하게 하는 정치인은 언제나 선거에서 이겨 왔다.

5. 수치적 과장
우리가 어떤 대상의 상대적인 위험과 효용익을 받아들이는 능력은 상당히 비합리적인 부분이 많으며, 미디어에서 다뤄지는 수치에도 과장이 섞이는 경우가 흔하다. 시끄럽고 성가신, 그리고 위험한 항공기로 비춰지고 있는 드론은 이런 경향의 아주 좋은 사례다. 드론의 확산과 함께 최근 보고되는 사건은 하루 평균 12건 수준이며, 올 한 해를 계산하면 약 700건의 사고가 보고됐다.

이런! 놀라운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미국 내에 얼마나 많은 드론이 날아다니고 있다는 거야? 이런 질문을 하는 대중과 언론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정말, 얼마나 많은 수의 드론이 700건이라는 사고를 일으킨 것일까?

우선 이 사고 가운데 일부는 소유자가 불분명한 드론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또 드론에 관한 논쟁을 뜨겁게 불러일으킨 대표적인 뉴스로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소속 항공기와 드론의 충돌 사고를 떠올려보자. 이 글을 읽는 당신은 한 해 얼마나 많은 비행기가 조류와 충돌하는지 알고 있는가? 꽤 열심히 검색해봐도 관련 보고나 뉴스를 찾긴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이 충돌 사고는 실제 발생 여부마저 모호하다. 관련 보도는 ‘저쪽’ 어딘가에서 드론을 봤다는(혹은 봤다고 생각하는) 파일럿의 보고에 의해서 작성됐을 뿐이다. 충돌 물체가 실제 드론이었다 해도 황당할 노릇이다. 공항 펜스와 이착륙 공간 내부에 감지된 물체는 무엇이던 보고가 이뤄져야 한다. 드론이 이륙 경로에 날아들어왔다면, 그때까지 공항 관리팀은 뭘 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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