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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가 신형 CPU 이름을 라이젠으로 바꿔야만 했던 이유

Mark Hachman | PCWorld 2017.02.24
AMD의 신형 라이젠 CPU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가격과 성능 지표가 공개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AMD가 원래 이름이었던 젠(Zen)을 라이젠(Ryzen)으로 바꾼 이유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PCWorld는 그 이유를 물었고, 이야기는 AMD가 상표로 등록할 수 없게 되면서 시작한다.

AMD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 존 테일러는 AMD가 진퇴양난에 빠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젠 아키텍처 개발을 이끌었던 펠로우 엔지니어 마이크 클라크는 아키텍처의 이름을 설계의 다양한 측면 간의 균형이라는 의미로 ‘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젠의 개발 과정을 지켜봤던 지지자라며 AMD의 임원들을 붙잡고 젠이란 이름을 격찬할 것이다. 테일러도 “젠이라는 이름이 좋다. 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AMD가 젠이라는 이름을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법에서 상표는 강력하고 독보적이어야 하는데, 이미 너무나 많은 상품이 젠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심지어 AMD의 고객 중에도 에이수스 젠폰(ZenFone)처럼 두드러지는 제품이 있다. 결국 AMD는 다른 이름을 찾아야만 했다.

AMD의 우주 마니아가 기여한 이름
큰 기업 대부분이 그렇듯 AMD 역시 상품명에 전문화된 업체와 협력해 미래를 나타내면서 상표화할 수 있는 이름의 후보 목록을 만들었다.

테일러는 “목록에는 많은 이름이 들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Horizon’에서 ho를 떼버린 ‘Rizon’이었다”라며,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이름이 사람들의 마음을 끌었지만, 딱 좋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용자를 컴퓨팅의 다음 지평선까지 데려다주는 플랫폼이라는 개념은 아주 좋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AMD 내부에서는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시작했는데, 특히 목성 탐사선 뉴 호라이즌(New Horizon)이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 영향으로 AMD는 2016년 젠 아키텍처를 공식 공개하는 웹캐스트 행사에 뉴 호라이즌이라는 다른 이름을 붙였다.

뉴 호라이즌 탐사선이 우주를 비행하는 모습을 나타낸 일러스트

라이젠이라는 이름은 이렇게 탄생한다. AMD는 Zen이라는 원래 이름과 새로 등장한 Rison을 모두 살리기 위해 철자를 가지고 씨름을 시작했고, Ryzen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Rizen이 아니란 Rysen이 된 이유이다. Rizen이라고 표기하면 사람들이 라이즌이라고 읽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그렇게 되면 ‘젠’이 살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i를 y로 바꾼 것이다.

테일러는 “우리는 이 이름을 볼 때마다 단어가 빨라 보이고 화성으로 가는 우주선 한쪽에 쓰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라이젠 로고는 완성의 상징 “엔소”
라이젠의 이름과 관련된 이야기는 하나 더 있다. 로고 뒤의 붓으로 그린 듯한 원은 엔소(Ensou)라는 것으로, 일본 서예에서 하나의 양식으로 사용되는 온전한 또는 한쪽이 열린 원이다. 이 원은 자연스럽게 젠과 연결된다. 완성된 원은 완성을 상징하며, 한쪽이 열린 원은 추가 개발과 성장을 의미한다.

일본 무명 화가의 작품에 나타난 엔소

AMD는 엔소를 “끊어지지 않은 한 번의 창의적인 붓놀림”으로 인간의 창의적인 정신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테일러는 “인터넷에서는 매일 정말로 많은 사람이 놀라운 일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요소는 글꼴인데, 그냥 적당한 것으로 선택한 것 같지만 여기에도 의미가 있다. 테일러는 “글꼴은 젠의 원칙을 고수한다”라며, “궁극적인 대칭이 있다. 내부에서 만들어 낸 것이다. 모든 글자가 젠의 원칙과 균형을 따라 배치되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젠은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AMD의 엔지니어들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라이젠은 AMD 내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테일러는 “12월에 뉴 호라이즌 행사를 한 다음 날, 우리 엔지니어들은 행사 배너를 가져다가 주차장 꼭대기에 걸어 놓았다. 지금은 대형 배너가 엔지니어링 건물에 걸려 있다. 이전에 엔지니어들이 이렇게 마케팅에 관심을 보였던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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