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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 브리핑 | 베일 벗은 AMD 라이젠, 진가를 증명할 때

허은애 기자 | ITWorld 2017.03.10
10년 이래 최고의 AMD CPU 제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은 라이젠(Ryzen) 칩이 4년간의 연구 끝에 모습을 드러냈다. 과연 실사용자들이 시연 행사에서의 엄청난 성능을 그대로 체감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라이젠 칩은 세 가지 제품군으로 나뉘어 있다. 이번에 발표된 것은 최고급 라이젠 7 시리즈다. 8 코어, 16 스레드의 사양을 갖췄는데도 8코어짜리 인텔 익스트림 에디션보다 500달러나 저렴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라이젠 7 시리즈는 1800X(499달러), 1700X(399달러), 1700(329달러)로 구성됐다.

가장 많은 사용자들이 선택할 라이젠 5 라인업 가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라이젠 5 시리즈는 2분기 이후에 발매될 예정인데 라이젠 5 1600X는 6코어, 12 스레드에 4GHz 사양, 쿼드 코어인 라이젠 5 1500X는 3.7GHz 사양이다. 경쟁자는 당연히 인텔의 코어 i5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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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인텔에서 7세대 케이비 레이크 프로세서를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물론 케이비 레이크는 안정적인 오버클럭을 보장하고 전력과 발열 문제를 해결한 훌륭한 CPU지만, 새로운 아키텍처를 탑재한 8코어 프로세서가 매력적인 가격에 발매됐으니 사용자들의 눈길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라이젠 7은 PCWorld의 사전 테스트에서도 인텔 8코어 i7-6900K CPU와 동등한 성능을 보였다.

사용자가 느끼는 매력 요소에는 가격을 빼놓을 수 없다. 코어 i7-6900K를 살 수 있는 예산으로 라이젠 7 1800X와 지포스 GTX 1080을 사고도 남는다. 또, 업무용 앱을 돌릴 때의 확연한 성능 향상과 AM4 메인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AMD는 자사의 목표 중 하나가 젠 아키텍처의 클럭당 명령어 처리 수(IPC, instructions per clock)를 40% 늘리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실제로 IPC를 52% 향상했다. CEO 리사 수는 “원래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진짜 체감 성능’,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텔 대비 성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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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후 PCWorld가 진행한 3종류의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라이젠 7 1800X는 인텔 코어 i7 6900K를 앞서는 점수를 얻었고, 329달러짜리 라이젠 7 1700도 인텔 제품에 근접한 성능을 보였다.

단점도 분명하다. 지난해 12월 뉴호라이즌 행사에서 AMD는 SenseMI 기술을 강조하면서 VR 콘텐츠, 배틀필드 1 4K, 도타 2 스트리밍을 시연했다. 그러나 3DMark 벤치마크에 따르면 라이젠의 게임 성능은 나쁘지 않은 정도에 그친다. 가장 보편적인 1080p 게임에서 인텔 프로세서보다 초당 로우프레임 수치가 낮았다. 디스플레이 해상도와 GPU 사양을 높일수록 AMD와 인텔의 성능 차이가 급격히 줄어들기는 하지만, 대다수 사용자는 1080p 해상도에서 게임을 즐긴다. 그러나 게임사 엔진이 AMD에 최적화되지 않았다는 반론도 있다.

라이젠을 구입하기 전에는 메인보드나 쿨러 등 다른 부품을 바꿔야 할지를 고려해야 한다. 라이젠 시리즈는 DDR3가 아닌 DDR4를 지원하는데, 스카이레이크나 케이비 레이크 등 최신 CPU가 아닌 예전 사양 PC라면 RAM도 함께 바꿔야 한다. 1331 AM4 소켓은 기존 제품보다 100개 더 핀 개수가 많아 발열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

기존 PC를 고집하던 사용자가 운영체제 변경을 결심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라이젠이 지원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는 윈도우 10뿐이다. 윈도우 7이나 8에도 설치할 수는 있지만, 문제가 생길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나 AMD에서 기술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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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인텔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올해 말 10nm 공정 기반 캐논레이크가 발표될 예정이고, 옵테인 메모리 기술 역시 주목받고 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성능을 최우선으로 하는 프로슈머 사용자들은 여전히 인텔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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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AMD는 PC와 서버 칩 시장에서 인텔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패퇴를 거듭했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남에도 매번 발열과 고부하 작업 오류 같은 고질적 문제에 발목을 잡혔고, 인텔의 경쟁력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젠 아키텍처 기반 칩이 PC와 서버 시장에서 AMD의 부활을 이끌고 새로운 컴퓨팅 시대를 열지는 아직 미지수다. 운영체제나 게임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최적화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더 대중적인 제품인 라이젠 5 시리즈의 가격과 인텔 대비 성능도 중요하다.

사용자 입장에서 2인자의 절치부심은 언제나 반가운 현상이다. AMD가 젠 아키텍처로 부활해 다시금 인텔과 치열한 CPU 경쟁을 벌이면 성능 면에서 제품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가격도 전반적으로 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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