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 SW 유통 판도 바꿀까?

Ryan Faas | Computerworld 2009.02.02

분명 애플의 아이폰은 스마트폰 산업의 판도뿐 아니라 실제로 휴대폰 사업을 전반적으로 바꾸어놓았다. 그러나 애플이 이룩한 혁명적 진보는 아이폰 자체에 있지 않다. 그것은 바로 애플이 애플리케이션을 아이폰과 아이팟 사용자에게 배포토록 개발한 그 메커니즘에 있다.

모바일 기기 및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의 써드파티 개발은 아이폰이 선보인 2007년 중반보다 10년은 이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팜, 마이크로소프트 및 리서치인모션 모두 다른 업체들의 자사 기기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자사의 창조물마저 이 써드파티 개발자들의 손에 넘겼고, 어쩔 수 없이 사용자들은 자체적으로 이들 제품을 찾아, 구입하고 다운로드해 설치해야 했다.

 

여러모로 볼 때, 이 모델은 PC 제조업체가 사용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휴대용 단말기용 소프트웨어는 상대적으로 작은 틈새시장에서 진화했다. 이 틈새시장은 온라인보다 다양한 종류의 플랫폼으로 온라인 구매하는 것이 더욱 적절했던 것이다. 그에 따라 종종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사용자는 애플리케이션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몰랐고 그들이 구입한 애플리케이션의 적절한 설치나 삭제 방법조차 모르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앱스토어, 그 급진적 전환

현재 앱스토어라는 명칭이 붙은 새 모델을 개발하고자 하는 애플의 결정은 모바일 소프트웨어 유통에 관여하는 개발자와 사용자에 있어 일대 급진적 전환을 가져왔다. 개발자에 있어 앱스토어는 자신의 창조물을 사용자의 손에 쥐어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종의 원스톱 솔루션이었다. 애플은 음악 및 영화 판매를 위한 기존의 아이튠 인프라를 강화함으로써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아이튠 계정에서 구매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고 고객 평가의 관리 및 마케팅 도구까지 제공했다.  

 

앱스토어가 지난 7월 문을 열고 나니 개발자들은 기존의 소매 경로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애플은 30%을 가져가고 개발자들에게는 알아서 그 나머지를 챙겨줬기 때문이다. 이는 개발자들의 애플리케이션 유통 방식을 극적으로 단순화시켰을 뿐 아니라, 한 명의 개발자가 제품 하나에만 주력하는 소형 개발업체와 대규모 개발업체 간의 공정한 경쟁을 이끌었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앱스토어는 더욱 혁신적이었고, 그래서 호응은 더 컸다. 12월까지 앱스토어는 이미 3억 만 건의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를 유통시켰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즐비한 원스톱 공간에서 매일 220만 개를 쏟아냈다.

 

구매자는 분류를 훑어보고 무엇이 새로운지, 인기가 있는지를 알아보고 후기를 읽을 수 있고 스크린샷을 확인하고 이름이나 기능별로 특정 애플리케이션이 있는지 검색해볼 수 있다. 이외에 구매자는 자신의 컴퓨터나 아이폰/아이팟 터치에서 바로 검색과 평가를 마칠 수 있다.

 

그러나 애플리케이션을 찾았다면 절반은 한 셈이다. 애플리케이션 구입은 또 얼마나 수월한지, 일단 아이튠 계정을 설정했다면 그냥 "구매하기" 버튼을 클릭하고 비밀번호만 확인하면 된다. 그러면 진짜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설치는 일도 아니다. 인스톨러 유틸리티도, 복잡한 지시사항도, 설치 마법사도 없다.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를 구입해 애플리케이션을 찾아 구입했다면 아이팟 터치 홈 화면에 바로 또는 아이폰에 바로 이 애플리케이션이 뜨거나, 컴퓨터에 애플리케이션을 구입했다면 다음 동기화 동안에 이들 기기에 애플리케이션이 바로 뜨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검색, 구매 그리고 설치가 이렇게 쉬웠던 기기는 없었다.

 

아이폰을 넘어서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를 위해 앱스토어를 만들었을지 몰라도 그 개념 자체는 비단 이들 기기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앱스토어에 담긴 생각은 실제로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모든 회사가 모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글은 자사의 오픈소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스템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열었고, 마이크로소프트 사는 윈도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포탈을 만들었으며 팜도 자체적으로 애플리케이션 상점을 개시했다. RIM은 블랙베리 사용자를 위한 시장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의 평가에 따르면 애플은 여전히 쉬운 사용성과 설치에 있어 강점이 있다. 그럼에도 분명해 보이는 것은 이 앱스토어 개념 자체가 모바일 기기 사용자와 개발자에게 큰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 개념이 정녕  휴대용 단말기에만 국한된 것일까?

 

앱스토어  성장은 주로 넷북 같이 날씬해진 다른 기기를 위한 소스로써, 그리고 맥 OS X, 윈도우 비스타 또는 윈도우 7 같은 운영체제를 돌리는 모든 기능을 완비한 컴퓨터를 위한 소프트웨어 배포처, 이 2가지 방향으로 가능할 것 같다.

 

넷북을 위한 앱스토어

넷북은 노트북 컴퓨터의 인기 있는 신종 부류로 등장했다. 전형적으로 처리능력과 스토리지 측면을 확 줄여버린 넷북은 기존의 노트북보다 휴대성은 높고 가격은 낮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간소화한 운영체제 또는 예전의 운영체제(윈도우 XP 같은 기기용으로 나온 리눅스 변종)와 한정된 애플리케이션에 기대고 있다.

 

저가와 작은 몸집 덕분에 가정과 학교 그리고 특히 화면과 자판이 진짜 같으면서도 크기는 작은, 그러나 컴퓨터 사양은 최소인 그런 스마트폰 이상을 원하는 이동이 잦은 직장인이 넷북을 많이 찾고 있다.

 

넷북이 스마트폰과 모든 기능을 구비하고 있는 컴퓨터 사이를 딱 들어맞게 메우면서 앱스토어류의 소프트웨어 유통쪽으로 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

 

사실 넷북과 스마트폰에 놓인 많은 한계는 같다. 화면크기도 작고, 처리능력과 메모리는 제한적이며 애플리케이션만을 위한 스토리지도 한정돼 있다. 많은 넷북이 용이한 사용과 이동 그리고 보조 컴퓨터로써의 역할 수행에 맞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설치의 단순화는 탁월한 조치인 것이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컴포넌트 또한 고려해야 한다.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에 적용되는 애플의 앱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은 업데이터 과정을 설치만큼이나 쉽게 하기 위해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의 업데이트 여부를 점검할 수 있다.

 

본래 축소버전으로 태어났기에 넷북의 소프트웨어가 쓸모없게 되었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감안해, 취약한 컴포넌트를 위한 보안패치의 전달은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만큼 쉽게 이뤄질 수도 있다.

 

넷북용 앱스토어의 문제점 하나는 바로 여러 업체들이 서로 다른 운영체제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는 많은 회사들이 이런 업체를 지원할 수 있는 상점을 개발하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최근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런 종류의 투자가 이뤄지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애플은 앱스토어가 딸린 넷북을 달성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있지 않나 싶다. 이 기업은 자사의 맥 OS X 운영체제의 축소버전을 제작하는 것도 모르지 않을 뿐더러 출시 예정인 스노우 레오파드 OS X 업데이트는 더욱 간소하게 제작된다.

 

실제로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 모두 애플 TV처럼 맥 OS X 버전을 이용한다. 때문에 애플이 운영체제, 개발자 프레임워크 그리고 애플 기반의 넷북에 사용되는 기존의 앱스토어 확장판을 제작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애플은 또한 넷북 영역에서 아주 경험이 없지 않다. 애플은 교육용으로 저전력의 소형 랩톱인 eMate300을 만들었다. 이 eMate은 애플의 뉴튼 PDA 제품군과 동일한 운영체제를 사용하며 여러 면에서 세계 최초의 넷북이라 할 수 있다.

 

애플이 넷북을 출시할 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지난 가을 한 컨퍼런스에서 CEO 스티브 잡스는 그런 가능성을 딱 잘라 부인하며 아이폰을 애플의 넷북이라 칭했다. eMate300과 뉴튼 모두 1997년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렇다고 맥 유저와 루머 사이트의 애플 넷북 출시설을 종식시키지는 못했다. 또 애플의 제품이 누리기 시작한 인기에 힘입어 애플이 넷북을 만들 것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의 추측 또한 끝내지 못했다.

 

최근 잡스가 6개월 간의 병가를 보내는 동안 애플의 COO 팀 쿡은 애플이 넷북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해도 애플 자체적으로 내놓을 당장의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2년 전 최종적으로 아이폰의 베일을 벗기기 앞서 수 개월 동안 휴대폰을 개발하고 있었다는 소문 또한 부인했던 바 있다.

 

데스크톱, 워크스테이션 분야 적용은?

넷북이 앱스토어라는 개념에 맞는 차후의 논리적 수순일 수도 있겠지만, 모든 기능을 다 구비한 컴퓨터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유통 상점은 또 어떨까? 언뜻 보아 이런 생각이 실행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먼저 윈도우, 맥OS X와 리눅스를 포함한 주요 운영체제가 모두 스마트폰 운영체제보다 복잡하다. 또한 사용자 각자에 맞춘 설치 옵션, 써드파티 애드온, 하드웨어 드라이버 및 수많은 설정 선택사항 때문에 모든 기능을 완비한 컴퓨터에 깔리는 각각의 운영체제 사이에는 변동사항이 숱하게 많다.

 

홈 디렉토리, 프로파일 이름 및 위치 같은 문제 때문에도 개별 컴퓨터들은 스마트폰보다 그 독특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사용자 또한 스마트폰보다 컴퓨터의 파일 시스템(시스템파일까지) 부분에 접속해 이를 변경할 수 있는 여지가 자유롭다.

 

그렇다고 앱스토어 개념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미 워크스테이션으로의 애플리케이션 대량 배치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한 솔루션 대다수로 인해 IT 종사자들은 어떤 애플리케이션이 특정 컴퓨터에 설치되고, 어떤 사용자가 이들에 접속할 수 있는지를 정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다만 소프트웨어의 설치 결정을 개별 사용자가 아닌, IT 종사자나 부서 관리자가 한다는 점을 제외하고 마치 앱스토어처럼 기능을 한다. 애플리케이션이 특정 머신에 일단 배치되기로 했으면, 그 과정은 앱스토어의 설치과정에서 보이는 그 단순성을 모방해 사용자의 어떤 조치도 필요치 않고 대부분 배후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앱스토어류를 위한 접근법을 채택하는데 있어 어려운 점은 이 접근법이 소프트웨어가 배포되는 컴퓨터에 대해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점이다. 소비자 앱스토어 환경에서 이것은 사생활 침해의 우려를 낳을 수 있다.

 

또 대역폭에 관련된 문제도 있다. 스마트폰이나 넷북 애플리케이션은 상대적으로 작아야 하지만, 일부 컴퓨터 애플리케이션은 무거울 수도 있는데 이 부분은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 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체가 고객의 대역폭을 제한하는 경우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다.

 

진짜 장애물은 소매업자?

그러나 궁극적으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유통 및 설치를 위한 앱스토어의 진짜 장애물이 기술적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그런 상점이 소프트웨어 개발자 및 소매 유통경로와 빚을 수 있는 충돌일 가능성이 더 크다

 

개발자는 기존의 유통경로에 대한 보조 방식으로써 아마도 이런 식으로 소프트웨어를 판매한다는 생각에 이르겠지만, 소매업체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들은 아마 애플리케이션의 먹이사슬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가게 될 수 있다.

 

앱스토어가 그럭저럭 성공해 자리를 잡는다면 이는 소프트웨어 업체에겐 재앙이 될 수 있다. 이 문제가 아이폰과 함께 불거지지 않았던 것은 아이폰이 기존의 소프트웨어 소매 경로가 끼지 않은 전혀 새로운 기기였고, 다른 모바일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소규모 온라인 상점에 기대었기 때문이다.

 

이 앱스토어 모델이 소프트웨어 유통을 정확히 어디로 이끌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이 모델의 성공은 아직까지는 급진적이고 파격적이었다. 앱스토류의 모델이 꽤 오랫동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한정돼 있을 가능성이 당분간은 더 커보이는 이유다. editor@idg.co.kr

 

* 라이언 파시스는 맥과 멀티플랫폼 네트워크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컴퓨터월드의 자유기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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