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맥북에서 실패한 ‘터치 바’, 매직 키보드·아이패드에 넣자’에서 제안한 것 외에 우리가 간과했던 아이디어가 하나 있었다. 다른 노트북 PC에 터치 바를 탑재하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2에서 델은 신형 노트북 ‘XPS 13 플러스(XPS 13 Plus)’를 공개했다. XPS 13 플러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디자인은 터치 바처럼 생긴 키 조각이다. 델은 “미디어 키와 펑션키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정전식 터치 환경”이라고 말했다. PCWorld는 “‘터치 바’가 아니라 ‘터치할 수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델은 CES 2022에서 공개할 제품의 소개 자료에서 “협업과 시각적 경험을 ‘한 단계 높여주는(up a notch)’ 제품을 소개한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노치(notch) 디자인을 적용한 애플의 14인치 및 16인치 맥북 프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델의 터치 바 디자인은 우아하고, 노트북 화면과 키보드 사이의 공간을 적절히 활용한다. 하지만 애플과 마찬가지로, 델의 터치 바는 겉으로는 훌륭해 보이지만 맥 사용자가 애플의 터치 바를 싫어한 근본적인 이유를 무시했다. 즉, 촉감이 부족하다. 전문가는 항상 펑션키를 사용한다. 하지만 펑션키를 사용할 때마다 하던 작업을 멈추고 키보드를 내려다본 뒤, 원하는 키를 찾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작업 흐름이 깨지기 때문이다. 사소한 이유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일정 기간 펑션키를 수십 번 사용하다 보면 손에 익기 마련이다.
또한 볼륨과 밝기와 같은 다른 설정 기능을 사용하려면 Fn 키와 Esc 키를 동시에 누르고 있어야 한다. 불편하기도 하고 달리 사용자화할 방법도 없다. 델은 노트북에 28W CPU를 탑재하면서 두께를 더 얇게 제작하기 위해 키를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합리적인 이유다. 이르스 테크니카는 XPS 13 플러스 리뷰 기사에서 터치 바를 ‘XPS의 특이한 기능 가운데 하나’라고 표현했는데, 칭찬인지는 알 수 없다.
XPS 13 플러스에서 터치 바 외에 눈에 띄는 디자인은 ‘보이지 않는’ 트랙패드다. 사진으로 봐도 알 수 있듯이, 키보드 하단에 있어야 할 트랙패드가 보이지 않는다. 애플의 트랙패드처럼 전체적으로 클릭할 수 있는 트랙패드로, 델은 전체적인 노트북 디자인 철학에 맞게 트랙패드를 숨겼다. 직접 사용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XPS 13 플러스의 트랙패드 사용감과 물리적인 테두리가 없는 트랙패드의 불편한 점은 알 수 없지만, 키보드 하단 전체 영역을 트랙패드로 사용하는 것 자체는 멋진 생각이고 디자인적으로도 훌륭하다.
XPS 13 플러스를 얘기하면서 빠뜨릴 수 없는 요소가 또 있다. 헤드폰 연결 단자가 없다는 점이다. 애플이 14인치 및 16인치 맥북 프로의 헤드폰 단자를 고성능으로 업그레이드한 것과는 상반된다. 다시 한번 PCWorld의 말을 인용하자면, 대부분 노트북이 헤드폰 연결 단자를 탑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헤드폰 연결 단자를 뺀 것은 “용감한”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