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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네트워크 패브릭, ‘소프트웨어 정의’와 같은 길을 가는가?

Zeus Kerravala | Network World 2016.06.10
IT 업체들은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용어를 가져다가 더는 해당 용어가 무슨 뜻인지 아무도 모를 때까지 마구 사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시장 흐름을 파악해 다른 업체들과 함께 ‘밀물’을 이용해 보겠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용어를 남용하는 것은 실제 구매자들을 뭐가 뭔지 모르는 혼란에 빠트리기 쉽다.

가트너의 하이프 주기에 단계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필자가 보기에 몇몇 용어는 다소 바보 같아 보이지만, 사실 첫 번째 상승 곡선에서 업체들의 과대포장이 이루어지고, 이후 기술은 사용자들이 자체적인 조사를 하면서 소강 상태로 접어든다.

오래 전 네트워크 분야에서 일했던 사람은 ‘스태킹(Stacking)’이란 용어가 이런 유행을 탄 적이 있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에는 누가 스태킹을 발명했나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기 용어를 이용한 마케팅의 폐해
필자의 기억으로 신옵틱스(SynOptics)와 DEC가 1990년대 초중반에 제품을 발표했는데, 스태킹을 통해 고정 폼팩터 스위치의 복구성과 관리성을 향상한 것이었다. 스태킹이란 용어는 처음에 고정 폼팩터 스위치의 ‘스택’으로 이루어진 IP 클러스터를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설명하는 데 사용됐다. 네트워크 관리자는 여러 기술을 짜맞춰 사용하고 여분의 링크를 만들고 대역폭을 통합하는 등의 여러 가지 작업을 스택을 대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제품을 데이지 체인 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는 모든 업체가 원래 정의와는 전혀 비슷하지도 않은 기술로 자사도 스태킹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장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정의”가 이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정의 WAN은 브로드밴드 WAN부터 WAN 최적화, 대역폭 관리까지 모든 것이 소프트웨어 정의 WAN이란 용어 아래로 떨어졌다.

필자가 보기에 패브릭(Fabric)이란 용어도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 업체들이 자사의 네트워크 패브릭을 SDN 전략의 핵심 요소로 홍보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과연 이더넷 패브릭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불러온다.

패브릭은 가상 LAN과 STP, 전통적인 라우팅, 심지어 VPLS(Virtual Private LAN Service)의 수많은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이들 기술은 당시에는 엄청난 혁신이었지만, 세상이 바뀌면서 현대적인 데이터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수많은 요구사항을 만족하지 못하게 됐다. 예를 들어, VM웨어의 v모션 때문에 데이터센터 내의 수평적 트래픽 패턴을 지원해야 할 필요가 생겼지만, 기존 네트워크로는 이를 지원하지 못한다.

이더넷 패브릭을 구축하기 위해 사용된 첫 번째 프로토콜은 TRILL(Transparent Interconnection of Lots of Links)로, 이 프로토콜은 특정 지점에서 특정 지점으로 한 번의 가상 홉으로 트래픽이 이동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구축 방법을 표준화할 수 있도록 했다. 실질적으로는 수많은 네트워크 장비를 거쳐 가지만, 각 단계마다 살펴보고 별도의 네트워크 동작을 취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하나의 홉으로 보인다.

패브릭은 어떻게 동작해야 하는가?
패브릭의 핵심 요구사항은 여러 업체에 걸쳐서 동작해 트래픽이 서로 다른 환경 간에 매끄럽게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트워크의 에지에서 어떤 종류의 통역이 이루어져야 한다면, 패브릭의 균일성은 깨지고 만다.

현재 TRILL을 지원하는 네트워크 업체는 두 곳이지만, 둘 다 전용 제어 플레인과 데이터 플레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표준 기반의 TRILL과는 호환되지 않는다. 이들 전용 버전을 일종의 TRILL 게이트웨이를 이용해 서로 호환되도록 할 수도 있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래서는 단일 패브릭이라고 볼 수 없다. 이들 솔루션도 기존 네트워크의 한계를 해소하고 단일 네트워크 내에서 패브릭과 같은 역량을 제공하지만, 어디까지나 하나의 네트워크 내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몇 년 전 IEEE와 IETF는 SPB(Shortest Path Bridging, IEEE 802.1aq 및 RFC 6329)이란 이더넷 패브릭 표준에 합의했다. 화웨이, 알카텔 루슨트, HP 등의 몇몇 업체만이 이 표준을 자사 패브릭 솔루션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어바이어 역시 노텔 인수를 통해 SPB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SPB 기반 솔루션의 호환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더넷 패브릭은 기존 네트워크의 많은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특히 차세대 데이터센터에서 폭증하는 수평 트래픽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수많은 업체가 패브릭을 정의를 SDN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이는 혼란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SDN와 패브릭 모두의 배치를 지연시킬 가능성도 안고 있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는 하이퍼 컨버지드 플랫폼의 성장이다. 이들 플랫폼은 확장을 위해 강력하고 확장성 높은 이더넷 패브릭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업체들이 가상 LAN과 라우팅 테이블을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패브릭 솔루션으로 제시한다면, 패브릭이란 용어가 너무 방만하게 사용되는 것이다. 마치 수십 년 전 스태킹이 그랬던 것처럼.

라틴어 경구에 “caveat emptor”라는 말이 있다. 매수자 위험 부담을 뜻하는 이 말은 네트워크 인프라에 그대로 적용된다. 점점 더 많은 솔루션이 패브릭이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만약 네트워크 패브릭에 투자하려는 기업이라면, 단지 용어가 아니라 제대로 된 기술을 구매하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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