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빌드 컨퍼런스 총정리 : 윈도우의 미래부터 지능형 봇까지 - 업데이트

윈도우 10의 끝없는 등반 윈도우 10이 2억 대의 디바이스에 설치됐다는 연초의 발표 후 4개월 만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추가로 7000만 명의 새로운 사용자를 확보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제 2억 7000만 대의 디바이스가 윈도우 10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연말연시의 새 PC 구매도 한몫을 했겠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공격적인 업그레이드 전략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이로써 윈도우 10은 마이크로소프트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운영체제가 됐다.

윈도우 10 1주년 기념 업데이트 소문으로만 돌던 윈도우 “레드스톤(Redstone)”이 정식 이름을 갖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길고 재미없는 이름인 “윈도우 10 1주년 기념 업데이트”를 발표했는데, 올 여름 윈도우 10 사용자에게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업데이트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새로운 윈도우 잉크(Windows Ink) 기능을 설명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투여했다. 윈도우 잉크는 기존 스타일러스 기능을 확장한 것으로, 스타일러스를 지원하는 툴이나 앱으로 ‘잉크 공간’을 만들 수 있으며, 지도에서 두 점 간에 선을 그리고 정류장 주석을 달고, 작성한 노트를 기반으로 알림을 자동 생성한다. 윈도우 헬로 기능도 윈도우 스토어 앱과 엣지 브라우저까지 확장되며, 엑스박스 원에도 적용되어 유니버설 윈도우 플랫폼 앱을 사용할 수 있다.

냉전 시대의 종막 1주년 기념 업데이트는 리눅스의 전설 배시(Bash) 셸을 윈도우 10으로 가져온다. 에뮬레이터나 가상머신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캐노니컬과 손잡고 네이티브 우분투 바이너리를 윈도우 10에 직접 구축해 배시를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발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소스에 대한 공약이 상당히 진지해 보이기 시작했다.

윈도우 스토어와 PC 게이밍 마이크로소프트는 지지부진한 윈도우 스토어의 상황을 우려하는 PC 게이머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듣고 있다. 엑스박스 책임자 필 스펜서는 무대에 올라 윈도우 스토어 앱이 이미 여러 대의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는 PC를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5월에는 프리싱크와 G싱크를 지원할 예정이며, V싱크를 끌 수도 있다. 모드나 전체 화면 게임, FRAPS와 같은 오버레이 등이 적용되는 시기는 불투명하지만, 스펜서는 수 개월 내에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번들 판매, 시즌 패스, 예약 주문 등의 판매 관련 기능도 윈도우 스토어에 추가할 예정이다.

유니버설 윈도우 플랫폼 게임을 포함한 전통적인 Win32 소프트웨어를 유니버설 윈도우 플랫폼 앱으로 바꿔주는 변환 툴도 발표했다. 라이브 타일이나 윈도우 스토어를 통한 자동 업데이트 기능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는 개발자들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내용이다. 또한 주요 네티이브 유니버설 윈도우 플랫폼 앱 개발도 진행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 메신저, 페이스북 메인용 유니버설 앱을 개발하고 있으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뱅킹 앱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개발자 손으로 넘어간 홀로렌즈 유니버설 앱의 매력 중 하나는 윈도우 10이 구동되는 모든 하드웨어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PC는 물론 스마트폰, 엑스박스, 라즈베리 파이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리고 중요한 디바이스가 여기에 추가됐다. 바로 홀로렌즈다. 1년여에 걸친 예고편과 초대로만 살 수 있는 예약 주문을 통해 3,000달러짜리 홀로렌즈 개발자 에디션이 드디어 개발자들에게 출하되기 시작했다.

더욱 똑똑해진 코타나 가상 비서 코타나가 한층 강력해지고 대화를 나누기도 더 쉬워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많은 유틸리티와 상황 인식 기능을 코타나에 구축해 넣었으며, 사전 대응 기능도 진화했다. 코타나 제품 관리 책임자 마커스 애시의 짧은 시연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 얼마나 유용한지 보여줬다. 예를 들어, 애시는 코타나에게 “어젯밤에 작성한 파워포인트 파일을 누구에게 보내줘”라고 말했다. 간단한 지시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매우 복잡하다. 이 명령을 수행하려면, 애시가 말하는 파워포인트가 어떤 것인지를, 언제 작업했는지, 동료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또 “지난 해 빌드 기간에 갔던 장난감점이 어디지?” 같은 질문으로 위치를 불러냈다.

플랫폼으로서의 대화 하지만 코타나는 시작일 뿐이다. CEO 사티야 나델라는 이번 빌드 컨퍼런스에서 “플랫폼으로서의 대화(Conversations as a platform)”라는 야심 찬 비전을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디지털 개인비서와 지능형 봇이 머신러닝을 통해 자연어 대화만으로 우리의 일상을 구성한다. 예를 들어 코타나가 스카이프를 통해 호텔의 봇과 자동으로 연결해 예약을 하고, 해당 지역에 사는 친구과의 만날 약속을 잡는다. 상당히 멋진 아이디어일뿐 아니라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와 일반 소비자 제품 분야의 역량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관련 프레임워크와 API, 코타나 인텔리전스 스위트 등 개발자 환경을 출시했다.

스카이프 봇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리는 대화 플랫폼이란 비전을 경험하기 위해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카이프 채팅 기능을 인공지능과 융합하고자 하며, 실제로 봇을 지원하는 스카파이 모바일 앱의 업데이트 버전을 출시했다. 이제 개발자의 역할만이 남았다.

“비트 부식은 이제 그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유니버설 윈도우 앱이 전통적인 데스크톱 프로그램보다 뛰어나다고 사용자들을 설득하는 데 애를 써 왔다. 하지만 이번 빌드 컨퍼런스의 보조 세션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PC 애호가들도 좋아할만한 UWP의 기능을 소개했다. 전통적인 소프트웨어와는 달리 유니버설 앱은 이른바 “비트 부식”이 없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느려지지도 않는다는 것. 이제 클린 설치의 나날은 과거의 일이 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스튜디오 그룹 프로그램 대표 관리자인 제이슨 로날드는 “비트 부식의 가장 큰 부분은 특히 부팅 시간과 관련되어 있다”라며, “사람들이 레지스트리가 지저분해졌다고 하는 것으로, 전통적인 Win32.exe 애플리케이션은 실행할 때마다 PC의 레지스트리 파일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UWP는 이런 조건을 따르지 않으므로 더 오랫동안 PC를 쾌적한 느낌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 엑스박스 유니버설 윈도우 앱 마이크로소프트는 올 여름 1주년 기념 업데이트와 함께 발표될 최초의 엑스박스 원용 유니버설 윈도우 앱 몇 가지를 공개했다. 새로운 통합 마켓플레이스가 개장되면 니켈로디온(Nickelodeon), 데일리모션(Dailymotion), NASCAR, 훌루의 엑스박스 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유니버설 윈도우 앱도 좀 더 ‘유니버설’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피스 리본 앱 개발자들이 다시 오피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번 빌드 컨퍼런스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의 인터페이스가 플랫폼이 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제 개발자는 앱을 오피스의 리본 자체에 추가해 아웃룩이나 엑셀, 파워포인트, 워드의 자연스러운 일부처럼 보이도록 할 수 있다. 오피스 리본 앱의 유용성을 보여주는 시연에서 부메랑이란 서비스는 사용자가 일정표와 회의 시간을 빠르게 비교해 볼 수 있는 메뉴 옵션을 리본 인터페이스에 추가했다. 모든 기능은 네이티브 오피스 대화상자를 사용했다. 이런 종류의 확장성은 개발자들의 참여에 따라 오피스를 점점 더 강력한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다.

“윈도우 폰이여, 잘 자라” 빌드 컨퍼런스에서 거론되지 않은 것은 모든 새로운 것들만큼 중요하다. 윈도우 폰이 등장하지 않은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을 등한시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그리고 기조연설 후 윈도우 책임자 테리 마이어슨은 윈도우 폰이 죽지는 않았지만, 동면 상태라는 것을 인정했다. 버지와의 인터뷰에서 마이어슨은 “올해 윈도우 폰은 우리 제품군의 중요한 요소이지만, 창끝은 아니다”라고 시인했다. 루미아 950을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어처구니없는 일일 수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보자면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자들을 유니버설 앱으로 유인해 낸다면, 윈도우 폰은 침체 상태에서도 혜택을 얻게 될 것이다.

코타나가 전하는 안드로이드 알림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 완전히 버려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조만간 코타나가 안드로이드 폰 알림을 윈도우 10 PC로 당겨 줄 것이다. 같은 기능을 iOS용 코타나에서는 이용할 수 없는데, 애플의 모바일 생태계가 좀 더 엄격하기 때문이다. 코타나의 크로스 플랫폼 알림 기능이 포함된 윈도우 10 1주년 기념 업데이트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