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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결국은 대참사" 머스크의 트위터 합병 시도를 우려한다

Rob Enderle | Computerworld 2022.04.20
기업이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이유는 대개 3가지다. 첫째, 회사 간의 시너지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둘째, 경쟁사를 제거하기 위해, 셋째, 중요한 지적 자산을 취득하기 위해서다.



최근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시도했다. 트위터 회사보다는 트위터 CEO직을 사들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종류의 행보는 극도로 드물 뿐만 아니라 성공 확률도 낮다. 그러나 머스크는 승산이 낮아도 성공한 적이 많기 때문에 이번 행보 역시 결과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이 트위터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고 오래 지속될 것이다. 적대적 인수(합병)는 고위직의 퇴사를 유도하고 인수가 진행되는 동안 고위직의 회사 취직을 막는 경향이 있다. 또한 집중력을 크게 저하하므로 강제로 인수된 회사는 대개 실적 부진에 빠진다.

인수합병에 대해, 그리고 회사 사기와 생산성을 해치는 적대적 인수(합병)의 단점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인수합병이 대부분 실패하는 이유

필자는 한 때 IBM에서 합병 뒷정리 팀을 운영했다. 당시, 여러 합병 건을 분석한 결과 인수 주체 회사의 상세한 지식 및 기술 부족과 형편없는 실사 때문에 합병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인수 주체 회사는 인수 절차가 끝나도 합병 사전 승인을 둘러싼 규제에 발목을 잡혀 필요한 작업을 신속하게 처리하지 못한다.

기업 인수합병은 두 회사 모두에 위험하다. 양사의 운영방식과 문화, 관행, 지도부 간에 예상치 못한 마찰이 있을 때 특히 그렇다. 성공적인 사례는 레노버의 IBM PC 사업부 인수, 델의 EMC 인수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참고로 델의 합병은 대부분 성공적이었다. IBM의 인수합병 절차를 델의 방식으로 개선한 것이 주요인이다.

레노버의 IBM PC 사업부 인수는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됐고 사업부에 대한 파악이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사업부는 간섭받지 않고 독립성을 유지했으며 인수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직원 근속률이 여전히 높았기 때문에 성공했다. 델의 EMC 인수는 ‘플랜 B’가 없었던 델이 합병 승인 전에 EMC를 완전히 파악하기 위해 사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승인 후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 성공 요인이다.

두 성공 사례를 보면, 인수한 자산에 피해를 주는 문제는 제거하고 부가 가치를 생산하는 인적 및 지적 자산은 파악해 보호한 것이 가장 중요했다.
 

적대적 합병의 문제

반면, 적대적 합병에서는 피인수 기업이 인수를 원치 않는다. 인수 기업이 피인수 기업의 영업활동에 대한 지식이 확실히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사 인수가 승인돼도 계속해서 새로운 경영진에 대한 저항과 노골적인 반항이 생길 수 있다. 트위터의 경우 핵심 인력이 무서운 속도로 빠져나가고 합병 완료 후 지도부 교체 전까지 충원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머스크가 원하는 것으로 보이는 최고위직 매수 행위 역시 임원진, 특히 그 직책을 내심 기대하던 임원진과의 불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 사안은 정치적 측면과 경쟁 측면 때문에 이 사안에만 한정된 극복하기 어려운 국내외 장애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는 이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위험한 인물로 간주하고 있으며 SEC의 이전 결정에 따르지 않고 있다(그 이유만으로도 SEC는 머스크의 인수 시도를 막을 수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소유하면 스페이스X(SpaceX)와 테슬라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스페이스X에는 부패로, 테슬라에는 불공정 경쟁으로 인식될 만한 영향력이다. 그러면 국내외 정부는 자국 자동차 업계를 보호하고 자국의 스페이스X 활동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합병 차단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트위터 합병 이후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제재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특히 연방 공시법 준수를 거부하는 인물이 페이스북에서 마크 저커버그가 누리는 극단적인 통제력을 재현하기 위해 CEO직을 사는 것은 경솔한 짓이다. 요컨대, 대부분 적대적 M&A는 (경쟁사 제거가 목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승산이 낮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시도는 그 과정에서 마치 천천히 진행되는 열차 사고처럼 트위터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다. 요컨대, 머스크가 트위터의 CEO직을 성공적으로 사들인다 해도 기껏해야 상처뿐인 승리일 것이고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참사가 될 것이다. 
 

성공과 실패의 차이

대부분의 인수합병은 실패한다. 성공하는 인수합병은 레노버/IBM PC 사례처럼 관리가 매우 잘 되거나 델/EMC 사례처럼 계획과 실행이 잘 되거나 오라클/피플소프트(Peoplesoft) 사례처럼 경쟁사를 제거할 의도로 계획된 경우이다. 이에 반해 적대적 인수합병은 대부분 실패한다(단, 오라클/피플소프트 사례처럼 경쟁사를 제거하는 경우는 예외). 피인수 기업에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또한, 브로드컴/퀄컴 사례에서 확인한 것처럼 회사가 공격받는 것을 막기 위해 적대적 인수합병을 차단할 수도 있다. 적대적 인수합병은 분명한 공격 행위다.

공격받는 회사의 경영진은 부하 직원과 정기적인 회의와 대화를 통해 소문과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회사의 모든 자원을 동원한 대처 노력이 최고위급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직원에게 근속해 줄 것과 불확실성에 동요하지 말고 각자 업무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회사의 대처에 도움을 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

트위터는 머스크가 하는 일 때문에 피해를 볼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트위터 경영진이 직원의 집중력과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고 인수합병 시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면, 이 포위 상태에서 생기는 생산성 차질을 대부분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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