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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애플 실적, '휘청'한 이유

Jason Snell | Macworld 2023.02.06
한동안 3개월마다 애플 분기별 실적 보고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매번 직전 분기의 기록을 깼다고 한다. 그러나 2023년 첫 회계 분기는 달랐다. 2022년 연말 실적이 포함돼 또 호조를 기록했어야 하는 이번 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1,172억 달러에 불과했다.

증권가는 이번 분기 애플의 300억 달러 현금 수익에 큰 흥미를 보이기보다는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5% 감소했다는 것을 더 우려하고 있다. 약 4년만에 나타난 실적 감소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애플 경영진은 실적 감소의 이유를 잘 설명할 수 있었다. 주범은 바로 역풍이었다.
 

쿡이 말하는 거시 경제적 역풍

보통 중립적인 은유가 나오기 시작하면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애플의 2023년 1분기 실적 보고에서는 ‘역풍(headwinds)’이라는 단어가 정확히 11번 쓰였다. ‘거시 경제’라는 단어는 10번 쓰였다. 거시경제적 역풍이라는 합성어는 3번 사용됐다.

팀 쿡과 CFO 루카 마에스트리는 미국 달러의 강세를 이유로 들면서 다른 해외에서의 애플 사업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쿡은 “지속적인 환율 변화 속에서도 애플은 대부분의 시장에서 성장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기업으로 모든 것을 미국 달러로 보고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 회사였다면 지난해 판매 실적이 증가했다고 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달러 강세 하에서 미국 달러를 환산하면 지난해 수치가 더 좋아 보일수밖에 없다.

애플은 통화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아이폰 판매량도 높지 않았다. 애플은 몇 년 전부터 판매량 대수를 밝히지 않고 전체 매출만 공개하고 있다. 판매 대수는 환율의 역풍을 맞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사실 애플이 나열한 이유는 2가지인데, 이미 수 개월 전에도 코로나19로 아이폰 생산 공장이 폐쇄되면서 가장 중요한 제품인 아이폰 14 프로, 아이폰 프로 맥스 수급에 차질을 빚은 적이 있다. 바로 이번 1분기에 산정되는 기간에 일어난 일이다. 당연히 적신호다. 1분기 대부분에 있어 애플이 고성능에 수익성이 높은 아이폰 수요를 맞추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쿡에 따르면 다행히도 “공급망 사슬의 관점에서 현재는 생산이 정상궤도로 돌아와 문제가 해결된 상태”라고 한다.

‘거시 경제’라는 단어도 많이 사용됐는데 쿡은 “전 세계가 전례 없는 환경에 처한 상황에서 인플레부터 러시아 전쟁과 팬데믹까지, 거시 경제적으로도 해결할 과제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의미로는 전 세계가 인플레와 불황에 시달리면서 사용자들이 예전만큼 지갑을 열지 않았고, 애플 제품도 그 영향을 받았다는 뜻이다.
 

수십억 달러가 오가는 시장

지난 1, 2년 동안 애플은 원하는 대로 통계를 늘였다 줄였다 했다. 사용자 기반 규모가 특히 그랬다. 다른 말로 하면 사용자가 애플 신제품을 구입하고 쓰던 제품을 재활용하면 사용자 기반은 커지지 않는다. 애플 신제품을 사고 나서 쓰던 구형 제품을 애플을 쓰지 않던 사람에게 주거나, 경쟁사 제품에서 애플 제품으로 핸드폰을 바꾸는 경우에는 사용자 기반이 성장한다.

지난주 목요일 애플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설치 기반 활성화된 애플 기기가 20억 대를 돌파한 것이다. 약 7년 만에 2배 성장한 것이라 의미가 크다.

애플도 설치 기반 수치를 이야기하기 좋아한다. 다른 실적이 모두 하향세일 때도 설치 기반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설치 기반이 애플 전체 생태계와 긴밀하게 엮여 있기 때문이다. 애플 사용자에게는 더 많은 제품과 기회를 판매할 수 있다. 또한 서비스 수익 의존도가 커지는 기업에는 사용자와 장치가 매우 중요하다.

마에스트리도 “첫 번째 단계는 항상 설치 기반이다. 이것은 서비스 성장에 필요한 엔진이다. 설치 기반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신흥 시장에서 확대된다는 것은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한다는 뜻이므로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아이폰, 맥, 에어팟, 애플 워치를 구입한 사람이 어느 새 애플 원 요금제에 가입하고, 피트니스+를 사용하면서 입을 요가복을 애플 페이로 구입하는 것, 애플 생태계는 바로 이런 것이다.
 

반짝 반짝 빛나는 아이패드

아이패드는 많은 혼란을 불러오기도 했지만, 1분기 9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나 오른 매출을 올렸다. 마에스트리에 따르면 “뚜렷한 외환 역풍에도 불구하고” 거둔 성과다.
 
ⓒ Six Colors

물론 도약에도 이유가 있다. 아이패드는 지난해 연말 공급망 긴장을 맞아 판매량이 압박을 받았지만 올해는 10세대 아이패드와 M2 아이패드 프로 모두 물량이 충분하다. 그래서 아이패드는 잘 팔렸다. 지난해 아이패드를 새로 산 사람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아이패드가 맥보다 많이 팔린 것은 이번이 최초다. 따라서 이번 1분기는 아이패드가 역대 두번째로 많이 판매되고, 매출 기준으로는 9년만에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한 분기다. 현재 아이패드 부문의 연 매출은 320억 달러 규모다. 몇 년 전에는 불과 200억 달러 가치에 그쳤음을 떠올리면 눈부신 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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