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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서말이라도 '쉬워야' 꿴다…전천후 멀티툴 '파이썬'이 뜬다

Matt Asay | InfoWorld 2022.06.02
파이썬은 R을 넘어서지는 못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용 편의성과 이에 힘입은 인기 덕에 머지않아 데이터 과학 분야의 주류가 될 조짐이 보인다.
 
ⓒ Getty Images Bank

넷플릭스의 제품 혁신 및 개인화 담당 본부장 크리스틴 도이그는 “(넷플릭스에 데이터 과학 팀이 생긴) 초기에 회사에는 한 종류의 데이터 과학자들만 있었다. 그러나 이제 회사의 모든 영역에 침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넷플릭스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모든 업종에 걸친 기업들이 맞춤형 서비스를 만들고, 매력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가격을 최적화하는 등의 목적을 달성하려 데이터 과학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과학의 활용은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마케팅 및 다른 영역까지 확대됐다. 

데이터 과학의 이러한 확산은 데이터 분석에 사용하는 언어가 R에서 파이썬으로 점차 바뀌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변화된 용도에 따라 기업이 다양한 인재를 모집하게 됐고, 파이썬의 대중성은 낮은 진입 장벽이라는 큰 이점을 제공한다. 


R 대신 파이썬?

과거에는 데이터 과학을 하려면 R이 필수였다. R 프로젝트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 대로 R은 “데이터 조작, 추산 및 시각화를 위한 통합 소프트웨어 스위트”다. 즉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니라 이를 포함하는 소프트웨어 패키지다. R은 통계 및 수치 분석에 특화된 본질에 충실해 왔고, 여전히 데이터 과학을 하는 통계학자들 사이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데이터 과학의 활용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이러한 강점은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파이썬 기반 데이터 과학 플랫폼 ‘아나콘다(Anaconda)’의 제품 담당 부매니저 시탈 칼버기는 “물론 데이터 과학자들이 일반 프로그래머보다 더 통계에 치중된 업무를 하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제품의 성과를 표시 및 예측하고, A/B 테스팅 등의 디자인 작업을 지원하며 계산 작업을 최적화하는 복잡한 통계 관련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 데이터 과학자들이 프로그래밍에 능숙한 것 또한 사실이다. 하드코어 통계분석가 출신보다는 프로그래머 출신의 데이터 과학자를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설령 회사의 업무 대부분이 통계 분석과 관련되어 있을지라도, 여전히 파이썬이 R에 비해 우세한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파이썬 소프트웨어 재단(Python Software Foundation)의 자문위원 반 린드버그는 말했다. 그는 범용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으며 “파이썬은 모든 용도에서 두번째로 가장 쓰기 좋은 언어다. R이 통계용으로 최선책이라고 해도, 파이썬은 [머신러닝], 웹서비스, 셀 툴 등 이름을 댈 수 있는 거의 모든 용도에서 최소 차선책은 된다. 통계 외에 다른 작업을 하고자 한다면 범용성이 좋은 파이썬이 단연 더 좋은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모두가 은메달보다는 금메달을 원하겠지만, 거의 모든 용도에서 차선책이 될 수 있는 파이썬의 범용성을 기업이 거부하기는 힘들다. 아나콘다의 CEO 피터 왕은 “파이썬은 처음부터 범용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라며 엔지니어링과 과학의 DNA가 “파이썬의 뿌리에 박혀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대부분 기업에게 R보다 훨씬 더 나은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데이터 과학을 집어삼키고 있는 파이썬 

이러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모두 R의 부족함을 드러내기보다 그만큼 파이썬이 대중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슬래시데이터(SlashData)가 2만명 이상의 개발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파이썬은 자바스크립트에 이어 2등을 차지하며 개발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기를 이끄는 원동력 중 하나는 파이썬 커뮤니티다. 파이썬의 용도를 온갖 영역(딥러닝, 인공지능 등)으로 넓혀주며, 특정 영역에서의 성능을 높여주는 정교한 코드도 이러한 커뮤니티에서 공유된다.  즉, 파이썬이 수많은 영역에서 ‘최선책’으로 대우받는 양상이다. ‘차선책’이라는 린드버그의 표현이 무색할 지경이다. 

파이썬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높은 사용 편의성이다. 데이터 과학과 관련된 인재를 채용하기 어려워하는 요즘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은 기존 직원을 교육하는 것이다. 파이썬의 단순한 구문법(syntax)과 가독성 덕분에 개발을 배워보지 않은 직원들도 쉽게 배워 신속한 프로토타이핑 과정에 활용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아나콘다가 프론엔트 개발자들이 HTML를 사용하여 파이썬으로 코딩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파이스크립트(PyScript)라는 도구를 내놓으면서 파이썬이 더 쓰기 쉬워졌다. 개발자들과 데이터 과학자들이 파이썬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의 범위와 깊이를 늘려왔던 파이썬 커뮤니티의 수각종 혁신은 이 밖에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러한 혁신적인 도구와 이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커뮤니티 덕분에 파이썬은 갈수록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왕 CEO는 R이나 다른 언어가 여전히 우세인 다른 영역에서도 파이썬이 쓰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파이썬이 ‘접착 언어(glue language)’로서의 역사를 지닌 점을 언급했다. “누군가가 일부 R 기능을 쓸 수 있게 해주는 파이썬 래퍼(wrapper)”를 만드는 등 R 같은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기능을 덧붙일 수 있다며 그는, 데이터 과학자들이 다른 영역에서도 계속 파이썬을 사용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파이썬은 데이터 과학 경력자와 초보자 모두에게 유용한 강력한 도구다. 향후 10년간 파이썬이 데이터 과학 분야를 이끌 언어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Matt Asay는 몽고DB의 파트너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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