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머신은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과 상황인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로봇, 즉 생각하는 로봇(Mind Machine)이기도 합니다.
전통적인 방식에서 인공지능은 다량의 지식을 학습해 추론 능력을 강화하여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활용됐습니다.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와의 1997년 대결에서 승리한 IBM 슈퍼컴퓨터 딥 블루(Depp Blue)나 제퍼디(Jeopardy)라는 퀴즈 쇼에 출연해 우승을 거머쥔 IBM 왓슨(Watson)이 대표적입니다. 각각 과거 100년간 열린 주요 체스 대국 기보와 대가들의 게임 스타일과 위키피디아에 있는 방대한 지식을 학습해 인간을 상대로 ‘승리’ 했습니다.
근래에는 인지과학이나 인공신경망, 딥러닝 기술의 발전으로 텍스트뿐만 아니라 음성, 이미지도 학습할 수 있게 되면서 스마트 머신에 관한 연구 및 상용화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2013년 10월 가트너는 2020년경 스마트 머신이 비즈니스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폭발적인 성장을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스마트 머신으로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있습니다. 가장 최적의 경로를 자체적으로 결정하고, 사물과 사람을 구분해 정차하기도 하죠. 구글 무인자동차를 필두로 전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이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제조업, 서비스업, 가정 등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범용로봇도 스마트 머신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장을 보기도 하고, 객실 손님에게 물건을 전달해주며 매장을 찾아온 손님을 접대하기도 합니다. 미리 프로그램된 동작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산업용 제조로봇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학습에 의한 맞춤화’입니다. 실시간으로 주변 정보를 감지해 학습 능력을 높이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2016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세계 최초 가정용 소셜 로봇 지보(Jivo)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카메라를 통해 얼굴을 인식하며, 마이크로는 음성을 인식합니다. “사진을 찍어줘”라는 명령도 거뜬히 수행합니다. 아이들과 책도 읽어주면서 놀아주기도 합니다. 콘셉트 영상이기는 하지만, 현재 인공지능 기술 수준을 본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국내 대기업을 포함해 여러 곳에서 상당히 많은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격은 대략 400달러~600달러 사이로 책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폰 한 대 값이면 가정에 로봇 한 대씩 배치할 수 있는 셈입니다.
소프트뱅크에서 개발하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는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제품입니다. 사람처럼 얼굴도 있고, 감정도 가지고 있는 로봇입니다. 앞서 언급한 제퍼디 퀴즈쇼 우승자인 IBM 슈퍼컴퓨터 왓슨이 페퍼의 지능을 담당합니다. 오는 10월부터 기업용 임대 서비스 예약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정보다는 매장이나 도로에서 로봇을 더 빨리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단가 대비 효율성’이 높아 기업에서 ‘사람’ 을 대체하려는 용도로 구매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오사카 대학교의 지능형 로봇 연구실 과학자들이 여성 로봇을 만들어 백화점 점원 역할을 맡겼더니, 인간보다 2배 더 많은 고객을 응대했다는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CEO는 “페퍼는 하루 24시간 근무에 불평불만을 늘어놓지 않고 제시간에 출근해 성실하게 일할 것”이라며 기업용 페퍼 임대 서비스를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자리를 두고 ‘인간’과 ‘로봇’이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구글 무인자동차가 미래의 택시 운전수를 대체하리라는 우려도 있죠. 이미 공장과 같은 산업 현장에는 산업용 로봇이 포진해 있고, 땅이 넓은 나라에서는 사람 대신 기계가 농작하고 있습니다.
IT가 발전하면서 수많은 직업이 사라지기는 했어도 앱 개발자, 앱 디자이너 등 새로운 형태의 직업이 계속 생겨났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산업이 부흥한다면, 이 기술을 활용하는 새로운 직군도 형성될 것입니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