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은 세계 최대의 사기극”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

Lucas Mearian | Computerworld 2018.10.19
뉴욕대학교 교수이자 세계 경제학자인 누리엘 루비니가 지난 주 미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 ‘온갖 사기와 거품의 어머니’라고 말했다.

루비니는 또한 비트코인의 기반이 되는 기술인 블록체인이 “인류 역사에서 가장 과장되었으면서 가장 쓸모 없는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루비니는 청문회 발언에 이어 오늘 CNBC.com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블록체인이 탈중앙화를 통해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소매 투자자가 힘들게 번 돈을 털어 내기 위한 책략일 뿐”이라는 말로 거듭 비판했다.

블록체인은 모든 유형의 비즈니스 거래를 위한 탈중앙화된 허가형 전자 원장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지만 루비니는 논평에서 “1979년에 발명된 표준 전자 스프레드시트에서 하등
발전된 부분도 없는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루비니는 “대차대조표나 고객/공급자와의 거래, 매매 및 교역 기록부를 탈중앙화된 무허가형 공개 피어투피어 원장에 둘 은행, 기업, 비정부 조직 또는 정부 기관은 결코 없다”면서 “그처럼 큰 가치가 있는 사유 정보를 공개적으로 기록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썼다.

루비니는 2008년 금융 위기를 예측한 극소수 경제학자 중 한 명으로 유명하다. 루비니는 지난해 비트코인 가치 하락을 지켜본 뒤 비트코인을 비롯한 여타 암호화폐가 모든 시장 거품의 근원이며 “특히 금융 지식이 전무한, 주식과 채권의 차이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유혹해 비트코인 및 암호화폐 투자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루비니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이해하고 있는가?
카네기멜론 대학(CMU)의 컴퓨터과학부 부교수인 바이풀 고얄은 상원위원회에서 루비니가 한 증언은 “확실히 흥미롭고 많은 미디어의 관심을 끌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루비니가 기술 전문가인지, 그리고 암호화폐 분야를 이해하고 있는지 여부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얄은 아마존, IBM,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과 같은 주요 기술 기업이 블록체인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기업에서 클라우드를 사용해 비즈니스 파트너를 위한 허가형 블록체인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을 출범했다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CMU 부교수가 되기 전에 7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고얄은 이 기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가 블록체인에 관한 비전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전했다.

고얄은 “이런 주요 기업 인사들은 물론 루비니가 말한, 잘 속는 순진한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09년에 만들어진 범용 디지털 화폐 비트코인의 가치는 2017년과 2018년 초반까지 폭등했다. 작년 정점을 찍을 당시 1비트코인의 가치는 미화 1만 9,666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9개월 동안 65% 이상 하락, 현재는 6,500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루비니는 이 폭락을 두고 “암호화폐의 대재앙”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 가치가 곤두박질치는 동안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은 조작이 불가능하고 그룹 내에서 허가된 모든 사람에게 투명하게 공개되는 “허가형” 또는 사설 전자 원장을 구현하는 기업 거래 도구로 입지를 넓혔다.

블록체인은 그동안 국가간 금융 거래, 공급망 관리를 위한 플랫폼, 그리고 새로운 “신뢰 경제”의 기반으로 시범 운영되거나 구축됐다. 의료 기관들도 환자 의료 정보를 안전하게 교환하기 위한 방편으로 블록체인에 투자하고 있다.

고얄은 어떤 면에서 블록체인은 그 자체의 성공의 희생양이라면서 블록체인이 너무 이르게 “공개(public)”의 길로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고얄은 “월스트리트와 금융 투자자들이 블록체인을 주시하기 시작하면서 기반 기술의 개발이
아닌 금융가의 관심이 곧 성공을 가리키는 척도가 됐다”고 말했다.

고얄은 모든 와해성 기술은 탄생해서 성숙 단계를 거쳐 자리를 잡기까지 몇 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인터넷은 대중화되기까지 10년이 걸렸으며, AI는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클라우드 컴퓨팅조차 몇 년의 성숙 기간을 거친 이후에 본 궤도에 올랐다.

고얄은 “기술적인 이해 없이 암호화폐의 가격만으로 쉽게 평가할 것이 아니라 인내심을 갖고 블록체인이 성숙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수석 분석가인 마사 베넷은 개별 당사자 간 안전하게 데이터를 교환하는 기능은 블록체인만의 장점은 아니지만 블록체인에는 다른 기술에 없는 몇 가지 중요한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베넷은 예를 들어 블록체인 기반 아키텍처는 어느 한 당사자를 책임자로 둘 필요 없이 공유되는 인프라에서 데이터를 교환하고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기 위한 기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베넷은 이메일을 통해 “이 특성이 디지털 및 물리적 자산의 토큰화에 내제된 혁신 기회와 결합되면 새로운 비즈니스와 신뢰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먼저 설계가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이 설계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핀테크가 진정한 혁명
한편 루비니는 금융 서비스의 진정한 혁명은 핀테크이며, 핀테크는 블록체인 또는 암호화폐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단호하게 주장한다.

루비니는 “핀테크는 인공 지능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혁명”이라고 말했다.

페이팔(PayPal), 벤모(Venmo), 스퀘어(Square)를 비롯한 수많은 기업이 핀테크를 사용해 미국에서만 매일 수백만 명의 사용자들이 관여하는 금융 중개의 모든 측면을 와해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이와 비슷한 저비용 고효율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사용 중이다. 루비니는 중국의 알리페이(Alypay)와 위쳇 페이(WeChat Pay), 인도의 UPI 기반 시스템, 케냐와 아프리카의 M-페사(M-Pesa) 등을 예로 들었다.

IBM과 머스크(Mearsk)의 블록체인 솔루션은 전세계 컨테이너 관리를 위한 수 많은 서류를 추척하고 공급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한다.

루비니는 “금융 기관들은 개인 및 기업에 대한 풍부한 온라인 데이터 덕분에 과거의 몇 주가 아닌 몇 초 만에 정확한 대출 승인 여부 결정을 내리고 있다. 신용 할당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개선은 시간이 지나면서 호황과 불황의 주기적인 반복까지 없앨 힘을 지녔다”고 말했다.

IDC의 전 세계 블록체인 전략 연구 책임자인 제임스 웨스터는 상원에서 루비니가 한 37페이지 분량의 증언을 모두 읽었다면서 루비니의 비판 중 일부에 “약간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본질을 벗어나지는 않았으며 특히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금융 서비스에 대한 비판은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웨스터는 블록체인과 기타 암호화폐는 현재 대규모 거래의 청산과 정산 측면에서 기존 솔루션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루비니는 작업 증명(PoW) 합의 메커니즘의 경우 노드(서버)가 새 데이터 항목을 인증하기 위한 수단으로 복잡한 수학 문제를 완료해야 한다는 요건이 있으므로 비트코인에서는 초당 5~7건의 거래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맞는 말이다.

루비니는 청문회에서 “지금까지는 안전하지만 그 대가는 확장성의 부재”라면서 “또한 소수 독점 채굴자들이 채굴을 좌우하면서 채굴이 극심하게 중앙 집중화된 탓에 보안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더리움 재단(Ethereum Foundation)을 비롯한 업계 단체는 블록체인의 확장성과 성능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웨스터는 “그러나 루비니는 이미 일부 자리를 잡고 성공도 거둔 구현과 사용 사례를 폄하하는, 매우 좁은 ‘블록체인’의 정의를 고집하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루비니는 사설 허가형 블록체인은 진정한 블록체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웨스터가 가장 동조하지 않는 부분은 블록체인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을 사기꾼으로 보는 듯한 시각이다.

웨스터는 “블록체인을 모든 문제에 대한 만병통치약처럼 포장해서 파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기술 제공업체, 개발사를 비롯해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업계 커뮤니티 내에서도 이들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웨스터는 이어 “여러 산업에 걸쳐 블록체인에 관여하는 사람들 중에는 사려 깊고 현명한 사람들도 많다. 이들은 블록체인 기술(루비니 교수의 블록체인 기술 정의에도 부합하는 기술)을 적용해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긍정적인 믿음을 갖고 이들을 대하는 편이 더 생산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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