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페이, 개시 3일 만에 이용횟수 “100만건 돌파”…사용자 반응 긍정적
지난 20일 서비스를 개시한 애플 페이는 아이폰을 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는 것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NFC 칩이 탑재된 단말기를 구비하고 있는 매장의 수는 미국에서만 20만 곳이 넘는다.
그러나 애플 페이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반면, 일부 주요 유통업체는 애플 페이 지원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라이트 에이드와 CVS 등 미국의 대형 약국 체인업체가 애플 페이를 비롯해 구글 월릿 등 모든 NFC 결제 방식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것이다.
이러한 유통업체들의 ‘반란’은 MCX(Merchant Customer Exchange)가 내년 출시할 예정인 자체 모바일 결제 플랫폼, ‘커런트C(CurrentC)’를 염두에 둔 움직임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따라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둘러싼 업계 간의 대립이 본격화되고 있다.
애플 페이 vs. 커런트C…”모바일 결제 전쟁 예상”
MCX는 세븐일레븐, 베스트바이, 시어스, 타겟, 월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 58개로 구성된 미국 최대의 유통업체 컨소시엄이다. MCX는 지난 9월 커런트C를 처음 공개한 이래 2015년 미국 전역에 서비스 확산을 목표로 현재 일부 업체들과 함께 시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MCX는 커런트C라는 자체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개발한 이유는 비단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어서가 아니다. 자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통해 신용카드업체와의 해묵은 갈등 또한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커런트C의 결제 방식을 살펴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커런트C는 NFC가 아닌 2차원 바코드로 동작한다는 차이 뿐만 아니라 결제 방식 또한 애플 페이와 상이하다. 애플 페이에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마스터카드, 비자카드 등 미국 3대 신용카드업체를 통해 결제가 이뤄지지만 커런트C는 ACH(Automated Clearing House) 네트워크에 연결돼 사용자의 계좌에서 바로 금액이 출금되는 방식이다.
즉, MCX는 커런트C라는 자체적인 모바일 결제 시스템으로 소비자의 구매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업체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 결제 시장은 MCX와 대형 유통업체들에게 있어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여론은 MCX의 이러한 계산을 두고 ‘대기업의 배를 불리는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결제 시스템에 대한 인식은 ‘소비자 및 중소유통업체의 편익을 증진하는 것’으로 기울어져 있다.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보다 간편한 결제 방식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통업체 또한 이로 인한 매출 상승 및 기존의 결제 방식으로 인해 소모됐던 시간 및 비용 감소라는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대문이다.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되자 MCX 측은 사태 진압에 나섰다. 처음 라이트 에이드와 CVS의 에플 페이 지원을 거부와 커런트C 자체에 대해 논란이 불거졌을 때 MCX 측은 무대응 방침으로 일관하였으나 지난 29일, 뉴욕타임즈가 MCX가 가입 업체들에게 계약상의 이유로 커런트C 대신 애플 페이와 같은 다른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사용하는 대가로 상당한 ‘벌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즉각 대응에 나선 것이다.
MCX 측은 회원 업체들이 커런트C만을 쓰도록 강제하지 않을 것이며 벌금을 부과한다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애플 페이 대항마 커런트C, “배후에는 수수료 전쟁 있다”
MCX, “애플 페이 대신 커런트C 강요하지 않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MCX를 상대로 아이폰 및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이례적으로 단결해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CX는 단순히 애플 페이라는 특정 시스템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것이 아니라, NFC 결제 방식 자체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결정함으로써 역시 NFC 칩 방식으로 구동되는 구글 월릿 사용자들 또한 적으로 돌리게 되었다. 오랫동안 ‘반목’을 거듭했던 두 사용자 집단이 MCX라는 ‘공공의 적’으로 인해 단결하게 된 것이다.
만약 이 불매 운동이 충분한 인원을 확보한다면, MCX에 가입해 있는 세븐 일레븐이나 던킨 도너츠, 케이마트, 월마트 등 역시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편, 이처럼 MCX와 커런트C가 집중 조명을 받는 와중, 지난 29일에는 ‘커런트C(CurrentC)’가 해킹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MCX 측은 커런트C가 ‘기존의 체제’에 도전했기 때문에 이 같은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 페이 거부하는 MCX" 상대로 불매 운동 조짐
애플 페이 경쟁자 커런트C, “해킹 당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IT, 유통, 금융 등 다자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을 근거로 여태까지와 마찬가지로 NFC 결제 시스템의 확산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애플이 앞으로 최소 3년 동안 ‘모바일 결제 전쟁’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애플 페이는 현재 역대 NFC 모델보다 훨씬 인기가 많기 때문에 그 때와 마찬가지의 영향을 받는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애플 CEO 팀 쿡을 비롯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이 같은 논리를 바탕으로 유통업체들의 움직임을 가리켜 “작은 충돌”로 치부하며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쿡은 커런트C와 같은 애플 페이의 대체재들로 인해 애플은 미국 내에서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애플 페이를 확산하는데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상관 없이, 애플 페이 서비스를 2015년 중으로 해외 시장, 그 중에서도 중국을 대상으로 개시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쿡은 이 일환으로 지난 22일 중국을 방문, 마카이 중국 부총리를 만나 통신 부문 간 협력에 대해 의논한 바 있다.
IDG 블로그 | CVS의 거부에도 애플 페이가 성공할 4가지 이유
팀 쿡, “중국에 애플 페이 도입할 것”
애플-알리바바, “모바일 결제 동맹” 맺을 듯
또한, 쿡이 중국 내에서 애플 페이 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한 현지 파트너로 알리바바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더해 세계 2위 인터넷 기업이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직접 모바일 결제 부문에서 애플과 손잡을 의향이 있다고 밝혀 업계 내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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