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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MS는 '홀로렌즈'라는 판도라 상자를 열 수 있을까

Rob Enderle  | CIO 2015.01.28
마이크로소프트가 홀로렌즈라는 놀라운 제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성공하도록 만들어야겠다는 야심이 부족해, 다른 이가 홀로렌즈라는 개념을 활용해서 더욱 놀라운 것을 창조하는 모습을 방관할 가능성도 높다.

애플은 애플 II(Apple II)의 출시가 컴퓨팅 시장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소수 사용자'를 위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려고 시도했던 것뿐이다. 구글도 검색 엔진을 수익화하는 방법을 찾았을 때만 해도 그 파장을 짐작하지 못했었다. 테슬라 전기차 역시 몇 년 후에야 그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필자는 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윈도우 10 프리뷰 행사에서 공개한 홀로렌즈(HoloLens)에는 혁신적인 잠재력이 깃들어 있으며, 지금 시점에서 예상할 수 있는 '가능성 그 이상'을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플 II와 파괴적 혁신의 위험
애플 II를 직접 본 사람은 둘째치고 사진으로 봤다는 사람조차 찾기가 힘들다. 그러나 이 제품은 컴퓨터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을 바꿔 놓으면서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를 계기로 신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유도되면서 현재 애플, 델, 마이크로소프트, 에이서(Acer), 에이수스(Asus)가 핵심이 되는 컴퓨터 산업이 탄생했다.

이 발명은 애플에 이득을 안겨줬는데, 개인적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더 많은 이득을 봤다고 생각한다. 다른 개척자들은 그렇지 못했다. IBM의 사이몬은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을 선도했고, 필립스와 팜(Palm)은 최초의 아이폰을 생각하기는 했으나, 두 사례 모두 자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지 못했다. 사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기술도 그 뿌리는 제록스 파크(PARC) 연구소이다. 제록스는 이 기술이 가져다줄 이득을 전혀 챙기지 못했다. 그나마 자신들로부터 시작된 변화에서 생존했다는데 위안을 해야 했다.

종합해보자면 스티브 잡스가 빌 게이츠의 윈도우 태블릿을 보고 아이패드를 내어 놓았듯, 최초 아이디어 고안자보다 더 우수한 가능성을 실현해내는 사람들이 공존하며, 이는 곧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홀로렌즈라는 놀라운 아이디어를 내어놓았지만, 그 야심이 충분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즉 다른 사람이 이 아이디어를 더욱 놀랍게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간단히 말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들이 시작한 경주의 선두 자리에 서 있다. 그러나 더 창의적인 누군가가 선두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홀로렌즈는 어떻게 세상을 바꿀까?
홀로렌즈는 정말 놀라운 아이디어이다. 눈의 움직임, 음성 명령, 손 동작으로 구동되는 장치로 실제 세계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홀로그램 이미지를 창조할 수 있다.

아주 쉽게 말하면, 가상의 공간과 3D 공간을 구현할 수 있다. 처음에는 가상에서 시작되겠지만 결국에는 물리적 세계까지 바뀐다. 이것만으로 놀랍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을 해보면 이 예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PC 분야의 또 다른 진화이자, 사람과 컴퓨터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하나로 연결되는 '특이점'으로의 큰 발전이다. 물론 앞으로 갈 길이 멀기 때문에 '기우'를 할 필요는 없다.

차세대 컴퓨터 기술로의 도약
현재 우리는 디스플레이와 문자를 통해 컴퓨터와 연결이 되어 있다. 물론 음성과 동작을 이용하는 부분도 일부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20년 전과 별 차이가 없는 방식으로 컴퓨터를 이용한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도 PC처럼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소프트 키보드를 이용한다. 가장 놀라운 발전은 손가락이 마우스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정도이다.

이제 홀로렌즈를 쓰면 더 이상 디스플레이를 따로 쳐다볼 필요가 없는데, 디스플레이가 사용자 움직임과 동시에 함께 움직이거나 시선 방향에 따르기 때문이다. 마우스나 손가락으로 대화(상호작용)할 대상을 가리키지 않아도 되며, 눈이 곧 포인터가 된다. 실제와 가상의 물체를 구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가리킬 수 있다. 키보드 대신 음성을 이용해 명령을 내릴 수도 있고, 허공에 동작 명령을 그릴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수화 능력이 미래에 중요한 컴퓨팅 능력으로 부상하리라 생각도 든다.

인간과 기계가 훨씬 더 밀접하게 통합되고 있다. 홀로렌즈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어떤 컴퓨터보다 2~3배는 더 직관적으로 작업을 처리한다. 궁극적으로는 웨어러블 컴퓨터로 발전해서 어디서나 사람이 하는 일의 능력치를 높여줄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 미래에 그 잠재력이 온전히 실현된다는 점에서 애플 II와 아주 유사하다.

홀로렌즈의 진화
시간이 지나면 초기 단계의 손동작이 수화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시장진입시기(Time to Market) 측면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수화 일부가 명령을 위한 동작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한, 디스플레이에는 특정 부분을 어둡게 만드는 기능, 카메라를 이용해 어두운 곳이나 먼 곳의 이미지를 더욱 선명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사람이 하는 일을 지속해서 모니터링 해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고, 어리석은 일을 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AI 시스템과의 연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홀로렌즈 데모 영상에서도 보듯이 이는 작업 방법에 관해 조언을 줄 것이다. 그러나 사용자의 수요와 실제 행동에 바탕을 둔 가변적인 중앙 전문가 시스템에서 정보와 조언을 받는 경우가 증가할 것이다. 의료적 절차를 알려주면서 사용자와 타인의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응급 상황에는 가상 의료진과 실제 의료진을 연결줄 것이다. 또 여행을 떠나면 그곳의 과거와 미래를 보여주고, 생전 가보지 못한 장소를 탐험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얼굴로 이름을 인식해서 인간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몸짓언어를 분석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적대적인 위험이 초래될 수 있는지 알려줄 것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 지속적인 비주얼 인터페이스와 사용자가 보는 것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웨어러블 컴퓨터는 마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단 몇 년 만에 홀로렌즈의 잠재력을 모두 실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델라가 직면한 도전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으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일을 두 눈으로 직접 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장치의 최초 기능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다. 진짜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린다. 그리고 잠재력을 실현시키는 동안 다른 회사나 퇴직한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경우가 많다. 애플 뉴톤(Newton)과 팜 파일롯(Palm Pilot)이 사례가 될 수 있다.

홀로렌즈는 컴퓨팅 세계를 바꿀 것이다. 그러나 홀로렌즈의 잠재력을 완전히 끌어낼 주체가 마이크로소프트가 될지, 아니면 다른 회사가 될지는 모르겠다. 이는 사티야 나델라(Satya Nadella) CEO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과제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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