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형태의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은 훌륭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요즘은 무료 프로그램만 잘 활용해도 취약한 비밀번호를 사용하면서 생기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다양한 비밀번호를 한곳에 안전하게 모아두는 동시에 한 개의 비밀번호만 기억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무료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은 다양하기 때문에 취향에 맞는 것을 골라 이용하면 된다. 다음은 무료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 중에서도 유용한 프로그램을 선별한 것이다. 아래 목록에 나온 프로그램 외에 구글의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도 조만간 업데이트될 예정인데, 무료 버전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비밀번호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의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은 크롬이나 안드로이드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비트워든
비트워든(Bitwarden)은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 모두 제공하는데,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무료 버전을 이용하면 된다. 비트워든은 접속 기기 종류와 개수 상관없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OTP 기반 이중 인증을 지원하고, 비밀번호 개수를 원하는 만큼 저장할 수 있다. 여기에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클라우드 호스팅이 아닌 셀프 호스팅을 선택해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 최근 비트워든은 무작위 비밀번호 외에 이메일 마스킹 서비스 통합을 통해, 무작위 사용자 이름과 이메일 별칭을 생성하는 보안 기능을 추가했다.
일반적으로 경쟁 제품은 무료 사용자에게 훨씬 적은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기기 접근을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표적으로 라스트패스(LastPass)와 대시레인(Dashlane)은 1개 기기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여러 기기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추가로 돈을 내야 한다. 비트워든의 무료 버전은 심지어 다른 계정과 실시간으로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특정 누군가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줄 때나 공동 계정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특히 유용할 것이다.
비트워든의 또 다른 장점은 유료 요금제로 전환할 때 드는 비용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 기준, 프리미엄 요금제는 연간 10달러에 불과하다. 경쟁사 제품은 보통 연간 36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가족 요금제는 최대 6명 연결할 수 있는데, 연 40달러만 내면 된다. 경쟁 제품은 연 48달러 정도 된다. 유료 버전을 이용하면 더욱 정교한 형태의 이중 인증 지원, 비밀번호 안전성 평가, 암호화된 파일 보관, 긴급 접근 제공 등의 기능이 제공된다.
마지막으로, 향후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비트워든에 저장된 비밀번호를 내보낼 수 있다. 암호화된 파일로 내보내는 옵션도 있다. 물론 비트워든의 기능이 워낙 좋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다.
• 웹 사이트 : https://bitwarden.com/
• 기기 : 윈도우, 맥OS, 리눅스(Linux), 안드로이드, iOS, 브라우저 확장기능, 웹, 명령줄
• 오픈 소스
• 이중 인증(2FA) 지원
키패스
키패스(KeePass)는 데스크톱에 최적화된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으로 특히 프라이버시 및 보안을 중시하는 사용자에게 필요한 기능을 잘 제공하고 있다. 키패스에서는 암호화된 데이터베이스 파일을 사용자의 로컬 컴퓨터에 저장한다. 따라서 클라우드 서비스와 달리 접근 권한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 게다가 프로그램을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USB에 저장된 exe 형식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관리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다.
키패스는 오픈 소스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숨겨진 백도어나 오래된 보안 위협 취약성을 조사할 수 있다. 또한 키 파일을 사용하여 이중 인증을 활성화하고 데이터베이스 파일을 만든 특정 윈도우 계정을 잠글 수도 있다.
키패스의 기본 프로그램은 윈도우에서 실행할 수 있다. 하지만 오픈 소스이기 때문에 맥OS, 리눅스, 안드로이드, iOS를 위한 프로그램이나 맞춤 플러그인을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다. 특정 플러그인을 이용하면, DD(Data Dump)의 일환으로 비밀번호가 발견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료 서비스에서나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 플러그인으로 잘 구현돼있다.
키패스를 이용하면 데이터베이스 파일을 다양하게 저장할 수 있다. 원격 액세스의 경우 홈 서버에 두거나 원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자체적으로 만든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에 데이터를 손쉽게 내보낼 수 있다.
• 웹 사이트 : https://keepass.info/
• 기기 : 윈도우(공식), 맥OS(비공식 포트), 리눅스(비공식 포트), 안드로이드/iOS(비공식 포트)
• 오픈 소스
• 이중 인증(2FA) 지원
구글, 애플, 파이어폭스
몇 년 전만 해도 운영체제나 브라우저에 개발한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은 성능이 별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그 보안성과 기능이 많이 발전했다. 기본 내장 프로그램이라서 나쁜 것은 아니다. 사실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의 최고봉은 평소 나에게 익숙한 서비스다. 일부 사용자에게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을 별도로 사용하는 것은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런 경우에 구글, 애플, 파이어폭스를 활용하면 큰 노력 없이 비밀번호의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세 기업의 기술은 무작위 비밀번호를 생성하고 자동 저장해주며, 별도의 앱을 다운받아 설정하는 작업을 줄여준다.
브라우저 기반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은 파이어폭스를 이용하면 가장 좋다. 물론, 파이어폭스 생태계에 종속된다는 불편함이 있지만, 이미 파이어폭스를 자주 쓰는 사용자라면 특히 추천하고 싶다. 크롬도 있긴 하나 파이어폭스는 데이터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외부에 공표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데이터 프라이버시 측면에서는 크롬보다 파이어폭스가 더 나은 선택지다.
애플도 파이어폭스처럼 프라이버시를 중시하지만, 비밀번호를 내보내는 손쉬운 수단을 제공하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 종속되기 가장 쉬운 플랫폼이다. 애플 기기 외에 다양하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면 구글이나 파이어폭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맥OS와 iOS 기기만 소유하고 있는 경우 애플을 선택하면 된다. 윈도우 생태계에 얽혀 있는 사람들은 엣지(Edge)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을 고려해보면 좋다.
구글, 애플, 파이어폭스에 자체 내장된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에도 단점이 있다. 외부 서비스만큼 엄격하게 보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계정을 이중 인증으로 이용하더라도, 구글, 애플, 파이어폭스의 경우 이미 동기화된 장치에서는 외부 서비스 비밀번호에 접근하는 것이 쉬운 편이다. 대부분 전용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이 아닌 저장된 비밀번호를 사용하기 위해 재인증을 요구하지 않는다. 만약 기기를 누군가와 공유하는 경우라면 특히 비밀번호가 쉽게 노출될 수 있다.
• 웹 사이트: 구글 패스워드 매니저(Google Password Manager), 아이클라우드 키체인(iCloud Keychain), 파이어폭스 패스워드 매니저(Firefox Password Manager)
• 장치: 다양함
• 오픈 소스 아님
• 이중 인증(2FA) 지원
무료 vs. 유료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에서는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다. 이때 유료 버전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보통 유료 버전은 비밀번호와 저장하는 방식과 관련해서 고급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비밀번호 공유(모든 가족 구성원이 넷플릭스 비밀번호를 알아야 하는 경우 등에 유용함), 유비키(YoubiKey) 지원, 고급 2FA 인증, 비밀번호 유출 경고 알림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일부 유료 서비스는 서명 기능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원패스워드(1Password)는 ‘여행 금고(travel vault)’라는 기능을 제공한다. 일시적으로 비밀번호를 숨겨주는 여행 금고는 보안 검색이나 도난 또는 분실로 인해 기기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을 대비해 추가적인 보안 조처를 취해주는 역할을 한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