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8과 OS X 요세미티는 모두 베타 단계이므로 핸드오프의 세부적인 기능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할 수 없다. 그러나 애플이 최근 WWDC 컨퍼런스의 공개 키노트에서 보여준 것과 일치하게 작동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핸드오프는 기기의 혁신적인 변화를 수반하는 미래를 향한 첫 걸음이다.
언뜻 보면 애플은 모바일 기기와 데스크톱 기기라는 경계를 흐리고 있는 것 같다. 그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변화의 일부분일 뿐이다. 이 변화에는 아직 공식적인 이름이 없으므로 더 좋은 명칭이 나타날 때까지 일단 리퀴드 컴퓨팅(liquid computing)으로 칭하겠다.
간단히 말해 핸드오프(그리고 전반적인 리퀴드 컴퓨팅)가 지향하는 것은 데이터와 활동이 필요에 맞춰 이동하는 환경이다. 최초의 컴퓨팅 이래 지금까지 모든 것의 중심은 기기였지만 앞으로는 아니다.
초창기 PC 시대, 사람들이 회사가 아닌 집에도 PC를 들이기 시작했던 때를 생각해 보자. 집에서 사용하기 위해 디스크에 힘들게 파일을 복사했던 경험이 있는가? 당시엔 이렇게 데이터를 직접 들고 오거나 네트워크 연결을 사용해서 파일 공유에 접근해야만 했다. 이 모델이 지금까지 유지된 것이다. 휴대용 USB 스틱 또는 기록 가능한 CD의 분실 또는 도난이 지금껏 기업의 가장 큰 데이터 손실 경로인 원인도 이 모델에 있다.
그러나 이 개념이 이제 사라지는 중이다.
리퀴드 컴퓨팅을 향한 여정
몇 년 전 구글은 클라우드를 새로운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컴퓨팅 방법을 공개했다. 구글 문서도구(지금의 구글 드라이브)를 사용해서 브라우저로 접근 가능한 서버에 문서를 만들고, 그 서버에서 작업을 하는 것이다(보통 브라우저를 통해서 하지만 iOS 및 안드로이드의 네이티브 앱을 통해서도 가능). 모든 기기에서 접근이 가능하므로 데이터를 동기화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구글의 웹 기반 앱은 스마트폰, 태블릿 또는 PC 네이티브 앱에 비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았고,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기기에서 작업을 시작하고 클라우드는 편리한 파일 공유 정도의 용도로만 사용한다.
박스, 드롭박스와 같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는 폭넓은 기기를 지원하면서 이 파일 공유에 사용자 친화적인 방식을 새롭게 도입했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문서 역시 같은 아이디어를 도입했지만 특정 앱에 묶는 방법으로 공통 파일 풀의 개념에서 공통 활동 풀이라는 개념으로 이동했다(텍스트 문서 또는 스프레드시트 또는 사진). 그러나 애플의 초기 아이클라우드 문서는 앱에 지나치게 묶였기 때문에 애플 자체 애플리케이션 이상으로는 확대되지 못했다. (애플은 iOS 8과 OS X 요세미티에서 이 실수를 시정할 예정임)
핸드오프는 리퀴드 컴퓨팅에 더 깊게 들어간 기능일 뿐이고, 구글와 애플 모두 이전부터 이 방향을 향한 작은 움직임을 시작했다. 암호, URL 등에 대한 브라우저 동기화 덕분에 사용자들은 '지금 어떤 기기를 손에 들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개념에 익숙해졌다. 적어도 웹 활동에 있어서는 중단되었던 작업을 그대로 이어서 할 수 있다.
이것이 리퀴드 컴퓨팅의 기초적인 개념이다. 즉, 데이터뿐만 아니라 활동이 기기에서 기기로 흐른다. 그저 클라우드 컴퓨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실제로 그렇기도 하지만 핸드오프는 이 과정에 클라우드가 필요 없음을 보여준다. 이 기능은 iOS 기기 및 맥용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사용해서 서로의 존재를 "인지"한 다음, 사용자가 로그인한 인근의 모든 기기에서 사용자가 현재 하는 작업에 대한 정보를 비교한다. 이것이 핸드오프이며, 그저 동일한 데이터를 모든 곳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기능이다.
애플이 이 변화를 주도하는 중이지만 다른 업체들도 동참했다. 앞으로 출시될 안드로이드 L은 핸드오프와 비슷한, 안드로이드 기기와 크롬 OS 컴퓨터 간의 상호 작용을 지원하게 된다. 주요 플랫폼 벤더 중에서 리퀴드 컴퓨팅 행보가 가장 느린 업체는 마이크로소프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거창한 말을 앞세우면서, 클라우드에 저장된 오피스 문서를 위한, 구글과 비슷한 네이티브/클라우드 앱과 윈도우 8 기기에 걸친 동기화 기능으로 애플 및 구글과 같은 방향을 향하는 중이다.
선택의 기로에 서는 컴플라이언스
파일이 어디에 있고 작업을 중단한 지점이 어디인지에 대해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면 일을 하는 양상도 지금과는 상당히 달라지게 된다.
아이클라우드 중심의 워크플로우, 구글 중심의 워크플로우, 또는 오피스 365 중심의 워크플로우를 도입한 사람이라면 이 말의 뜻을 알 것이다. 즉, 파일의 위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인터넷 연결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파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암호와 북마크에 대해서도 훨씬 덜 신경 쓴다. 애플과 구글은 모든 기기에 걸쳐 암호와 북마크를 기억하므로 언제 어디서든 더욱 쉽게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언제 어디서나'라는 말은 IT 부서를 떨게 만든다. 직원들이 IT의 통제, 표준 이미지, 완전한 감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집에서나 이동 중에 기기에서 작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직 대부분의 IT 부서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디서든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때까지 기다려라. 직원들은 작업 시스템이 전과 동일하게 작동하지 않으면 더 강하게 거부하거나 회피하게 된다.
여러 기기 사이를 흐르고 공통 네트워크를 통할 필요도 없는 애드혹 워크플로우를 감사할 방법은 없다. 감사가 없으면 규정 준수를 보장할 수도, 보안을 제대로 관리할 수도 없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대부분의 데이터와 워크플로우에 대해 이러한 개념들을 포기해야 한다. 다른 수단을 사용해서 접근과 정보 체크인/체크아웃을 확인하고 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서는 걱정을 접어둘 수밖에 없다.
리퀴드 컴퓨팅 환경에서 규정 준수와 데이터 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엿볼 수 있는 몇 가지 사례가 있지만 말 그대로 살짝 엿보는 수준일 뿐이다. IT 조직이 BYOD와 같은, 이제는 진부해진 개념을 반대하는 중에도 사용자들은 리퀴드 컴퓨팅을 이끌고 도입하게 될 것이다. 이번에도 IT와 규제 기관들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거나, 그렇지 않고 무시당하거나, 심하면 도태되거나의 갈림길에 섰다.
필자는 리퀴드 컴퓨팅이 컴퓨팅 기기를 통한 작업과 사고 방식에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충분하고도 넘칠 만큼 설득력이 있다. 결국 그것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일하는 방식이다. 사람들은 계층적 조직 환경에서도 단순히 주어진 도구만이 아닌 스스로 찾을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해서 여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동기화"하고 적응한다.
컴퓨팅이 이와 같은 원리로 움직이게 된다면 그 파급력은 엄청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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