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 퍼스널 컴퓨팅

중국 ‘만리방화벽’ 안에서 접속하는 인터넷

Michael Kan | Computerworld 2014.06.12

중국의 검열이 언제나 이렇게 철통같았던 것은 아니다. 필자가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중국에 처음 도착했던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모든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09년 3월, 달라이 라마의 지지자들은 중국 경찰이 티베트인들에게 무력을 행사하는 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렸고, 7월에선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는 분리독립 소요가 일어났다. 중국은 당국에 ‘불리한’ 정보가 인터넷이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대대적으로 차단했다.

필자는 그 해 5월, 항상 사용했던 구글 블로그(Blogger.com)가 차단되자 결국 아직 검열 대상에 들지 않았던 ‘고대디(GoDaddy)’에서 도메인을 구입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검열은 사전에 어떠한 발표도 없이 실행되곤 한다. 중국 정부는 왜 특정 사이트를 차단했는지, 혹은 어떤 키워드가 검열 대상이 되는지 설명하는 일이 거의 없으며, 6억이 넘는 중국 인터넷 사용자의 인터넷 검색을 통제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는 모든 중국 사이트는 규제를 따르거나, 혹은 사이트를 내리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중국의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는 ‘달라이 라마’나 ‘천안문’ 키워드를 검색 결과에서 제외해야 하며, 웨이보와 같은 SNS 사이트는 민감한 정치적 사안을 공유하는 사용자를 추적해 차단해야 한다. 드문 경우지만, 경찰 당국이 ‘불온한’ 인터넷 루머를 퍼트린 사용자를 체포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검열 규제 때문에 중국의 인터넷 생태계가 무미건조한 것은 아니다. 유튜브나 트위터, 구글에는 접속할 수 없지만 거의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중국 고유 웹 사이트가 있기 때문이다. ‘워킹 데드’, ‘홈랜드’와 같은 미국 TV쇼 등에서 연예인 스캔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토론방도 있다. 물론,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대화는 중국 당국의 감시 하에 놓여있기 때문에 이런 토론이 조금이라도 규제에 저촉되기라도 하면 바로 제재를 당한다는 사실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이와 같은 중국의 자체 인터넷 서비스가 있기에 중국인들이 만리방화벽의 존재감을 그리 크게 느끼지 못한다. ‘위챗(WeChat)’이라는 메시지 서비스로 친구들과 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굳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찾지 않는다. 이러한 중국의 ‘자급자족’ 생태계가 글로벌 인터넷 업체들이 중국에서 부진을 거듭하는 이유다.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제에 충실히 따라야 한다. 예를 들어, 올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링크드인은 1억 4,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 확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중국의 민감한 정치적 사안을 포함한 포스트들을 제한하고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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