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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호환성, "사물인터넷에서 길을 잃다"

Jason Snell | CIO 2015.07.07
소노스(Sonos)의 와이파이 스피커에 빠져 있는 필자의 친구들 몇몇은 애플이 지난 주 애플 뮤직 서비스를 개시한 것에 당혹스러운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소노스 스피커와 애플 뮤직이 서로 호환될 것인가? 소노스와 애플이 서로 협력하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입장을 밝히자 소노스 애용자인 친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 일화는 필자에게 하드웨어와 서비스의 호환성이 충돌할 때 사용자가 매우 난처해지며, 기기의 정교함에도 불구하고 구매를 후회하기까지 하는 것을 보여준 하나의 사례로 다가왔다. 온라인 서비스와 그 밖의 다양한 영역 간 표준 규격이 서로 다를 때 벌어지는 경쟁의 여파 때문에 IT 제품의 사용자로 사는 것이 힘들어지는 순간이 존재한다.

필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애플의 카플레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다. 스마트폰을 골랐더니 앞으로 구입할 수 있는 차종까지 정해졌다는 것이 우습기도 하지만, 만일 좋아하는 자동차 제조사가 내 스마트폰과 다른 제조사의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지원하면 어떻게 될까?

자동차와 스마트폰이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 제조사와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관련 업체는 곤란해진다. 대부분의 업체는 애플이나 구글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고, 두 시스템을 통합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폭스바겐 매장에 가서 아이폰과는 연동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가? 사실 폭스바겐은 일찍이 안드로이드 오토 지원을 발표한 바 있으며 곧 애플 카플레이 역시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말이다.

시리와 홈 가전 시스템을 연동할 경우, 애플과 호환되지 않는 기존 기기를 교체해야 한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만큼이나 현실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이보다 훨씬 해결 방법이 어려운 사례로는 가정에서의 사물인터넷 혹은 자동화 시스템 시장을 들 수 있다. 이 분류에 해당하는 제품을 사면 필연적으로 서로 제품 규격이 다를 수 있는 위험을 안게 된다.

필자는 네스트(Nest)가 개발한 가정용 온도 조절기를 하나 구입했다. 여전히 아끼는 제품이다. 그러나 네스트가 구글에 인수된 이상, 이제는 온도조절장치가 애플의 홈킷(HomeKit) 기술과 호환될지 확신할 수 없다. LIFX의 스마트 전구도 구입했지만 역시 완벽하게 호환될지, 일부만 호환될지, 아니면 아예 호환되지 않을지 감이 오지 않는다. 벨킨의 웨모(WeMo) 스위치 역시 마찬가지다. 드롭캠(Dropcam)은 네스트에 인수됐고, 그 네스트가 다시 또 구글에 인수됐기 때문에, 최소한 네스트와 드롭캠이 호환되리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서로 호환되지 않는 인터넷 가전 제품이더라도 중간에서 호환을 돕는 중개 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전도 유망한 서비스는 클라우드 기반의 자동화 애플리케이션인 IFTTT다.

IFTTT를 이용하면 모든 스마트 기기를 연결해 서로 호환되게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실내 온도가 30도일 때, 웨모 스위치로 쿨링팬을 켜는 동시에 시원한 느낌을 내기 위해서 스마트 전구가 파란 빛을 내도록 지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골치 아픈 문제는 애플의 홈킷을 지원하는 기기가 다른 규격과도 호환할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생긴다. 홈킷은 비 홈킷 제품과 직접 연결할 수 없는 규격 제한이 있다. IFTTT 등이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음성 비서 기능인 시리를 사용할 수 없으니 멀쩡한 기기를 교체하는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렇듯 호환성은 더 이상 컴퓨터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위성 디지털 TV 서비스에서만 방송하는 TV 드라마를 보고 싶은 케이블 TV 구독자처럼, 원하는 상품을 얻기 위해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괴로움은 전 영역에서 경험할 수 있다.

소노스 스피커로 애플 뮤직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연말까지 기다려야 한다

원하지 않는데 어쩔 수 없이 서비스를 갈아타면 스스로가 물건 같이 취급되는 느낌을 받는다. 사용자는 실제로 서비스를 바꾸고 싶어서 바꾸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이 그 업체에만 있고, 업체가 그 제품을 인질처럼 잡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를 바꾸는 것이다.

기술적인 이유에서든 경쟁력을 위해서든, 사용자를 위해서라면 구글과 애플, 그리고 IT 종사자들이 협력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1,000달러짜리 오디오 장비를 단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를 바꿨다는 이유만으로 내다 버리고 싶은 사람은 없다. 스마트폰 때문에 자동차 선택에 제약을 받는 것도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얼마든지 자유롭게 경쟁하길 바란다. 사용자가 중간에서 희생되지 않는 한에서.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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