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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트럼프 시대, IT 업계는 더는 정치를 피할 수 없다

Frederic Paul | Network World 2017.02.03
지난 30년 동안 IT 업계의 대다수는 정치와 무관하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들였다. 물론 IT 업체의 책임자와 종사자 중 많은 수가 자유주의를 지향하거나 자유주의자였다. 하지만 IT 업체 자체는 자신을 정치와 무관한 존재로 봤다. IT 업계는 로비나 입법이 아니라 혁신과 파괴적인 변화를 통해 성공한다는 데 자부심을 가졌다.

이런 이미지가 온전하게 정당화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IT 산업이 국가 GDP 증가의 핵심 동력으로 성장하면서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나 혐오는 점점 퇴색하기 시작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점점 더 많은 IT 업체와 관련 단체가 워싱턴 정치권을 대상으로 로비를 벌였다. 입법에 영향을 미치고 규제나 거래, 네트워크 중립성, H1-B 비자 등의 문제에서 더 나은 대우를 받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뿌렸다.

Credit: Jetta Disco/DHS

무너지는 정치 방정식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이런 방정식은 완전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7개 이슬람 국가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한 행정명령에 대한 업계의 반대가 거세지면서 이 문제가 불거졌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IT 업체들이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논쟁에 대해 관점을 분명히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지난 해 중순 열린 트럼프와 IT 업계 CEO들의 모임에서 이 문제는 분명해졌다. 이 모임에 참석한 많은 IT 업계 리더가 정치적인 관심을 매우 불편해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행사에 참석한 것 자체로 이들이 행사 초대를 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행정부가 권력을 장악하면서 점점 더 많은 IT 업체가 여러 가지 문제에 끌려들어 가고 있다. 정부 공무원이나 전세계의 고객, 그리고 자사의 다국적 직원들을 이간질하려는 것이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부 편을 들라는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강요되는 편 가르기
일부 기업은 여전히 양쪽 모두와 잘 지내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와 스페이스엑스의 엘런 머스크는 트럼프의 제조업 일자리 구상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번 이민 금지 행정명령에 반기를 들었다. 이와 비슷하게 애플 CEO 팀 쿡은 지난 주 워싱턴에서 트럼프의 가족과 식사를 하고 공화당 간부들과 회합을 가졌다. 하지만 팀 쿡 역시 애플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행정명령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많은 주요 IT 업체 CEO가 비슷한 반대 성명을 발표해 대부분 IT 업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사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시위에 참가한 자신의 셀카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기술적인 결정을 정치적인 것으로 만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자동차 공유 업체들이 가장 선명한 예가 될 것이다. 우버 CEO 트래비스 칼라닉은 트럼프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우버의 여행 금지에 대한 미적지근한 대응으로 #DeleteUber 운동이 촉발됐다. 해시태그가 퍼져나가면서 나온 카라닉의 성명은 구체적으로 행정명령에 저항하겠다고 약속하는 대신, 피해를 본 운전자를 위한 300만 달러의 법적 방어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에 우버의 경쟁업체인 리프트는 행정명령에 저항하기 위해 미국 시민자유연맹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가 만드는 더 열악한 세상
만약 지금의 지정학적 분위기에 따라 사용자가 정치적인 견해를 기준으로 IT 공급업체를 선택한다면, 모두가 손해를 볼 뿐이다. 업체들은 매출이 줄어들 것이고, 고객은 더 열악한 서비스를 받게 되고, IT 분야가 기술과 별 관련이 없는 것들로 인해 분열된다면, 혁신은 더뎌질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갑자기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일이 되고 말았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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