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1세대' 휴맥스, 다시 '무한도전'>

편집부 | 연합뉴스 2009.01.29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지난 89년 대학원생들이 모여 만든 '벤처 1세대' 기업인 휴맥스가 20년만에 연매출 7천억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출범해 대기업 문턱에까지 갔던 팬택과 로커스, 세원텔레콤 등 수많은 벤처 1세대가 나타났다 사라지거나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아직까지 도전정신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휴맥스의 20년은 우리나라 벤처 기업사에 한 기록으로 남을만하다.

 

   현재 벤처 1세대 기업중 아직 살아남은 기업은 휴맥스를 비롯 안철수연구소, NHN의 네이버 등 손가락을 꼽을 정도이다.

 

   90년대 말 벤처 붐이 일어나기 10년 앞서 '무한도전'을 시작한 휴맥스의 '벤처 신화'는 변화에 대한 예측력과 과감한 도전이 바탕이 됐다.

 

   휴맥스 창업자이며 SK텔레콤 사외이사인 변대규 사장은 29일 창립 2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휴맥스의 주요 성공요인으로 6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산업의 변혁기에 기회를 포착해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기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지난 93년 휴맥스는 디지털 기술이 아날로그 가전산업과 결합되면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셋톱박스를 내세워 디지털가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휴맥스는 주력 사업이었던 가정 노래방 기기 사업을 아예 접는 과감성을 보였다.

 

   이에 앞서 대학 문을 박차고 나온 초기에는 자동차 후진 시 운전자의 시야를 돕는 내장형 후면 투시경 사업을 벌였으나 너무 시대에 앞선 나머지 크게 실패하고 창업했던 초기 멤버들간에 내홍을 겪었다. 하지만 이를 기초로 노래방 기기 사업으로 나름대로 돈을 벌었으나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이를 과감히 포기하고 심기일전한 것.

 

   둘째는 국내 시장이 아닌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는 점이다. 변 사장은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벤처 기업을 성장시키는데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국내에서 사업하는 게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면서 "인도와 동남아에서 사업하는 방식이 국내 방식보다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셋째는 셋톱박스만을 내세워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와 북미 등 전세계로 시장을 확대한 점이다. 사업지역 분산으로 매출 확대를 꾀하는 한편 각국의 경기 여파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가 있었다.

 

   다섯째로 틈새시장 공략도 성공의 한 요인이었다. 셋톱박스라는 생소한 분야에 집중하면서 유럽 대기업들이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일반 유통시장을 공략하기로 한 것.

 

   변 사장은 이에 대해 "틈새시장 개척은 위험한 도전이었지만 전략적으로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해외시장에서 휴맥스라는 자체 브랜드로 승부를 건 것이다. 초반 유럽시장에서 몇년간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결국 브랜드화에 성공해 이사아와 북미 등지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또 휴맥스의 직원들의 주인의식도 변 사장이 꼽는 성공요인 중 하나다.

 

   휴맥스의 성공은 벤처 1세대 기업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다는 점에서 사회적 의미가 크다. 벤처신화의 주인공으로서 신생 벤처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가는데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

 

   변 사장은 "휴맥스의 성공은 휴맥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휴맥스를 쳐다보고 있는 후발 창업기업들, 중소 벤처기업들이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휴맥스 앞에는 가시밭길이 펼쳐져있다. 세계적으로 셋톱박스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데다 경기 불황도 넘어야 할 장벽이다.

 

   최근 2∼3년간 매출이 답보상태를 보이며 성장동력이 약화된 점도 극복해야 할 점이다.

 

   이에 대해 변 사장은 "지난 3년간 잘못한 것은 내부 경쟁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시인하면서도 "지금은 어렵지만 2007년말부터 혁신과 조직개선 등에 주력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고기능 셋톱박스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면서 새로운 혁신적인 부분을 발굴해 사업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한국 문화의 특성을 반영해 외국과는 다른 차별화된 경영기법을 찾을 것"이라고 제 2의 도약을 다짐했다. (뉴스검색제공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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