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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World 용어풀이 | 5G

박상훈 기자 | ITWorld 2016.03.24
얼마 전 영국 정부는 내년 IT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5G 통신망 구축을 위한 예비 연구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시스코, F5네트웍스, 브로케이드 등 네트워크 업체는 5G를 겨냥한 장비와 기술을 잇달아 내놓고 있고, SKT를 포함한 통신사와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도 합종연횡을 통해 5G 통신 인프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LG전자는 관련 표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이미지 출처 : Stephen Lawson

도대체 5G 통신이 뭐길래 각국과 주요 업체가 이렇게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일까요? 5G의 'G'는 세대를 의미하는 'Generation'입니다. 따라서 5G 통신이란 5세대 통신 기술, 즉 5번째로 진화한 기술을 가리킵니다. 1984년 1세대, 1G 통신이 나온 이후 2000년 2세대, 2006년 3세대, 2011년 4세대 통신 기술이 나왔죠. 세대를 건너뛸 때마다 많게는 100배까지 통신 속도가 빨라졌고 음성에서 텍스트로, 다시 데이터로 서비스도 바뀌었습니다.

이들 세대는 유엔 산하 기관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정합니다. 여기에는 193개 나라와 7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죠. 이쯤 되면 눈치채신 분도 계실 텐데요, 맞습니다. 5G는 그냥 명칭일 뿐 그 내용은 이들 이해당사자 간의 다양한 경쟁과 논의를 통해 정해집니다. USB를 비롯한 많은 IT 표준도 이런 방식으로 정해지는데, 통신 표준의 경우 서비스 업체가 막대한 금액을 들여 마케팅을 하기 때문에 마치 고정된 기술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그래서 5G의 구체적인 모습은 아직도 안갯속입니다. 노키아 CEO 등은 빠르면 2020년에나 가시화돼 확산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논의는 계속 진행 중입니다. 지난 2015년 10월 스위스에서 열린 ITU 총회에서 5G 통신 시스템이 만족해야 할 성능 요소로 최대 전송속도와 이용자 체감 속도, 주파수 효율, 고속 이동성, 전송 지연, 최대 기기 연결 수, 에너지효율, 면적당 데이터 처리용량 등 8개 항목을 도출했습니다. 명칭은 'IMT-2020'으로 정했습니다.


<그림 1> 5G(IMT-2020)의 주요 성능 요소

주요 내용은 <그림 1>과 같습니다. 감이 잘 안 오죠?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4G(정식 명칭 'IMT-Advanced')와 비교하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속도는 현재보다 10배이상 빨라지고, 에너지 효율은 최대 100배 개선됩니다. 빠른 인터넷을 더 오래 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500km로 이동하면서 통화할 수 있고, ㎢당 연결할 수 있는 기기의 수도 현재의 50만 대에서 100만 대까지 늘어납니다.

그런데 이런 요건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으세요? 네, 사물인터넷, 가상현실(VR), 자율주행차의 기본 요건이죠. 실제로 5G 통신망은 초고화질 방송이나 홀로그램, 가상현실 영상 같은 서비스를 고려해 논의되고 있습니다. 또한 자율주행차를 실시간 제어하거나, 전력 소모를 최소화면서 오랜 기간 데이터를 전송하는 센서 사물을 대량으로 운영할 수 있는 통신망을 지향합니다. 2024년이 되면 5G에 연결된 사물이 1,000만 개를 넘어선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5G 통신망의 미래는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 2016 행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겐 LG전자의 G5, 삼성전자의 갤럭시 S7로 더 익숙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5G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KT는 에릭슨과 함께 18GB짜리 초고화질 영화를 0.7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25.3Gbps 속도를 시연했고, 독일의 T모바일은 중국 화훼이 장비를 이용해 무려 70Gbps 속도를 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MWC 2016 행사장에서 도이치 텔레콤이 소개한 5G 실험. 4G에서는 로봇팔이 실시간으로 반응하지 못하지만, 전송 지연이 줄어든 5G에서는 정확히 공을 잡는다. (이미지 출처 : Stephen Lawson)

여기까지가 장밋빛 미래라면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배터리가 한 사례입니다. 5G 통신망이 전력 소모를 크게 낮춘다고 해도 5년 혹은 10년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배터리는 현재 기술로는 만들 수 없습니다. 또한, 더 높은 주파수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 할당을 놓고 정부 간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단말기 쪽 개발상황은 에릭슨의 사례로 엿볼 수 있는데, 현재는 무게가 150kg에 달해 버스에 싣고 다니며 테스트해야 한다고 하네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상용화는 결국 순조롭게 진행될 것입니다. 기술 발전이 워낙 빠르기도 하지만 통신사는 새로운(혹은 더 비싼) 서비스를, 장비업체는 새로운(더 비싼) 장비를 팔아야 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5G는 관련 업계의 다섯 번째 '대목'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통신요금이 오르고 불만이 쌓이면서 새로운(혹은 이상한) 법이 생기는 것도 반복될까요? 결국 소비자만 손해보는 '다섯 번째' 되풀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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