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소속된 메신저 와츠앱에서 또 한번, 스냅챗 모방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와츠앱은 메시지나 사진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기능을 적용했다고 발표했다.
설립 8주년을 맞은 와츠앱은 사용자 상태 메시지를 전면적으로 재단장했다. ‘일하는 중’, ‘배터리 거의 없음’ 등 사용자가 직접 편집할 수 있는 텍스트 상태 메시지는 와츠앱 인기의 비결이었다. 이제 와츠앱 상태 메시지에는 사진과 영상을 올릴 수 있고 재미있는 필터와 특수 효과도 추가됐다.
페이스북은 끊임 없이 스냅챗을 공략해왔다. 그러나 IPO를 불과 수 주 남겨놓은 현재 와츠앱의 선제 공격은 매우 대담한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기존에 있었던 소셜 네트워크에 모방한 기능을 얹은 것뿐이지만, 와츠앱의 상태 메시지 업데이트는 완전히 새로운 공격이라 할 수 있다. 10억 명 이상의 월간 활성 사용자도 와츠앱의 주요 무기다.
사진 폭탄
이번주에 안드로이드와 iOS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되는 상태 메시지 기능은 매우 단순하다. 친구가 확인하는 내 상태가 텍스트로만 이루어지지 않고, 이미지나 .gif 파일을 업로드하고, 이모티콘, 캡션, 스티커 등으로 장식할 수 있다. 심지어 상태 메시지를 볼 수 있는 사람이나 그룹을 따로 지정할 수도 있다. 이 상태 메시지는 스냅챗처럼 24시간 동안만 지속된다. 즉, 매일 새로운 상태 메시지를 꾸미는 사용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스냅챗도 경쟁사의 이러한 변화를 두고 보지만은 못할 것이다. 와츠앱은 12억 명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월간 활성 사용자를 자랑하며, 대다수 사용자들은 매일 친구와 채팅하고 안부를 주고받을 때 와츠앱을 사용한다. 상태 메시지 업데이트는 메신저인 와츠앱을 안전하고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로 전환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물론 스냅챗의 모기업인 스냅은 자사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아니라 카메라 회사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스마트폰 장착 렌즈를 출시하면서도 스냅챗은 여전히 스냅의 원동력이자 엔진이다. 스냅챗의 인기가 떨어지면 스냅의 카메라 렌즈도 더 이상 멋진 최신 유행 아이템이라고 할 수 없게 된다. 페이스북은 이 점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업체다.
SNS와 성공 전략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위협적인 부분은 와츠앱이 소셜 네트워크가 아닌 메신저라는 점이다. 연령이나 유행과 관계없이 조부모부터 손자 손녀 세대까지 모든 사람들이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하고, 때로 페이스북보다 훨씬 많이 매달려 있는 메신저다. 스냅챗이 사진과 우스꽝스러운 유치함으로 사용자들에게 다가갔다면, 와츠앱 상태 메시지는 꼭 장난스러울 필요가 없다. 또 와츠앱은 10대만을 겨냥한 앱도 아니고, 상태 메시지는 심지어 와츠앱의 핵심 기능도 아니다. 오히려 주요 인터페이스에는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고, 밀레니얼 세대나 자녀 세대에 어필할 수 있다.
와츠앱이 상태 메시지 업데이트로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그렇다. 와츠앱은 사용자를 페이스북이라는 거대한 텐트 아래 모아두는 역할을 한다. 상태 메시지 기능은 서비스 수익 창출을 위한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있다. 스냅챗은 여러 가지 필터 및 레이어를 가져올 때 다양한 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광고를 삽입한다. 와츠앱 역시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침해하거나 경험을 방해하지 않고, 상태 메시지에 영화나 제품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음 단계가 무엇이든 메시지는 간명하다.
페이스북은 스냅챗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다. 언제까지? 아마도 스냅챗이 주커버그의 30억 달러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을 후회할 때까지 페이스북은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스냅챗의 입장에서는 승리에 따르는 비용과 시간이 힘겨울 수도 있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