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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리뷰 | 오큘러스 산타 크루즈 “무선 VR, 꿈이 아닌 현실”임을 입증하다

Hayden Dingman | PCWorld 2017.10.16
오큘러스 프로젝트 산타 크루즈(Santa Cruz) 헤드셋을 리뷰하기 위해 직접 체험하면서,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이하 VR)의 ‘경이로움’을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가상 현실 기술이 큰 발전을 보인 지도 3년이 지났다. 방 하나를 가득 채우는 VR 경험을 선물한 HTC 바이브를 리뷰했을 때다. 이후 몇 가지의 업그레이드가 등장했다.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의 내장 헤드폰과 가벼운 폼팩터, 편하게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오큘러스 터치(Oculus Touch) 컨트롤러를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기반이 되는 기술은 2015년 바이브와 거의 유사했다.

아마 필자의 가상 현실에의 역치가 낮아진 탓도 클 것이다. 가상 세계의 외계인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한 경험을 잊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뭔가 정말 새로운 것을 보고 경험했던 충격적인 느낌 말이다.

그런데 4번째로 열리는 연례 행사인 오큘러스 커넥트(Oculus Connect) 마지막 날, 프로젝트 산타 크루즈를 직접 체험할 때 처음 그 느낌이 돌아왔다. 이 기분은 그야말로 굉장했다.

오큘러스 산타 크루즈 체험 리뷰
필자는 무선 VR이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했다. 삼성 기어 VR 품질의 모바일 무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제품들은 등장한 지 벌써 꽤 되었다. 새로 발표된 199달러 오큘러스 고(Oculus Go)(2018년 초 출시)도 따로 스마트폰을 구매할 필요가 없는 독자적인 생태계 제품이다. 그러나 모바일 아키텍처에서 꽤 인상적인 성과를 일궈냈음에도 여전히 앱은 스마트폰 품질에 머물러 있다. 모바일 VR은 비교적 단순하고, 작고, 하드웨어에 제약이 있다. 또, 헤드셋이나 컨트롤러에 위치 추적 기능이 구현되어 있지 않다.


오큘러스의 존 카맥 CTO는 무선 VR에 낙관적이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PC 기반 VR 코드는 문제가 매우 많다. 현재 리프트와 바이브 헤드셋의 코드도 아주 아주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사용자 경험을 방해한다.

그러나 완전한 위치 추적에 기반을 둔 데스크톱 품질의 VR 경험과 핸드 컨트롤러, 탁월한 프레임율, 시각적인 품질을 무시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는 무선 기술로는 이런 수준을 구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필자의 생각이 틀린 것 같다.

오큘러스는 산타 크루즈 사양을 비밀로 유지했다. 그러나 2개 데모를 체험할 수 있었다. 첫 번째 무선 VR은 리프트 출시 타이틀 파랜드(Farlands)로 귀여운 외계인을 대면할 수 있다. 아주 단순한 데모다. 외계 과일을 먹고, 머리로 떨어뜨리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파랜드

두 번째는 타임스톨(Timestall)이다. Epic의 Bullet Train 데모를 연상시키는 데모라고 할 수 있는데, 로봇들의 공격으로부터 극저온 포드를 방어하는 내용이다. 총알과 파편이 마구 날아다닌다. 한 쌍의 드론과 적인 로봇이 있다. 물체를 집어 재배치하고 날아오는 총알을 되돌리거나 바위로 총알을 막을 수 있다. 매트릭스(The Matrix)에서 봄직한 장면이 가득한 퍼즐 게임 같다.

두 게임 모두 복잡하지 않다. 그러나 굉장하다. 인텔 코어 i7과 지포스 GTX 1080 Ti 정도의 사양은 아닐 것이다. 이보다 낮은 사양의 오큘러스 지원 기기와 GTX 1060 장치 정도가 되지 않을까? 이보다 살짝 높은 사양일 수도 있다.

해상도가 매우 높아 데모에서도 이런 인상을 받았을 정도다. 앞서 언급했듯, 오큘러스는 사양을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독자들의 분석에 도움을 주는 자세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큘러스 고가 선보일 2,560x1,440 디스플레이와 비슷하거나, 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필자가 보유하고 있는 리프트와 바이브 헤드셋보다 이미지가 훨씬 더 선명해서다.

산타 크루즈는 저사양~중간사양 PC로 VR 경험을 제공한다. 리프트와 동일한 크기다. 지난해 공개된 산타 크루즈 프로토타입의 경우, 헤드밴드 뒤에 소형 컴퓨터가 장착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번 버전은 모든 전자 부품이 바이저 내부에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Oculus 산타 크루즈


여기서 두 번째 질문이 나온다. 바로 ‘무게’다. 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성공을 꿈꾸는 신생업체들의 자체 독립형 VR 헤드셋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해왔다. 이들의 무게는 대략 10파운드나 됐다. 무게 중심이 코에 집중되고, 머리 뒤쪽에는 아주 크고 뜨거운 배터리가 있다.

오큘러스 산타 크루즈는 어떨까? 아주 편안하다. 리프트와 직접 비교한 것은 아니지만, 산타 크루즈가 더 무겁다고 확신한다(그 이유도 납득하고 있다). 편안한 것은 무게 중심이 잘 잡혀 있기 때문이다. 목이나 정수리, 코가 불편하지 않았다. 새 딜럭스 오디오 스트랩(Deluxe Audio Strap)을 장착한 바이브 같았다. 여전히 무겁지만, 몇 분 착용하면 크게 의식하지 않는 정도를 의미한다.

오큘러스 고에서 선보인 내장 스피커


가장 반가운 변화는 헤드폰이다. 헤드폰을 없앤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리프트 소비자 모델에 채택되었던 귀를 덮는 큰 ‘원반’이 사라졌다. 오큘러스 고와 산타 크루즈 모두 새롭게 ‘공간 오디오’ 시스템을 사용한다. 헤드셋 양면에 스피커를 구현한 시스템이다. 직접 사용하기 전에는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직접 사용하면 실제 헤드폰을 착용한 것 같다. 괴상한 ‘복화술’ 헤드폰을 착용한 느낌이다.

현재 채택된 온이어 헤드폰보다 오디오 재생 정확도(fidelity)가 낮을 수 있다. 그러나 필자의 경우, 사용자 경험을 낮추는 것은 헤드셋에 헤드폰을 더하는 방식이었다. 헤드셋에는 더 선명한 소리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3.5mm 잭이 장착되어 있다. 또한 오큘러스 리프트처럼 하단에 볼륨 조절기가 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아
지금 당장의 수준은 ‘중간’ 정도다. 다른 공식 출시 전 하드웨어처럼,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하드웨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산타 크루즈는 2018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오큘러스의 기존 ‘행동’을 감안하면, 아주 빠르면 2019년에 업그레이드 된 제품도 출시될 수 있다.

출시를 앞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혼합 현실 헤드셋처럼, 오큘러스 산타 크루즈는 헤드셋 전면에 내장된 카메라로 추적한다. 그러나 차이점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카메라 2개를 이용하지만, 산타 크루즈는 HMD 가장자리에 장착된 카메라 4개를 이용한다.

오큘러스 산타 크루즈 헤드셋에 부착된 4개의 추적 센서



헤드셋의 위치 추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지난 달 윈도우 혼합 현실 데모보다 나았다 (지상 8피트 높이에서 데모를 해야만 했음). 산타 크루즈는 아무 문제 없이 공간을 추적했다. 벽에 지나치게 가까워지면 청색 줄무늬의 ‘안내(Guardian)’ 시스템이 팝업으로 표시되었다. 과거 어느 때보다 빨리, 그리고 연결된 선을 비롯해 이런 저런 걱정 없이 공간을 돌아다닐 수 있었다. 이것이 무선의 ‘힘’이다.

그렇지만 손 추적에서는 몇 가지 문제를 경험했다. 산타 크루즈는 카메라 4개로 손을 인식할 수 있는 공간 내에서 훨씬 더 큰 면적을 추적할 수 있다(위와 아래를 포함, 헤드셋에서 직각으로 떨어지는 거의 모든 방향의 공간). 손이 항상 얼굴 앞에 있어야 하는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나은 부분이다.

오큘러스 산타 크루즈


그렇지만 ‘데드 스폿’은 존재한다. 손이 시야각을 벗어나면 카메라가 움직임을 추적하지 못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찬가지로, 오큘러스 또한 소프트웨어와 컨트롤러 센서(가속도계 등)를 이용, 손이 움직인 방향을 투자한다. 손이 시야각에서 멀어질수록, 투사된 결과물의 정확도도 낮아진다.

데모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정지된 총알이나 다마고치 같은 동작은 활발한 동작이 아니다. 그러나 슈퍼핫(Superhot) 같은 게임에서는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손이 시야각을 벗어나는 일이 잦을 테니스 게임 또한 마찬가지다. 산타 크루즈의 추적 기능은 마이크로소프트 헤드셋보다 우수하지만, 외부 베이스 스테이션을 이용하는 리프트와 바이브만큼 정확하지 않다.

오큘러스 산타 크루즈 컨트롤러

새 컨트롤러 역시 익숙해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 지금까지 사용한 컨트롤러 중 가장 편안한 컨트롤러는 오큘러스 터치 컨트롤러다. 터치 리덕스(Touch Redux)나 산타 크루즈 터치(Santa Cruz Touch)? 아주 편안하다고 말하기 힘들다. 모든 것이 다소 작다는 문제가 있다. 페이스 버튼의 크기는 작은 M&M 초콜릿 크기이다. 아날로그 스틱 대신 바이브 스타일의 트랙패드가 채택되었다. 손이 큰 사람에게는 새 컨트롤러가 작을 것이다. 또 페이스 버튼보다는 엄지 손가락, 트리거, 그립에 초점을 맞춰 설계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트랙패드도 기존 비디오 게임처럼 자유로운 움직임의 시스템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다 된 밥’에 재를 뿌린다. 아날로그 스틱이 없어 아주 불편하다. 염력으로 조작을 하는 느낌이다.

깜짝 놀랄 부분은 터치 컨트롤러의 무게다. 1세대 터치는 무거웠다. AA배터리를 사용하는 컨트롤러였기 때문이다. 새 프로토타입의 무게를 감안하면, 충전 배터리가 장착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오큘러스는 이 부분에 대해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출시 전에 컨트롤러 방식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익숙해지면 가벼운 무게는 장점이다. 손목과 팔에 부담이 덜 간다. 그러나 데모 체험에서는 너무 가벼워, 던져버릴 뻔한 실수를 한 적도 있다.

오큘러스 산타 크루즈 : 결론
가상 현실 기기로 가슴에서의 떨림을 느낀 것은 최소 1년 만이다.


필자는 여전히 바이브를 자주 사용한다. 리프트의 경우 오큘러스 전용 콘텐츠만 이용하지만 불만은 없다. 두 헤드셋 모두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업그레이드를 할 수도 있다(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산타 크루즈는 리프트의 후속 모델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지만, VR의 미래가 될 것이라는 카맥의 주장의 동의한다. 무선 헤드셋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잘 전진하고 있다.

출시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로는 우선 위치 추적 기능을 들 수 있다. 또, 컨트롤러에 다른 방식을 채택할 수도 있다. 헤드셋의 배터리 사용 시간 정보도 추가해야 한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아주 중요하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1시간에 불과하다면 무선 기기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이런 과제는 GDC 2018년 등 향후 오큘러스 커넥트에서 다뤄질 문제일 것이다. 어쨌든 지금 당장을 기준으로 하면, 오큘러스 산타 크루즈는 필자의 기대를 뛰어 넘었다. 무선 VR 기술은 꿈이 아니라, 바로 지금 실현되고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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