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혁신 없는 넥서스 5” LG가 아닌 모토로라였어야 하는 이유

Armando Rodriguez | TechHive 2013.11.04
구글의 넥서스 스마트폰은 가장 열렬한 안드로이드 팬들을 제외한 일반 대중에게는 그다지 큰 어필을 하지 못했었다. 비록 3년 전부터 넥서스 프로그램이 시작되어 안드로이드의 최첨단을 선보였지만, 구글이 최근 발표한 넥서스 5는 전작 넥서스 스마트폰들에 비해 그런 의지가 약하다.

구글은 난처한 입장에 처해있다. 하드웨어 제조 협력 업체들은 구글의 넥서스 폰을 만들 때 혁신을 꺼리는 대신, 그 멋진 혁신들을 자사 브랜드 제품에 넣고 싶어 한다. 구글은 삼성, LG, 소니(Sony), HTC등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고서는 모토로라를 활용해 흥미진진한 신기능을 넣은 최신 넥서스 스마트폰을 만들 수가 없다. 이 제조사들은 이미 나름의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하고 있고 구글은 이들을 더 이상 압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거의 동일제품
하드웨어만 놓고 본다면, 넥서스 5는 괜찮은 스마트폰으로 보인다. 넥서스 5의 최고급 사양은 앞으로 최소 일년 이상은 다른 전화기에 그리 뒤쳐지지 않을 수준이다. 하지만 넥서스 5는 본질적으로 최근 삼성과 LG가 출시한 제품과 동일하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 넥서스 5는 그런 최신 전화기들보다도 더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넥서스 5를 제조한 LG는 동일한 하드웨어에 더 향상된 소프트웨어를 추가한 자체 브랜드의 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뜯어보면, 넥서스 5는 LG G2의 기본 버전이고, 갤럭시 넥서스는 삼성 갤럭시 S 3의 기본 버전이라 볼 수 있다.


넥서스 5 (왼쪽), LG G2 (오른쪽)

넥서스 제품군의 가장 큰 매력은 구글로부터 직접적으로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를 받는다는데 있지만, 실제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그런 점을 그리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4.1 젤리빈 이후,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들에서 세세한 변화 이외에 새로운, 소비자 지향적 기능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 대신 구글은 천천히 운영체제의 핵심 요소들을 단독 앱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로 분리시켜왔다. 그래서 지난 1~2년 사이에 안드로이드폰을 구입했다면, 최신 버전의 지메일, 지도, 구글 나우 등에 계속해서 이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끝내주는 넥서스만의 고유 기능이 없는 상황에서 넥서스 5를 구입해야 할 이유는 많지 않다. 최신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필요로 하는 개발자이거나 공기기를 사려고 하지 않는 이상, 넥서스 5는 이미 올해 출시된 다른 최고급 전화기들보다 나은 점이 없다. 여러 가지 면에서 넥서스 5는 그저 또 다른 안드로이드 전화기일뿐이고, 뒷면에 굵은 NEXUS가 크게 쓰여있지 않았다면 그다지 관심도 끌지 못했을 것이다.

구글의 제조 협력 업체들이 넥서스 전화기를 만들면서 가장 멋진 기능과 혁신들은 자체 브랜드 전화기에 적용하도록 아껴둔다는 점이 점점 확실해져 가고 있다. 물론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했지만 협력 기기 제조사들의 반발을 우려해 모토로라에서 넥서스 기기를 만들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곧 그래야 할 시점이 올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를 활용해 할 시점
모토로라와 구글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혁신적인 스마트폰들 중 하나인 모토 X(Moto X)를 협력하에 만들어냈다. 운영체제의 잡동사니와 브랜드 커스터마이제이션은 최소한으로 줄였음에도 여전히 “넥서스”라는 이름이 사용되지 않은 점을 주목해야 한다. 모토 X는 거의 기본 안드로이드나 마찬가지다. 거의 모든 통신사망에서 사용할 수 있고, 원할 경우 개발자 버전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넥서스 5에 적용된 터치리스 제어(touchless controls) 등 많은 표면적인 혁신들을 먼저 도입했던 모토 X는 넥서스 5보다도 더욱 넥서스라는 이름에 걸맞은 스마트폰이다.


모토 X는 지금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혁신적인 제품 중 하나다.

넥서스 기기를 모토로라를 통해 출시함으로써, 구글은 더 직접적으로 안드로이드 경험을 구현시킬 수 있다. 전화기의 모든 측면을 결정하고, 새로운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기능과 호환되는 최첨단 새 하드웨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 킷캣(KitKat)은 저사양 하드웨어상에서 더 잘 구동될 수 있는 수많은 향상점들을 적용했지만, 제조사들은 사양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 가능한 최대한 많은 연산 코어들을 전화기에 집어넣을 것이기에, 이런 최적화가 거의 의미가 없어져버렸다. 그러므로 구글은 끊김 없이 단순한 앱을 실행하기 위해 쿼드코어 프로세서나 2GB RAM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배터리가 엉터리로 쓰여진 주파수 드라이버 때문에 소모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한 접근방식은 애플의 스마트폰 제조 전략으로, 이미 성공이 입증되었고, 향상된 전화기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만약 구글이 모토로라를 통해 넥서스를 만들어 삼성 등의 제조사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기로 결정한다면 넥서스 원(Nexus One)의 원래 의도가 그랬듯 다른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이 더 좋은 전화기를 만들도록 압박을 가하고 여러 안드로이드 기기들의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의 기기 부문 인수를 통해 유사한 전략을 펼치려 하고있는 반면, 구글은 120억달러가 투입된 모토로라 인수를 완전히 낭비하고 있다.

우리는 구글이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경쟁하기로 결정하기 전까지는 진정으로 혁명적인 넥서스 전화기를 볼 수 없을 것이다. 구글이 삼성, HTC, LG, 소니를 잘 달래보려고 할수록, “넥서스”라는 이름의 의미는 점점 유명무실해질 것이다. 구글은 이제 더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적인 접근방식을 통해 안드로이드의 진보를 앞당기고 넥서스의 의미를 되살려야 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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