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수스 ROG 엘라이 X는 프로세서와 화면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구성 요소가 새롭게 설계됐다. 특히 배터리는 2배 더 커졌으며, RAM 성능은 50% 향상됐다. 스토리지에는 데스크톱 메인보드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크기의 2280 M.2 드라이브를 장착할 수 있다. 기존 제품의 외장 GPU 시스템인 ROG XG 모바일(ROG XG Mobile)도 지원 범위가 확장됐고 더 유연한 썬더볼트 4 포트로 대체됐다.
엘라이 X의 섀시는 완전히 새롭고 모두 검은색으로 제작됐다. 아마도 올블랙 스팀 덱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오리지널 엘라이는 첫 번째 경쟁 제품이었다는 점을 기억하라. 이제 레노버, MSI를 비롯해 GPD, 아야네오 등 수많은 소규모 업체에서 윈도우 기반의 휴대용 게이밍 PC를 출시하고 있다. 스타일 얘기를 계속하자면, 새로운 엘라이 X는 아날로그 스틱 주변과 뒷면 스트라이프에 RGB 조명을 유지한다.
핵심 디자인은 세밀한 부분까지 업그레이드됐다. 그립과 트리거를 더 편안하게 조정하는 등 인체공학적 설계가 전면 개편됐다. 새로운 메인보드 레이아웃은 상단에 있는 2개의 USB-C 포트와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의 위치가 변경되었음을 의미한다. 아날로그 스틱의 각도와 D패드 및 ABXY 버튼의 각도도 각각 편안함을 위해 조정됐다. 전체 유닛의 두께는 4.5mm 더 두껍고 무게는 70g 더 무거워졌다.
가장 큰 변화는 '물리적으로도' 배터리다. 일반적으로 휴대용 게임 PC의 배터리 성능은 고사양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특히 좋지 않은 편이지만, 많은 리뷰어와 사용자가 배터리 부문에서 엘라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에이수스는 용량을 40Wh에서 80Wh로 2배 늘렸는데, 이는 대부분 노트북보다 크다.
에이수스 측은 배터리 성능에 대한 추정치는 제공하지 않았지만, 기존 설계와 동일한 라이젠 Z1 익스트림(Extreme) APU(8코어, 16스레드, 24MB 캐시, 9~30와트 TDP)를 사용하면 다소 2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스팀 덱의 배터리는 53Wh이며(더 효율적인 맞춤형 운영체제를 사용한다는 이점도 있지만), 훨씬 더 큰 레노버 리전 고는 49.2Wh다.
또 다른 인상적인 개선 사항은 전체 길이의 2280 M.2 스토리지 드라이브를 설치할 수 있는 옵션이다. 최신 AAA 타이틀은 설치 용량 크기 때문에 PC 게이머에게 스토리지는 특히 중요한 부분이다. 물리적으로 더 큰 드라이브에 액세스할 수 있다는 것은 사용자가 이런 드라이브를 훨씬 더 쉽게 찾을 수 있고 가격도 더 저렴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전히 PCIe 4.0 드라이브(기본 제공 용량 1TB)이지만, 솔직히 5세대 드라이브의 장점은 게임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RAM 개선도 주목할 만하다. 이 APU 구성은 시스템과 게임 간에 공유되므로 훨씬 더 여유로운 24GB까지 향상되었을 뿐 아니라 DDR5 속도가 최대 7500Mhz까지 향상됐다. 2번째 USB-C 포트는 이제 외부 디스플레이와 eGPU 독을 위한 썬더볼트 4를 지원한다. 전용 커넥터가 있는 매우 비싼 XG 모바일 eGPU를 구입한 사용자에게는 유감을 표한다. 그렇지만 개방형 표준으로 나아가는 것은 분명 올바른 방향이다.
에이수스는 더 작고 효율적인 액티브 쿨링 시스템과 조금 더 유연하게 움직이는 새로운 아날로그 스틱을 포함해 나머지 부분도 재구성했다. 스틱 드리프트를 없애기 위해 홀 효과 스틱으로 교체하지는 않았지만, 에이수스 관계자는 애프터마켓 홀 효과 스틱을 사용할 수 있고 별도의 도터 보드를 사용하면 스팀 덱처럼 쉽게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홀 효과 스틱이 포함된 50달러 미만의 컨트롤러를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이런 기능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
초기 에이수스 아머리 크레이트(Asus Armoury Crate) 소프트웨어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윈도우 11과의 호환성이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이수스는 지난 1년 동안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작업을 해왔으며, 엘라이 X 출시 전에 중요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기존 하드웨어에도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많은 사람이 윈도우 기반 핸드헬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그 이유는 분명하지만, 에이수스가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수리 및 보증 측면에서 약간의 눈엣가시였던 오리지널 엘라이의 마이크로SD 카드 불량에 대해 물었다. 행사 담당자는 작년의 공식 성명을 언급하며 "노코멘트"라는 유감스러운 대답을 되풀이했다. 내부 구조가 새로워졌다는 것은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이 다른 물리적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의심되는 과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필자는 짧은 시간 동안 ROG 엘라이 X로 배틀토드 2020(Battletoads 2020) 속편을 플레이했다. 기존 엘라이와 비교했을 때 크기나 무게 면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기존 제품도 그립감이 괜찮은 편이었다. 화면이 더 컸다면 좋았겠지만, 엘라이의 7인치, 120Hz 주사율의 풀 HD LCD 패널은 이미 현존하는 제품 중 가장 좋은 패널이다. 훨씬 더 나은 배터리 성능, 더 많은 RAM, 애프터마켓 업그레이드 옵션을 갖춘 엘라이 X는 가격을 제외하면 여러 측면에서 우수한 기기다.
ROG 엘라이 X의 권장소비자가격은 미국 기준 799달러(약 110만 원)로 책정됐다. 기존 제품에 대한 업그레이드로 꽤 괜찮은 가격이라고 할 수 있지만, 1TB SSD가 탑재된 OLED 버전의 스팀 덱이 649달러(약 89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비싸다. 출시일은 7월 말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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