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스택 지지자들은 오픈스택을 클라우드의 리눅스, 즉 공용 또는 사설 클라우드를 위한 오픈 소스 운영 체제로 지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두 프로젝트 사이에는 한 가지 큰 차이점이 있다. 거침없는 언변으로 유명한 리눅스 세계의 리더인 리누스 토발즈와 같은 인물이 오픈스택에는 없다는 점이다.
토발즈는 여러 측면에서 리눅스의 상징이다. 현재 오픈스택에는 그와 같은 구심점이 없다. 관건은 과연 오픈스택에 그와 같은 인물이 필요한가이다. 필요하다는 사람도 있다. 토발즈는 리눅스의 핵심 인물인 만큼 리눅스의 진행 방향, 포함될 것들과 배제될 것들을 관리 감독하며 거리낌없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다. 내적으로는 리눅스 프로젝트에 대한 지침을 제시하고 외적으로는 떠들썩한 응원단 역할도 한다.
반면 오픈스택에는 토발즈와 같은 사람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픈스택 프로젝트에서 회원에 대한 평가는 전적으로 프로젝트에 대한 코드 기여도에 따라 이루어진다. 오픈스택은 프로젝트의 목표가 기업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최근 랙스페이스(Rackspace)가 프로젝트에 대한 공식적 통제권을 오픈스택 재단에 양도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오픈스택에 토발즈와 같은 인물이 있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프로젝트에 대해 권위 있는 목소리를 낼 것이다. 오픈스택의 미래 비전은 무엇인지, 누가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무엇을 프로젝트에 포함시킬지, 그리고 프로젝트가 현재 어느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니다(no)'라고 말하는 것이다. 오픈스택이 탄력을 받을수록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이를 이용하려 들고 사실과 다르게 스스로를 오픈스택으로 포장하려 할 게 뻔하다. 오픈스택의 토발즈라면 명확한 규칙으로 이를 통제하려 노력할 것이다.
예를 들어 VM웨어가 오픈스택의 회원사 등록을 신청했을 때 재단 이사회에서는 VM웨어의 참여를 허용해야 할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고 결국 받아들이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만일 오픈스택 프로젝트에 한 명의 구심점이 있다면 이러한 사안에 대해 몇 시간 동안 논쟁을 벌이고 프로젝트 내부에 분열의 단초를 만들 필요 없이 훨씬 더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픈스택 진영의 리누스 토발즈가 될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조나단 브라이스
지금 오픈스택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얼굴이 있다면 바로 브라이스다. 과거 랙스페이스 오픈스택 팀에서 일했던 그는 현재 오픈스택 재단에서 오픈스택 프로젝트의 미래에 대한 전반적인 의사 결정을 조율하는 이사로 활동 중이다. 브라이스는 오픈스택 프로젝트의 주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확고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최근 오픈스택 서밋에서 사회자를 맡았고 개회 기조 연설도 했다. 오른팔인 오픈스택 COO 마크 콜리어와 함께 이 프로젝트 운영의 일반적인 부분을 거의 다 책임지고 있다.
브라이스에게는 오픈스택의 토발즈라고 할 정도의 도발성은 없어 보인다. 브라이스는 시끄러운 논쟁을 일삼기보다는 융화적인 성격에 가깝다. 그러나 오픈스택의 토발즈라고 해서 리누스 토발즈와 똑 같은 스타일을 가지란 법은 없다.
크리스 켐프
오픈스택 프로젝트의 공동 창시자 중 한 명인 켐프는 오픈스택의 두뇌로 잘 알려져 있다. NASA CTO를 지낼 때 오픈스택을 구성하는 코어 연산 엔진인 노바(Nova) 개발팀을 이끌기도 했다. 최근 오픈스택 서밋의 기조 연설에서 오픈스택 프로젝트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켐프는 오픈스택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 직접 설립한 기업인 네뷸라(Nebula) 역시 오픈스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조슈아 맥켄티
오픈스택 프로젝트의 또 다른 공동 창시자인 NASA 출신의 맥켄티는 오픈스택을 중심으로 형성된 초기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그가 설립한 피스톤 클라우드 컴퓨팅(Piston Cloud Computing)은 오픈스택 프로젝트의 소스 코드를 기반으로 기업용 버전을 만들고 있다. 맥켄티는 직설적이며 오픈스택 프로젝트와 관련되거나 일반적인 기술 산업에 대한 논의에서 의견을 제시하기를 좋아한다. 저돌적인 성격이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를 즐긴다. 적어도 성격과 스타일 측면에서는 현재 오픈스택 진영에서 토발즈와 가장 가까운 인물이다.
알랜 클락 혹은 류 터커
새로 구성된 오픈스택 재단의 회장과 부회장으로 선출된 두 명도 오픈스택 프로젝트의 리더로 부상하고 있다. 클라크는 수세(SUSE)의 오픈 소스 담당 이사이며 터커는 시스코의 클라우드 담당 부사장겸 CTO다. 과거에는 썬과 세일즈포스닷컴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클라크와 터커는 오픈스택 프로젝트에 안정과 경험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두 명 모두 논쟁과는 거리가 있는 지적인 사색가에 가까우며 프로젝트를 위한 최선의 이익을 무엇보다 중시하고 프로젝트와 주요 후원사 및 파트너 간의 연결고리 역할도 한다.
오픈스택 재단
물론 한 명의 개인이 아니라 24명으로 구성된 재단 회원 집단이지만 여러 측면에서 재단 설립은 오픈스택 프로젝트의 목소리를 일원화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런데 24명으로 구성된 집단이 과연 오픈스택의 토발즈가 될 수 있을까. VM웨어의 참여 여부에 대한 논쟁에서 드러났듯이 이 집단 내에서 조차 분열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단이 프로젝트를 위한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는 상당히 어렵다. 재단의 목소리란 이 그룹의 다수가 동의하는 대략적인 의견일 가능성이 더 크다.
아무도 필요 없다
오픈스택에 토발즈가 없는 것은 오픈스택 내부적으로 작용하는 힘이 그것을 원치 않기 때문일 수 있다. 오픈스택은 커뮤니티에 기여만 한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다. 오픈스택에 토발즈와 같이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는 사람이 있다면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 오픈스택의 중심은 한 사람이 아니라 프로젝트 자체인데 리누스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러한 중심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edito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