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 웨어러블컴퓨팅

더딘 스마트폰 혁신, 이제는 ‘웨어러블과 사물 인터넷의 허브로’

Matt Hamblen | Computerworld 2014.03.27
지난 해 새로 출시된 스마트폰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측면 모두에서 혁신이 느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IDC는 지난 주 발표한 2018년까지의 스마트폰 시장 5개년 전망에서 "스마트폰의 혁신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심지어는 정체 상태에까지 도달했다. 실제 2013년 출시된 새 스마트폰 중 상당수는 특정 기능과 성능을 약간 개선한 정도에 그쳐, 그 가치가 계속 지속될지 의문을 남겼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혁신 속도가 떨어지면서, 앞으로 스마트폰은 새롭게 부상하는 기술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주로 블루투스로 연결). 새로운 기술이란 스마트워치를 필두로 한 웨어러블 기기, 연결이 되었을 때 사물의 인터넷을 구성하는 가전, 차량, 기타 다른 제품들에 사용되는 기기들을 일컫는다.

이렇게 스마트폰 혁신이 더뎌지고 있지만, 스마트폰 업체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대형 행사에서 자사 스마트폰의 신기능을 홍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이들은 대형 행사에서 새 기능을 과장해 강조하며 신제품을 공개한다. 예를 들어, 삼성은 2월 말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의 오케스트라까지 동원한 무대에서 갤럭시 S5(Galaxy S5)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이 날 행사에는 수천 명이 참석했으며, 삼성은 4월 11일 갤럭시 S5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HTC는 25일 원(One) M8 출시를 앞두고 온라인 비디오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지난 해 HTC 원보다 커진) 5인치 풀 HD 스크린, 더 나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2개의 후면 카메라, 속도를 높이기 위해 스냅드래곤 801 프로세서와 3GB 메모리를 채택했다고 광고를 하며 스마트폰 판촉에 공을 들였다.

출시를 하루 앞둔 상태에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HTC가 갤럭시 S5보다 빠른 이번 주 HTC 원 M8을 출시하지만,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을 만큼 큰 성능 개선을 달성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알맹이는 대체 어디 있는가?"라고 묻는 애널리스트들도 많다.

다른 기기의 혁신을 위한 중심이 되야
IDC는 업체들이 이제 스마트폰을 '다른 기기의 혁신을 위한 중심'으로 포지셔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스마트폰이 혁신의 중심이 될 필요는 없다는 의미이다. 이때 스마트폰은 보안 시스템을 비롯해 가전, 기타 제품과 서비스를 위한 '리모트 컨트롤' 역할을 하게 된다. IDC 보고서는 "이는 더 큰 혁신이 시작되는 출발점에 불과하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이번 IDC 보고서의 저자 중 한 명인 라몬 라마스는 24일 인터뷰에서 혁신 속도 저하가 스마트폰 운영 시스템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폰 5s는 64비트 프로세서와 iOS 7을 장착하고 있다. 새 엔진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애플이 앞서 공개한 페이스타임이나 시리에 필적할만한 새 기능이 있는가? 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마스는 "갤럭시 S5를 살펴볼 수 있었다. 삼성은 방수 기능이 추가됐다면서 살펴보라고 했다. 삼성이 과대 선전한 기능 중 하나이다. 그렇다. 눈에 확 띄는 기능이 아닌 방수 기능이다"고 덧붙였다.

라마스는 지난 해 출시되었던 갤럭시 S4의 혁신 기능 중 일부 역시 실망스러웠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에 이미지를 합성하는 기능, 눈으로 웹 페이지를 스크롤 하는 기능, 동영상 시청 중 고개를 돌리면 재생이 멈추는 기능 등이다.

그는 "시장 수요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종류의 기능들이 아니었다. 나 역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기능들이다. 고개를 돌리면 비디오 재생이 멈춘다. 그냥 정지 버튼을 누르는 게 낫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칸타 월드패널(Kantar WorldPanel)의 애널리스트 캐롤리나 밀라네시 또한 지난 해 스마트폰의 혁신 속도가 감소했다고 동의했다. 그러나 "혁명적인 혁신이 아닌 점진적인 혁신이 이뤄졌다고 보는 게 맞다. 기존 제품을 혁신한 사례는 많다. 이는 2013년 미국 스마트폰 시장처럼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지난해 기존에 사용하던 기기를 교체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통신 사업자는 2년에 한 번은 스마트폰을 교체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새 스마트폰에 혁신적인 기능과 성능이 채택되어 있지 않더라도 때가 되면 스마트폰을 교체한다. 이런 점진적인 혁신으로도 고객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기는 하지만, 통신 서비스와 하드웨어의 가격 체계 변동 때문에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고객도 있다. 새 아이폰 5s 구입과 갤럭시 S5 선주문을 위해 줄을 선 고객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T-모바일(T-Mobile)은 지난 해 다른 무선 통신 사업자에 앞서 고객들이 새 스마트폰을 월 할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통신사의 기기 보조금을 받기 위해 약정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방식이다. 또 주요 통신 사업자 모두가 새 스마트폰을 단기간 할인 판매하거나 교환 판매하면서 데이터 공유 요금을 할인해줬다.

스마트폰 혁신이 더뎌지면서, 통신 사업자들은 여러 다른 요소들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리고 이런 부분들이 제조업체가 인정하고 싶어하는 정도보다 더 크게 시장을 좌지우지한다.

라마는 "미국에서는 판매되는 휴대폰의 대다수를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이에 모든 스마트폰들이 모두 비슷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T&T가 1세대 아이폰을 독점 판매했을 때와 비교하면) 특정 통신 사업자가 특정 스마트폰을 독점 판매하는 사례가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새로 출시된 기기 모두를 면밀히 조사해 '큰 혁신'이 채택된 기기와 그렇지 않은 기기를 구분하게 될 것이다. 통신 사업자의 '진열대'에는 공간이 많고, 이들은 '승자'를 선택하고 싶어한다.

라마는 "통신 사업자는 기기 보조금을 분담할 기기와 그렇지 않은 기기를 더 까다롭게 고르고 있다. 제조업체는 이런 동향을 인식해 통신 사업자와 발걸음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해도 품질이 가장 좋은 스마트폰들이 고객들이 선호하는 2년 약정 기준, 200 달러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는 대다수 통신 사업자가 갤럭시 S5에 책정한 가격이다.

그러나 라마스는 모토 G(Moto G)의 가격이 2년 약정 기준, 179달러가 일반적이라는 사실에 고무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양이 높고, 튼튼하며, 장점이 확실한 스마트폰"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통신 사업자들이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상대로 권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애플과 삼성 같은 대형 브랜드들은 계속, 어쩌면 더 큰 발전을 중시할 전망이다.

라마스는 "모든 사람이 모두 같아 보이는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자. 브랜드의 책임은 얼마나 될까?"라고 반문했다. 그리고 "삼성이 그간 거쳐온 마케팅 프로파간다를 돌아보기 바란다. 나는 경쟁을 원한다. 업체들이 서로를 자극하기 바란다"고 대답했다.

HTC의 매출 및 이익 감소는 인상적인 스타일로 평판이 좋은 기기보다는 HTC라는 회사 탓이었다. HTC 원에서 간과된 특징 중 하나는 전면에 배치된 스피커였다. 이는 다른 기기들처럼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볼 때 소리를 더 정확히 듣기 위해 기기를 뒤집을 필요가 없는 디자인적 기능이었다.

그러나 이 한 가지 기능을 위해 HTC 원을 구입할 사람은 없다. 이는 혁신 속도의 감소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설명한다.

대형 기업에 더욱 유리해질 것
무어 인사이트 앤 스트래티지(Moor Insight & Strategy)의 애널리스트 패트릭 무어헤드는 스마트폰을 완벽하게 만들 혁신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음성 명령 소프트웨어,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더 큰 화면으로 보내주는 기능 등이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 어느 회사도 믿고 쓸만한 음성 명령 기능을 구현하지 못한 상태이다. 시리와 구글 보이스의 기능이 개선되고 있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여러 명령을 내릴 때, 믿고 쓸 수 있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스마트폰 콘텐츠를 무선으로 HDTV나 PC로 연결하는 기능도 아직까지 까다롭고, 믿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2014년 초에 발생한 스마트폰 혁신 지형은 과거 데스크톱 컴퓨터, 다른 많은 전자 제품의 혁신 지형과 동일하다.

제이골드 어소시에이츠(J. Gold Associates)의 애널리스트 잭 골드는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에서는 경쟁자들이 만들 수 없거나, 빨리 복제를 할 수 없도록 만드는 '큰 혁신'을 달성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 이는 HTC는 물론 애플, 삼성 모두에 적용되는 법칙이다"고 말했다.

골드는 경제적 혁신 주기는 혁신 곡선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혁신 곡선에 사로 잡혔을 경우, 이를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신이 속한 생태계 전체를 버리거나, 일정 부분 고객을 화나게 하지 않고서는 이를 벗어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사물의 인터넷과 웨어러블로의 이동은 이런 혁신 곡선이 초래하는 제약을 없애는 데 '일정 수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시장은 정체기나 성숙기에 도달한 시장이 아니다. 현재 많은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시장이다. 웨어러블은 혁신 곡선에서 앞 자리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누가 이 새로운 시장의 승자가 될까? 골드는 "실패작, 잘 되어도 범작에 그칠 수 있는 기기를 계속 시장에서 판매하며 실험을 해볼 수 있는 대형 업체만이 승자가 될 것이다. 이들은 성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 시도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재빨리 성과를 일궈내야 하는 신생 기업은 이런 노력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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