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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윈도우 인터페이스 변경은 이제 그만

Steven J. Vaughan-Nichols | Computerworld 2021.01.13
필자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새로운 운영체제와 데스크톱 인터페이스를 원하는 대로 골라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IBM 3270, CP/M-80부터 윈도우 1~10까지 오랜 세월 새 운영체제 사용법을 익히며 지치기도 했다. 그래서 윈도우 10의 데스크톱 인터페이스가 2021년 썬 벨리 업데이트에서 완전히 새롭게 바뀔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매우 당혹스러웠다. 새로운 인터페이스라니. 이제는 멈춰야 한다.
 
윈도우 10 20h2 2004 시작 메뉴 ⓒ Microsoft

필자는 대부분이 텍스트 인터페이스였던 시절 윈도우 1.0 등장과 함께 마우스를 사용하는 방법을 처음 배웠다. 이후에는 버전마다 새로운 배움의 연속이었다. 윈도우 2.0에서는 평면의 2차원 인터페이스, 윈도우 3과 OS/2에서는 프레젠테이션 매니저, 이어진 윈도우 익스피어리언스와 비스타 에어로는 문자 그대로 고난이었다. 윈도우 7 에어로는 만족스러웠지만 윈도우 8의 메트로에서 다시 고통받았다. 마지막으로 윈도우 10의 간소화된 메트로 인터페이스는 최근 플루언트로 바뀌었다. 그런데 또 완전히 새로운 윈도우 인터페이스라니.

필자는 아미가 워크벤치(Amiga Workbench)부터 조린(Zorin)까지 여러 인터페이스를 다뤄봤다. 그때마다 같은 작업을 처리하는 새로운 방식을 끊임없이 배워야 했다. 이는 필자뿐 아니라 거의 모든 사용자가 겪은 것이었다.

만약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래? 기존의 경험이 좋았다면 돌아가지"라고 하거나 "윈도우 10을 윈도우 7처럼 만들기 위해 오픈 셸을 사용하는 이가 많으니, 윈도우 10용 에어로를 만들게"라고 하면 필자는 정말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당연히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기능적으로는 기존의 운영체제와 같지만 모양만 새로운 것에 직면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윈도우 10에서 선보인 다양한 신기능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기능은 윈도우 XP가 처음 나왔던 2001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만의 사례가 아니다. 리눅스 세계에서 필자가 대부분의 시간을 쓰는 것도 비슷하다. 단, 리눅스 세계의 인터페이스 변경은 더 합리적인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저전력 하드웨어는 GNOME이나 KED 플라즈마보다는 LXDE, Xfce 등에서 더 잘 작동한다.

결국 사람들 대부분은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그리 반기지 않는다. 필자는 그렇지 않지만 예외적인 경우이고 그마저도 이제는 지쳐간다. 일반적으로는 그냥 데스크톱에 앉아 아무런 혼란이나 불편함 없이 그냥 일을 끝마치기를 원한다. 그렇다면 윈도우 10 21H2 '썬 밸리' 업데이트가 나왔을 때 윈도우로 작업하는 새로운 방식을 배워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이런 변화와 학습을 기꺼이 반기게 될까? 필자는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필자 역시 개선을 위한 변화를 환영한다. 그러나 변화를 위한 변화는 단호히 반대한다. 윈도우 10의 새 인터페이스로 할 수 있는 작업 중 크게 의미 있는 것은 있으리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결국 필자가 그리고 아마도 우리 대다수가 원하는 것은 간단하다. 버그 투성이의 형편없는 윈도우 업데이트가 아니어야 하고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 이미 실질적인 업데이트가 1년 1회로 줄었는데 그마저도 인터페이스를 바꾸는 것으로 채우려 한다니.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장 멈춰야 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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