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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맥의 미래는 밝지만 과거의 아픔을 잊지 말 것”

Jason Snell | Macworld 2022.04.15
1993년 잡지사인 맥유저(MacUser)에서 근무를 시작했을 때, 필자는 회색 칸막이가 처진 좁은 방에 배정됐다. 방 안에는 구형 맥 IICi(Mac IICi)가 구비돼 있었다.
 
ⓒ Getty Images Bank

지난 몇 년 동안, 필자는 구형 맥 모델을 몇 대 구입했다. 지금도 필자의 주변 1.5미터 이내에 작동 중인 G4 큐브(G4 Cube)와 G4 아이맥(G4 iMac), 맥 플러스(Mac Plus), 파워북 170(PowerBook 170), 심지어 파워 컴퓨팅 맥 클론도 있다.

구형 PC를 사용하면 마치 옛날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드는 것처럼, 현재의 맥 또한 사용자가 현재 가진 것들에 더욱 감사함을 느끼게 해준다. 사용자는 보통 좋은 시절을 기억하고 안 좋은 날들은 잊어버린다. 필자는 최근 SCSI 드라이브 부팅 방법을 파악해야 했던 사람으로서, SCSI 드라이브 성능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핫 플러깅

10여 년 전, 필자는 지인으로부터 구형 SCSI 드라이브를 가지고 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SCSI는 고속 주변장치 연결 표준으로, 출시 이후 10년 동안 하드 드라이브뿐만 아니라 스캐너와 모든 종류의 고급 하드웨어에 사용됐다. 당시 필자는 집 주변에 놓인 구형 맥 플러스에 연결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SCSI 드라이브를 흔쾌히 받았다. 필자에게 SCSI 드라이브를 준 지인은 더 이상 SCSI 포트가 있는 맥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혹여 필자가 SCSI 드라이브에서 파일을 발견하면 자신에게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우연히 그때 받은 SCSI 드라이브를 발견하고 나서부터 필자는 몇 대의 구형 맥을 실행하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실 이 SCSI 드라이브를 어떤 장치에도 연결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SCSI 드라이브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때 필자는 SCSI 드라이브에 대해 공포를 느꼈다. 또한, 1998년 아이맥에 USB가 처음 도입됐을 때 다시는 SCSI 드라이브를 볼 일이 없다는 생각에 기뻐해야 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오늘날 사용자가 맥에 하드 드라이브 및 기타 주변 기기를 연결하는 방법을 생각해보기 바란다. 유선이라면 USB이나 USB-C, 썬더볼트, 혹은 라이트닝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케이블을 맥에 연결하면 이들을 모두 꽂을 수 있다. 작업을 완료하면, 커넥터를 빼고 플러그를 뽑기만 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핫 플러깅(Hot plugging)’으로, SCSI 시대에는 거의 허용되지 않았다. 당시 SCSI 하드 드라이브를 맥에 연결하려면 맥을 완전히 종료한 다음 드라이브를 연결하고, 전원을 켜서 맥을 다시 부팅해야 했다. 연결을 끊을 때도 드라이브를 종료하고 전원을 꺼야 했다. 다른 방법을 사용할 경우 시스템이 죽거나 SCSI 드라이브의 데이터가 파괴될 위험이 있었다.

핫 플러깅은 SCSI만 지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는 맥을 종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어떤 장치도 플러그를 꽂거나 뽑지 말아야 했다. 특히, 키보드와 마우스의 ADB(Apple Desktop Bus) 포트처럼 전원이 공급되는 경우에는 더욱 그랬다. 여기서 한 가지 고백할 것이 있다면, 사실 필자는 항상 ADB 장치를 핫 플러깅했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그 과정에서 맥이나 키보드가 죽지는 않았다.

SCSI는 더 안 좋았다. SCSI는 USB나 썬더볼트와 마찬가지로 장치를 데이지 체인 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각 장치마다 고유 ID가 필요했다. 하지만 SCSI는 장치별 고유 ID를 할당하지 않는다. 대신 SCSI 장치의 후면에는 SCSI ID를 설정할 수 있는 매우 작은 휠 또는 클릭 위젯이 있어 SCSI 체인의 다른 ID와 충돌할 일은 없었다. 물론 SCSI ID 변경은 모든 전원을 끈 상태에서 수행돼야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체인이 완료됐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SCSI 체인의 마지막 항목을 종료해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마지막 SCSI 포트에 플라스틱 블록을 삽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맥이 계속 작동할지 안 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런 SCSI에 비하면 USB와 썬더볼트는 매우 훌륭하다. 다만, 이들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구형 맥 모델은 연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현재의 맥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 다시 한번 감사해야 한다. 맥에는 흔히 알려진 것처럼, 처음부터 직렬 포트가 있었다. 하지만 이 직렬 포트로는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없었으며, 맥이 자체 이더넷 포트를 탑재하는 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전 맥은 확장 카드나 후면의 포트에 부착된 작은 상자를 통해 네트워크에 연결됐다.

필자가 처음으로 맥을 네트워크에 연결한 것은 전화선과 작은 플라스틱 어댑터 박스를 사용해 대학 신문사 사무실에 설치했을 때였다.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원시적인 방식이지만, 특정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파일을 전송할 수 있었고, 프린터에 연결된 맥에 파일을 전송하지 않고도 공유 프린터로 인쇄가 가능했다.

웹의 발전은 구형 브라우저가 특정 프록시 서버를 사용하지 않고는 최신 웹을 탐색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반면, 가장 최신 버전의 맥OS는 고전적인 AFP 파일 공유 시스템을 지원하지 않는다. 만약 구형 맥에 이더넷 포트가 있다면, 사용자는 파일을 전송하기 위해 로컬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맥 노트북은 이더넷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와이파이 연결이 생각보다 좋지는 않다. 와이파이 표준의 발전으로 가장 오래된 버전의 와이파이는 더 이상 대부분 현대 기지국에서 지원되지 않는다. 파워 맥(Power Mac) G4의 에어포트 카드는 사용자의 로컬 와이파이 네트워크 이름은 볼 수 있지만 연결은 안 된다. 너무 오래됐기 때문이다. 필자는 오늘날의 맥 노트북이 10년 또는 20년 안에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것이 더 어려워질까 봐 걱정된다.

필자는 몇 년 동안 애플의 디스플레이 포트 선택과 관련해 의견을 공유할 기회가 없었지만, 애플이 깨달음을 제대로 얻지 못한 부분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노트북 모델은 이색적인 HDMI 및 디스플레이 포트 연결 표준을 사용하며, 어떤 형태의 썬더볼트가 어떤 종류의 디스플레이를 구동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항상 제기되고 있다. 애플이 매년 새로운 비표준 디스플레이 포맷을 발명하는 것처럼 보였던 옛날보다는 나아졌지만, 큰 차이는 없다.

구형 맥을 사용하다 보면 결국 현재 애플이 선택한 기술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24인치 아이맥의 탈부착 가능한 자기 전원 케이블이 훨씬 더 얇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2040년에 아이맥 중 하나를 부팅하려면 비표준 전원 케이블을 공수해야 하는 절망스러운 상황이 벌써부터 연상된다.

물론 예상치 못한 기쁨도 있다. 지난 10년 간의 강력하고 컴팩트한 저전력 기술은 몇 가지 놀라운 방법으로 구형 PC를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쉽게 되살릴 수 있다. 필자는 플로피 EMU(Floppy EMU)라는 장치를 사용해 아내가 대학 다닐 때 나온 맥인 맥 512를 맥 플러스로 무난하게 업그레이드했다.

플로피 EMU는 구형 맥의 플로피 드라이브 포트에 연결된 플로피 드라이브나 초기 애플 하드 드라이브를 에뮬레이션하는 작은 PC이다. 플로피 EMU는 작은 화면과 제어 버튼, SD 카드 슬롯을 탑재했다. 구형 맥 디스크 이미지 파일을 SD 카드에 로드하고 플로피 EMU를 구형 맥에 넣은 다음, 맥 전원을 켜고 장치의 단추와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삽입할 디스크 이미지 파일을 선택하면 된다. 맥 플러스가 실행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마이크로 SD 카드에 장착할 수 있다.

SCSI에도 동일한 기능을 하는 것이 있다. 하지만 SCSI가 무엇인지를 기억한다면, SCSI 종료와 관련한 충돌로 인해 블루SCSI(BlueSCSI)가 모든 구형 맥 모델과 호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Tags 애플 SC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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