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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신제품 발표가 중요한 이유…‘애플, 그리고 MS의 귀환'

Rob Enderle | CIO 2015.10.12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95 출시 시연회는 예술에 가까웠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필자로서는 그로부터 이어진 신제품 출시 발표회를 공격적으로 풀어나간 점이 내내 안타까웠다. 아주 대조적으로 스티브 잡스는 애플에서 무엇이 신제품 출시 발표의 정석인지를 보여줬다. 단지 프레젠테이션뿐이 아니라 제품 포장 또한 중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 패키징 담당 직원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잘못 판단한 것들을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한 것도 악재였다. 그러나 시스템 상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지적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아이팟 제품 포장을 디자인했다면"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

그러나 지난 주 마이크로소프트의 신제품 발표회는 마침내 제대로 적중한 기획이었으며, 여기서 공개된 신제품 서피스북의 높은 활용도 또한 주목 받았다. 이런 과정은 공유되어야 할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신제품 발표회에 서툰 유일한 기업인 것도 아니며, 많은 기업이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업체들은 종종 신제품 발표회를 의무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자들을 불러모아야 하고 사용자들이 새로 내놓은 제품에 열광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망각했다. 즉, 다시는 볼 일이 없는 경영진들이 등장해 슬라이드를 읽거나 문제 있는 자막이 있는 쇼케이스였다.

최신 개봉작 스티브 잡스 영화에서 잡스라는 인물은 오케스트라 연주에 대해 언급한다. 필자는 이 대사의 함의를 읽었다. 젊은 날의 잡스는 맨발로 인도 전역을 여행하고 전도사나 수도승에 매혹됐다. 이런 사람들은 오랫동안 대규모의 군중을 사로잡는 법을 알고 있다. 이 곳은 매우 가난한 나라였음에도 이들 연설가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아 기꺼이 돈을 기부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 이들 ‘전도사’들에게 돈을 기부했고, 이 전도사들이 그 돈으로 호화로운 차나 집을 사도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

잡스는 여기에서 훌륭한 무대체질인 사람이라면, 관중들 사이에 ‘신도’들을 심어놓는다면, 라스베가스나 브로드웨이의 무대에서처럼 훌륭하게 극을 수행한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많은 제품을 팔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반드시 제품력이 좋아야 할 필요는 없다. 잡스가 맨 처음 애플에 들어왔을 때 만든 제품들을 기억해보라. 그럼에도 애플은 꾸준히 제품을 사 주는 사용자층을 만들었고 주가는 상승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도 윈도우 95 출시 때 이런 발표회를 펼쳐보였다. AMD 역시 어느 해던가 대규모의 훌륭한 신제품 출시 발표회를 했고 결과도 좋았으나 그 한 번뿐이었다.

성공적인 서피스 발표회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의 뉴욕 발표회는 흠잡을 데 없었다. 가장 훌륭한 부분은 루미아 폰, 홀로렌즈 엑스레이, 서피스 북이 등장했을 때였다. 특히 루미아 폰을 시연한 직원은 너무나 훌륭했다. 발표자들은 모두 능숙했고, 청중들은 서서히 서피스, 엑스박스, 마이크로소프트 밴드의 팬이 되어 가고 있었다.

현장의 열기가 고조되면서 제품들은 단언컨대 마이크로소프트가 하드웨어 시장에 지금까지 내놓은 그 어떤 제품보다 훌륭했으며, 모든 구성 요소가 빼어났다. 이전까지 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 공개에 대해 어느 정도 포기한 상태였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필자를 놀래킨 동시에 올바른 제품 출시 발표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줬다.

훌륭한 신제품 발표회로 재기를 알린 MS
CES같은 대규모 IT 행사와 새로운 자동차 공개 행사와의 차이점은 극명하다. 자동차 쇼는 무대가 있고 자동차가 전문가들에 의해 가능한 한 가장 아름답게 보이도록 전시된다. IT 행사에서 관객들은 지나치게 많은 제품들의 사양을 읽어가는 것이 전부이며, 유일한 궁금증은 옆자리 사람이 코를 골다가 의자에서 떨어질 것인지, 혹은 무대 위에 올라와 있는 저 진행자가 과연 예전에 한 번이라도 원고를 읽어보기는 했을지일 뿐이다.

모든 제품 발표회는 관객들이 제품에 대해 만족하고 기대하는 마음을 품고 돌아갈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돼야 한다. 이 관객들은 신제품 생존 테스트의 대상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스티브 잡스는 이 부분을 정확히 파악한 인물이며, 이제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이 점을 깨닫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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