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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영혼’을 잃은 구글 피드

JR Raphael | Computerworld 2017.10.16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드로이드 홈 화면의 맨 왼쪽이나 구글 모바일 앱 내부에 있는 구글 피드(Google feed)는 독창적인 구경거리였다.

버지(The Verge)는 이를 두고 “검색의 예측 가능한 미래”라면서, “구글의 전혀 다른 부분들이 마침내 하나로 응집된 방식으로 동작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타임(Time)은 “이 서비스는 사용자들이 검색하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며, 이 정보들은 매우 정교하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필자 역시 이것을 “안드로이드의 새로운 비밀병기”로 평가하면서, “디바이스가 우리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자체를 확장시킨 것처럼 느끼게 한 자연스러운 진보”라고 했다.

한 마디로,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서비스였다.

과거 구글 나우(Google Now)라고도 불린 구글 피드는 지는 몇 년간 구글이 우리의 삶과 세계에 대한 수 없이 많은 정보를 환상적인 방법으로 제공했다. 손가락으로 한 번 터치해서 피드를 한눈에 볼 수 있고, 특정 시점에 사용자와 가장 관련성이 높은 모든 유용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었다.

2014년 등장한 구글 나우

구글은 이메일, 캘린더, 검색 기록, 위치 데이터 등을 정보 조각들을 한 데 모아서 강력한 맞춤형 데이터 칵테일을 만들어내고, 다른 업체는 따라 할 수 없을 수준의 예측 가능한 도우미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다음 일정으로 이동할 때 필요한 정보를 구글 캘린더와 사용자의 위치 데이터, 그리고 지도에서의 교통 상황을 반영해 보여준다.

컴퓨터에서 검색했던 비행기에 대한 최신 정보, 혹은 몇 달 전에 예약한 항공권에 대한 정보가 지메일 받은 편지함 속 예약 확인 이메일 덕분에 제공된다. 현재 위치 근처에 있는 식당 정보 혹은 보통 특정한 날 특정한 시간에 방문하는 장소까지 걸리는 시간 등도 확인할 수 있다. 구글 피드에서 제공되는 이런 정보의 목록은 끝도 없다.

초창기 구글 나우의 실용적이고 예측된 정보가 포함된 카드 정보

지금은 어떤가? 이런 서비스의 중심에 있는 구글 피드는 뉴스로 가득하다. 피드를 열면 카드로 표시되는 뉴스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뉴스들은 사용자가 과거 검색했던 것과 설정에 따라서 사용자 관심에 맞는 개인화된 것들이다. 하지만 다시 말해 뉴스 제목을 계속 스크롤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간일 뿐이다.

구글 나우와 구글 피드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 즉, 구글의 개인화된 실시간 데이터에 기반한 정교한 예측 정보들은 많은 사람들이 있는지조차 모르게끔 보조 패널에 위치했다. 전면이나 중앙에 위치하고 서비스의 존재 이유 중 일부가 되는 대신, 이 예측 카드들의 현재 지위는 어색한 추가 요소처럼 보인다. 하나의 단순한 변화가 앱의 근본을 흔들어 놓고 있다.

그리고 변경된 모습도 일관성이 없다. 구글 앱에서 예측 카드들은 하단의 상형 문자를 통해서 접근할 수 있다. 아래 캡처 이미지에서 어떤 아이콘인지 알 수 있겠는가?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같은 애매한 아이콘이 화면의 오른쪽 위에 위치하고 있다.

 구글 앱에서의 구글 피드(왼쪽)과 홈 화면에서의 구글 피드(오른쪽)

여기서부터 혼란은 더욱 심해진다. 홈 화면 기반 피드에서 이 예측 정보 아이콘을 탭하면 갑자기 구글 앱의 인터페이스와 유사한 것으로 변경된다. 모든 아이콘이 화면 아래로 이동하는 것이다.

구글 피드의 일관성 없는 인터페이스는 사용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두통이 오는 것 같나? 필자도 마찬가지다.

인터페이스는 이상하지만, 구글이 구글 피드를 변경하려는 이유가 논리적으로 납득 안되는 것은 아니다. 필자의 동료는 구글 피드가 변경된 이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글 앱을 열어야 할 이유가 적어지고 있다.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및 다른 서비스가 내놓는 전용 앱들이 우리의 주목을 끌면서, 우리는 검색 창에서 검색을 시작해야 할 이유가 적어졌다. 더 최근에는 시리와 알렉사, 코타나가 디바이스에 등장하면서, 구글을 피해 음성으로 검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정적으로 구글은 여전히 검색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데, 이런 트렌드는 우려스럽다.

다른 말로 하면, 구글은 우리의 시선을 끌기 위한 경쟁에서 경쟁 서비스를 쫓으면서 점점 더 복잡해지는 디지털 삶 속에서 ‘시작 점’으로 남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리고 분명 표면상으로는 이런 노력들이 말은 된다. 하지만 다른 업체들이 하는 것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독자적인 강점을 무시하는 것은 과연 성공할까?

무엇보다도 한때 전면으로 내세웠던 예측 정보 요소를 뒤로 숨긴 것은 서비스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것이다. 실용적인 목적에서 더이상 구글 피드는 생산성 중심의 예측 정보 제공 서비스가 아니다. 몇몇 장점이 더해진 단순 뉴스 보기 서비스에 불과하다. 영혼을 잃은 것과 같다. 어떤 서비스가 되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5년 전 구글 나우는 마치 미래처럼 느껴졌다. 현재의 구글 피드는 마치 ‘과거’ 같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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