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 안드로이드

"한때는 잘 나갔지만"...소리 없이 사라진 비운의 안드로이드 기능 13가지

JR Raphael | Computerworld 2017.12.07
새 안드로이드 버전이 나올 때마다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사용자들은 묻는다. 이번 버전에서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고 사용자에게 실망만 안긴 후 완전히 버려질, 혹은 조용히 잊힐 기능은 무엇일까?

실제로 안드로이드의 과거를 되돌아보면, 처음에는 마치 온 세상을 뒤흔들 것 같았던 기능 중 상당수가 뚜껑을 열고 나면 그 명성에 미치지 못해 잊혀지거나 열기가 식은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일부는 아직 소프트웨어에 남아 있지만, 한동안 사용되지 않고 외면받다가 소리도 없이 사라지는 것도 많다. 어느 쪽이든, 확실한 것은 이런 기능이 최초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채 조용히 퇴장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화려하게 우리 곁에 찾아왔다가 쓸쓸하게 떠나간 과거의 안드로이드 기능을 모았다. 오랜 안드로이드 사용자라면 기사를 읽으면서 ‘맞아, 저런 기능도 있었지’하고 옛날을 떠올릴 것이다.

1. 미라캐스트 지원
미라캐스트라는 이름을 들으면 기억이 나는 이들도 있고, 가물가물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글은 2012년 내놓은 안드로이드 4.2 젤리빈의 가장 야심만만한 기능 중 하나로 바로 이 미라캐스트 지원을 내세웠었다. 당시만 해도 미라캐스트는 최신형 무선 스트리밍 프로토콜로 주목받고 있었다. 개중에는 미라캐스트를 가리켜 안드로이드 4.2의 메인 하이라이트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었다.

모두 잘 아는 사실이지만 미라캐스트는 생각보다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결국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사의 크롬캐스트/구글 캐스트 시스템을 선택했다. 2015년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우 릴리즈를 기점으로 미라캐스트는 완전히 사라졌지만, 이 소식을 듣고 슬퍼한 사용자는 예닐곱 명에 불과했을 것이다.

2. 서드파티 텍스트 하이라이트 옵션
마시멜로우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기능 중 하나는 안드로이드에서 텍스트를 하이라이트 할 때 뜨는 메뉴에 서드파티 액션을 도입하여 다양한 선택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마시멜로우 출시 당시 구글 번역 앱과 위키피디아 앱이 모두 이 기능을 이용하여 자체적으로 커스텀 명령을 추가하였다(예컨대 하이라이트 한 텍스트를 즉석으로 번역하거나 해당 단어를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하는 기능을 추가).


이들 두 앱은 단지 예시일 뿐, 향후 이러한 텍스트 하이라이트 액션의 커스터마이징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고 풍부한 텍스트 선택 명령의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가 많았다.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텍스트 하이라이트 액션을 활발하게 지원하는 앱은 저 두 가지뿐이다. 게다가 두 앱 모두 이러한 기능 지원을 딱히 강조하거나, 사용자들에게 기능을 홍보하려고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지도 않다. 오히려 구글 번역은 마시멜로우가 출시되고 한 달 후 텍스트 하이라이트 없이 커서만 가져다 대도 단어의 뜻을 알려 주는 대체 기능을 더 열심히 홍보하기도 했다.
이 기능을 가리켜 혁명이라고 법석을 떨었던 이들로서는 상당히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3. 잠금 화면 속 위젯



잠금 화면에 위젯을 놓을 수 있게 된 것을 2012년 안드로이드 4.2의 ‘가장 빛나는 기능’이라고 칭하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이 기능도 2년 뒤 완전히 사라졌지만.

4. 태블릿 전용 UI

지금으로부터 6년 전, 그러니까 2011년 구글은 안드로이드 3.0 허니콤 운영체제를 통해 태블릿 인터페이스에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였다. 네비게이션 버튼, 알림, 앱 서랍 같은 핵심 시스템 기능들을 전부 화면 구석에 배치하여 양손 조작을 쉽게 개선한 것이다. 점점 더 커지는 모바일 기기 화면에 맞춘 인체 공학적 시도가 아닐 수 없었다.

물론, 이러한 시도는 1년을 채 가지 못했다. 2012년 안드로이드 4.2에서 구글은 전통적인 폰 형태의 UI를 다시 태블릿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토록 참신했던 태블릿 전용 UI는 오늘날 모토로라 줌(Xoom) 및 몇몇 구형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만 겨우 연명하고 있다.

5. 라이브 폴더


골수 안드로이드 팬들은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까마득한 옛날같이 느껴지는 2009년, 구글은 안드로이드 1.5 컵케익을 통해 언뜻 대단히 훌륭한 아이디어 하나를 세상에 내놓았다. 라이브 폴더라는 단순하지만 멋진 기능이었다.

당시 구글도 안드로이드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설명했듯이, 라이브 폴더는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지 않고도 홈 화면에서 데이터 소스를 볼 수 있는 기능”이었다. 연락처, 북마크, 플레이리스트, 이메일, 뉴스 등 다양한 정보를 하나의 폴더에 담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만약 소스 데이터가 변경되면 실시간으로(즉, ‘라이브’로) 폴더 내용에도 반영된다.

라이브 폴더가 위젯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면, 바로 맞췄다. 실제로 라이브 폴더는 위젯과 아주 유사하다. 그래서 컵케익에서 서드파티 위젯 지원이 추가되면서 이쪽이 훨씬 유용하다는 사실이 분명해졌고, 2011년 허니콤과 함께 라이브 폴더 기능은 눈길 한번 받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6. 피플 앱
구글은 2011년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출시하며 특히 연락처 앱 리브랜딩(rebranding)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썼다. 이제 스마트폰은 단순한 전화번호부 이상의 기능을 담당하며, 따라서 연락처 앱을 ‘피플’ 앱이라 부르고 사회적 관계를 관리하기 위한 일종의 허브로 재탄생 시킨다는 것이 리브랜딩의 골자였다.

피플 앱은 연락처에 있는 사람 한 명 한 명의 사회적 관계망을 하나의 중앙화된 프로파일로 정리하고자 하였다. 상대방이 올린 트윗이나 구글 플러스 포스팅도 피플 앱을 통해 바로 바로 읽어 볼 수 있었다. 구글은 이 앱을 가리켜 ‘사회적 네트워크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창’ 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불행히도 연락처 앱을 ‘피플’ 앱으로 이름을 바꾼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사용자는 연락처 정보를 찾기 위해 고생해야만 했다. 롤리팝이 출시될 무렵에는 이미 피플 앱이란 이름은 사라진 상태였고 ‘단일 사회적 네트워크 관리 허브’라는 개념도 무색해질 수밖에 없었다.

7. 무비 스튜디오 앱


영상 편집은 언제나 안드로이드의 강점이라 할 수 없는 분야였기에, 2011년 허니콤에서 안드로이드 자체적인 영상 편집 시스템 앱은 등장하자마자 모두의 주목을 받으며 순식간에 운영체제의 중요 강점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웬일인지, 구글은 무비 스튜디오 앱이 나오자마자 사실상 이 앱을 포기해 버렸다. 출시 이후 별다른 업데이트도, 개선사항도 없었고, 2012년 넥서스 4까지 잠깐 유통되다가 소리소문 없이 증발해 버렸으며, 이후 다른 앱으로 대체되거나 관련 논의조차 없었다.

8. 무선 충전

한동안 무선 충전이 안드로이드의 ‘미래의 기술’로써 머스트 해브 기능으로 여겨질 때가 있었다(그 유명한 넥서스 4의 ‘orb’를 기억하는가?). 그렇지만 유선 충전 속도가 빨라지고 더 쉬워지면서 많은 제조사들이 무선 충전이 더 이상 필수가 아니라는 쪽으로 돌아서게 됐다. 그리고 현재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Qi를 지원할 뿐 대부분 안드로이드 폰들은 유선 충전 방식으로도 만족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최근 애플이 최신 아이폰으로 무선 충전(에어파워)의 마법 같은 혁신을 이뤄냈기에, 머지않아 안드로이드 기기들에서도 이 기능이 다시 등장할 거라고 짐작해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그리고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안면 인식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9. 안면 인식 잠금 해제 기능

2011년 아주 잠깐 얼굴 인식 잠금 해제 기능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구글은 당시 처음으로 안드로이드 4.0에 안면 인식 기능을 포함해 출시했었다. 이후 수년에 걸쳐 안면 인식 기술은 아주 느리디 느린 속도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문이나 패턴 인식 등 기존의 방법만큼 쉽고 빠른 안면 인식 기능을 구현해낼 수는 없었다. 대부분 사용자가 안면 인식이 ‘신기하기는 해도 실제로는 그다지 실용적이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아채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것이 안면 인식 기술 자체의 태생적인 한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애플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기 시작한 만큼 구글이나 기타 안드로이드 제조사들도 잠금 해제 수단으로써 안면 인식 기술에 다시금 주목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기능만큼은 완전히 사장되었다고 단언하기 어려울 것 같다.

10. IR 블래스터 지원
한때는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사들 사이에서 스마트폰을 리모컨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대단한 차별화 전략으로 먹히던 때가 있었다. 실제로 이 기능은 많은 기대를 샀으며 구글도 2013년 안드로이드 4.4 킷캣에서 리모컨 기능을 공식 지원하기 시작했다.

오늘날에도 IR 스타일을 강조하며 이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스마트폰이 없지는 않지만, 확실히 예전에 받았던 만큼의 주목과 기대를 받고 있지는 못하다.

11. 안드로이드 빔
안드로이드 기기 설정을 여기저기 뒤지다 보면 구글의 안드로이드 빔 시스템 설정 옵션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요즘도 이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기는 있을까? 심지어 이 기능에 대한 언급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2011년 데뷔 때만 해도, 안드로이드 빔은 ‘핫’했던 NFC 기술로 마법처럼 두 기기 간 정보 전송을 가능케 하는 ‘미래 지향적’ 기술로 많은 관심을 받았었다.

억지로 황당한 표정을 감출 필요 없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대부분이 같은 심정일 것이다.


그리고 자꾸 황당한 얘기만 해서 미안하지만, 더 믿기 힘든 얘기가 남아 있다.


엄청난 마케팅 공세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 빔은 그다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며 오히려 정보 공유에 관한 한 안드로이드 빔보다 훨씬 간단하고 안정적인 다른 시스템이 많다는 사실이밝혀졌다. 놀라운 점은 그런데도 빔이 아직까지 운영 체제에서 퇴출당하지 않고 남아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사라지는 것도 시간문제일지 모르지만 말이다.

12. 데이드림 스크린 세이버
안드로이드 4.2에 포함된 기능 중 하나인 데이드림(Daydream)은 스마트폰을 도킹하거나 충전할 때 사용자가 설정한 커스텀 화면 세이버가 뜨도록 설정하는 기능이다. 처음 이 기능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데이드림에 대한 스포트라이트도 빠르게 빛을 잃았고 결국 완전히 어둠 속에 잊힌 존재가 되었다. 너무 완벽히 잊혀진 나머지 2016년 구글이 새로운 VR 플랫폼의 이름을 ‘데이드림’이라고 소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과거에 등장했던 스크린세이버 기능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이처럼 새로운 ‘데이드림’의 등장으로 원래 데이드림이었던 기능은 그냥 스크린 세이버로 이름을 바꾼 채 아직도 안드로이드 시스템 설정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해마다 수십 명 정도 되는 소수의 사용자가 아직 데이드림을 잊지 않고 꾸준히 이용하는 정도다.

13. 구글 나우/ 나우 온 탭

지금까지 소개한 기능은 적어도 그 등장과 소멸에 그럴듯한 이유가 있었고, 등장 후 사소하나마 이러저러한 변화를 일으키며 영향력을 미치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 나우는 아니다. 구글 나우는 뭐랄까, 더 특별하다. 구글 나우는 구글 특유의 삶에 대한 통찰력과 인간 세계를 놀랍도록 유용한 방식으로 통합한 기능이다. 그리고 구글 나우 온 탭(Google Now On Tap)은 구글 나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용자가 안드로이드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지금의 현실은.... 사용자들이 더 잘 알 것이다. 구글 나우의 실패는 지금까지도 가슴이 아픈 사례 중 하나로 손꼽힌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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