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어도비 왈라비, “스마트하지만 예쁘지는 않다”

Neil McAllister | InfoWorld 2011.03.16

웹 개발자들에게 흥미로운 시간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주류는 특정 회사의 플러그인 기반 기술에서 HTML5, CSS, 자바스크립트 같은 개방형 표준으로 흘러가고 있다. 최근의 연구 결과, 오랫동안 플러그인 등을 필요로 했던 스트리밍 비디오조차 놀라운 속도로 개방형 웹 표준으로 변하고 있다.

 

플러그인 시장에서 어도비는 가장 큰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어도비의 플래시와 PDF 포맷은 웹에서 비HTML 파일 중 가장 인기있는 콘텐츠 중 하나이다. 그런 까닭에 어도비가 왈라비(Wallaby)라고 불리는 실험적인 플래시-HTML5 변환 엔진을 발표했을 때, 개발자들은 다소 혼란스러웠다. 어도비가 시장을 포기한 것인가? 왜 어도비는 자사의 주된 파일 포맷에서 다른 파일 포맷으로 옮길만한 도구를 돈 들여 만드는 것인가? 필자는 그 이유를 찾기로 했고, 동시에 왈라비가 정말 모두에게 필요한지를 알아보기로 했다.

 

지금은 단지 프로토타입일 뿐

왈라비의 맥OS나 윈도우용 시험버전은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하지만 어도비는 이것이 콘텐츠 개발용으로 완성된 툴이 아님을 강조하며, 아직 완성될 예정이라는 말조차 없다. 어도비의 웹사이트에는 “왈라비는 우리가 작업 중인 실험적이며 독립적인 기술이다. 아직 우리는 왈라비가 우리의 창작 도구 제품들에 속한다고 말할 수 없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변환 프로그램은 어도비 에어 애플리케이션이므로, 이것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에어 런타임(runtime)이 설치되어 있어야 하고, GUI는 거의 제공되지 않는다. 파일을 선택하기 위한 하나의 창, 변환과 속성 버튼들 그리고 에러 및 경고 로그를 표시하기 위한 박스만이 하나 있다.

 

왈라비를 테스트하기 위해 필자는 샌프란시스코 예술 학교의 인포그래픽(infographic) 입문 과정 수강생들이 제작한 플래시 파일들을 사용했다. 이는 가장 기본적인 플래시 기능인 롤오버(rollovers), 버튼(buttons), 타이포그래피(typography) 그리고 벡터 그래픽(vector graphic) 만을 담고 있다. 필자는 이것이 왈라비 변환기에 과도한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현업에서 사용되는 기본 기능들을 시험하기에 좋을 것이라 판단했다.

 

시작하자마자 문제가 생겼다. 필자의 .fla 플래시 프로젝트 파일들은 어도비 플래시 프로페셔널 CS4 혹은 그 이전 버전으로 만들어졌으나, 어도비는 왈라비가 플래시 CS5 파일에서만 동작한다고 경고하고 있었다. 이것은 꽤 번거로운 문제였다. .fla 파일을 플래시 프로페셔널 CS5에서 열어 CS5 포맷으로 새로 저장하기 전까지는 변환기에서 아예 읽히지 않았다. 하지만 한번 새로 저장을 하고 난 후 파일을 변환하는 것에는 파일 하나당 몇 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또한 일괄처리를 위해 명령줄에서 변환기를 실행할 수도 있다.

 

깔끔하고 스마트한 코드 생성

왈라비의 결과물은 매우 흥미롭다. 어떤 프로젝트일지라도 주된 출력 파일은 HTML5 문서이며, 생성된 코드는 매우 깔끔하고 간결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의 HTML로 저장하기 기능보다 훨씬 진보된 수준이다. 결과물에는 코드의 어느 부분이 플래시의 어느 심볼과 대응되는지 주석까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결과물은 W3C의 웹 표준 검사에서 인증 받지 못하는데, 이것은 결과물이 HTML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XHTML 문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림 요소들은 원본의 성격에 따라 PNG 또는 SVG 파일로 출력된다. 경우에 따라 각 프로젝트 별로 많은 개별 파일들이 생길 수도 있는데, 필자의 간단한 데모들은 보통 100여 개의 파일이 생성됐다. 글자들조차 SVG를 이용해서 만들어 졌는데, 지정된 글씨체가 사용될 수 없는 경우에는 시스템의 기본 글씨체를 이용한다.

 

상호 호환성에 대한 왈라비의 접근은 영리했다. 왈라비는 jQuery를 사용하는데 만약 개발자가 웹 프로그램에서 이미 이 라이브러리를 이용하고 있다면(많은 개발자들이 그러하다) 왈라비의 출력물을 쉽게 통합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환기는 jQuery 1.4.2 복사본을 프로젝트 폴더에 저장하는데, 이 라이브러리는 어도비의 수정이 없는 일반 최소 버전이다. 각 .fla 파일마다 프로젝트에 특정한 코드를 가진 개별 자바 스크립트 파일이 생기는데, 이것은 jQuery를 이용하는 함수로 엮여 있다.

 

현장 적용 가능성은 미지수

여기까지는 좋다. 하지만 왈라비 기술자들이 설계 단계에서 내린 결정들은 플래시 프로젝트를 HTML5로 변환해서 얻은 결과물의 사용을 극히 제한시킨다.

 

처음 사용하는 사용자들에게 왈라비의 결과물은 거의 모든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호환이 불가능하다. 벡터 그래픽의 표현에 있어서 왈라비는 SVG 파일 포맷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인터넷 익스플로러 9 버전에서는 호환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베타 버전으로 시험해 보지는 않았다). 필자의 시험 결과로는 파이어폭스 3.6 버전도 문제가 있었다. 일부 데모가 부분적으로 보이긴 했지만, 대부분 검은 창으로 출력되었다. 크롬, 사파리 등 웹킷 렌더링 엔진을 사용한 브라우저만이 사용 가능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것에서조차 일부 그림 요소들은 정상적으로 출력되지 않았다.

 

더욱 문제인 것은 플래시 프로젝트의 기능 중 극히 일부 기능만이 HTML5에서 정상적으로 동작한다는 것이다. 다수의 플래시 기능들이 지원되지 않았고 마우스 롤 오버 기능만 대체로 동작했다. 하지만 왈라비의 최대 약점은 플래시의 액션스크립트(ActionScript)를 자바스크립트 언어로 변환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이는 버튼과 같이 가장 사소한 기능조차도 지원하지 않는다.

 

필자의 시험에 따르면 원본 플래시 파일에서 버튼을 클릭할 경우, 사용자의 입력과는 무관한 루프가 단순 반복되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액션스크립트는 자바 스크립트와는 다른 ECMAScript 표준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왈라비가 그것을 신뢰할 수 있을 만큼 변환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대신, 왈라비가 만든 HTML과 자바스크립트 결과물을 바탕으로 직접 jQuery를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은 직접 그들만의 상호작용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원본 .fla 파일의 복잡도에 따라 번거로울 수 있다. 그 이후에도 왈라비의 결과물을 기존의 웹 페이지에 통합시키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실제로 브라우저 창에서 플래시 오브젝트가 단독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왈라비의 진정한 목적은 “모바일”

분명 어도비는 플래시 개발자들이 HTML5로 옮겨가게 될 변환 도구로서 왈라비를 개발하고 있지 않다. 왈라비는 과거의 플래시 애플리케이션을 변환하는 데에는 유용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거의 플래시 애플리케이션이 필요로 하는 기능의 수준은 HTML과 자바스크립트가 따라잡았다. 게다가 왈라비는 애플리케이션을 먼저 플래시 CS5로 변환한 후에야 사용 가능하다. 그렇다면 왈라비의 목적은 무엇인가?

 

왈라비의 기술 팁에 큰 힌트가 숨어 있다. 어도비는 왈라비가 벡터 그래픽을 표현하는데 HTML5의 ‘캔버스(canvas)’ 대신 SVG를 선택한 것은 ‘캔버스’가 모바일 장치에서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플래시 콘텐츠를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안드로이드 폰에서 이미 시험했던 플래시 10의 구동은 실망스러웠다.

 

분명히 왈라비는 기존의 플래시 애플리케이션이 구동되지 않는 장치에서 기존의 어도비 도구들과 파일 포맷들을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것이다. 또한 왈라비를 다르게 사용할 수도 있는데, 플래시 플러그인이 존재하지 않는 PC에서 플래시 애플리케이션을 HTML로 부드럽게 변환시키는 것이 그 예이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실물과 온라인 모두에서 콘텐츠는 어도비의 전문 분야라는 점이다. 웹이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지만, 아직 어도비가 따라 잡히진 않을 것이다. 왈라비와 같은 도구들이 HTML5에 부족한 기능들을 지닌 어도비 플래시를 HTML5와 같은 새로운 규격들과 공존할 수 있게 도울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아직까지 왈라비는 작은 도구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런 도구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개발을 계속 진행할만한 충분한 시장 수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혹은 플러그인 기반으로부터 HTML5로 변화하는 흐름이 많은 이윤을 창출할 만큼 강력하냐는 것도 문제이다. 그것이 어도비가 이 프리뷰를 통해 알고 싶어 하는 것이고, 분명히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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