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보미디어협회(La Asociación de Medios de Información, AMI)는 방대한 사용자 규모를 바탕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와츠앱 플랫폼에서 개인 맞춤형 광고를 설계하는 메타의 기능이 언론사를 포함한 유럽 광고 시장에서 불공정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5억 5,000만 유로(6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AMI에는 스페인 최대 신문사인 엘 파이스를 소유한 프리사, ABC를 소유한 보센토,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큰 신문사인 엘 문도를 소유한 이탈리아 기업 RCS 미디어그룹의 스페인 자회사인 유니다 에디토리얼 S.L. 등 83개 스페인 미디어 매체가 소속돼 있다.
AMI는 성명을 통해 2018년 5월 25일부터 2023년 7월 31일까지 메타가 GDPR을 체계적이고 대규모로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때 언급된 GDPR은 2018년 5월 처음 제정된 규정으로 인터넷 기업이 사용자 보호를 위해 데이터 프라이버시 관련 규정을 준수하도록 강제하고, 위반할 경우 엄중한 처벌을 부과해 책임감 부여를 유도한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가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소송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미국 무역위원회에서 페이스북 데이터 수집 정책과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사용자 계정 데이터 활용 방식을 지적하고 5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소송은 새로운 법적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GDPR에 근거해 광고 사업에서 불공정 이득을 취했다는 혐의이기 때문이다. GDPR이 처음 제정될 때는 플랫폼 데이터 유출이 발생할 경우 사용자 보호에 더 중점을 두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이 인정되면 유럽 전역에서 메타를 상대로 유사한 법적 소송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원고를 대리하는 니콜라스 곤잘레스 쿠엘라 변호사는 로이터 통신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쿠엘라는 “다른 EU 국가에서도 동일한 법적 소송이 시작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AMI의 주장은 페이스북이 유럽 사용자의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한 규정을 무시하고 동의 없이 데이터를 재사용해 온라인 광고 사업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구축했다는 것을 근거로 한다. AMI의 호세 졸리 회장은 성명을 통해 광고 수익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스페인 언론사가 지속가능성이 위험해질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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