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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변동에 따른 아이패드 가격 인상, 정말 그럴 만했나?

Karen Haslam  | Macworld 2022.10.25
10월 18일 애플이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와 오리지널 아이패드를 출시했다. 그러나 신제품 발표 직후 조용히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아이패드 정가를 조정했다.

미국 사용자에게는 기쁜 소식이지만, 아이패드 프로를 구입하기 위해 500파운드/445유로/550호주달러/200 캐나다달러/25만원을 각각 더 지불해야 하는 다른 국가 사용자에게는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니다.

지난 몇 달 동안 각국 통화가 달러 대비 가치가 하락하면서 가격이 오른 이유는 명확하다. 가격 상승도 완전히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다. Macworld를 비롯한 많은 미디어가 영국과 다른 국가에서 정가를 인상할 것이라고 예측해왔고, 정확히 같은 이유로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구매할 것을 권장해 왔다.
 
ⓒ IDG

그러나 심정적으로는 생활비가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시기와 맞물린 정가 상승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사용자는 식료품 가격과 에너지 비용 상승 외에도 다른 재화, 특히 수입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물가가 오르고 있고 수입품을 구입하는 비용이 예전보다 더 높은 것이 기정사실화됐다.
 

애플이 다른 국가에서 돈을 뜯어내는 걸까?

팬데믹 이후 환경에서 벌어진 공급과 생산 문제에 비용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미국에서는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음모론자라면 애플이 미국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해외 가격을 올리면서 자국 시장을 우선시했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반면, 애플의 계산이 합리적일지도 모른다. 현재 미국 가격에 통화 조정을 하고 현지 세금이 추가되면(미국 세금은 판매 시점에 추가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표시되는 가격에 세금이 포함된다) 해외 가격에 훨씬 가까운 수치를 얻을 수 있다. 비록 추가적인 비용이 여전히 존재해도, 애플은 분명하게 현지 법인 운영 비용이라고 말할 것이다.

따라서 달러 대비 다른 통화 기준 가격이 하락했다는 사실로 애플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통화를 환전해서 현지 세금을 추가할 경우의 최종 가격이 더 비싸다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직접 계산기를 두드려 본 결과를 살펴보자.
 
미국 외의 국가에서 아이패드가 훨씬 비싼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 IDG
 

덧셈과 곱셈

지난 몇 달 동안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하락했다. 애플이 새로운 아이패드를 발표한 직후인 10월 19일에는 1파운드가 1.12달러였다. 연초인 1월 1일에는 똑같은 1파운드로 1.35달러를 살 수 있었다.

기사 작성 시점인 10월 20일 환율로 볼 때, 미국에서 329달러인 아이패드는 영국에서 293.75파운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20%의 부가가치세를 추가하면 352.50파운드가 되는데, 실제 가격인 369파운드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10월 초 가격(319파운드)보다 50파운드가 더 들지만, 파운드 약세와 현지 세금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15파운드를 더 낼 뿐이다.

흥미롭게도, 2022년 1월 기준으로 똑같이 계산하면 최종 가격은 243.70 파운드 또는 부가가치세가 추가된 경우 292.44 파운드로 10월 초의 319 파운드보다 약 27 파운드 더 적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애플이 영국에서의 사업 비용을 더 많이 책정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아마도 보급형 아이패드를 최대한 저렴하게 유지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이 제품은 가장 저렴한 아이패드다. 가장 비싼 아이패드(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2TB, 셀룰러)는 미국에서 2,399달러로, 영국에서는 2,141.96파운드, 부가가치세 20%가 추가되면 2,570파운드가 된다. 실제 가격은 2,679파운드로, 여기에는 약 109파운드의 추가 비용이 포함된다.

이 아이패드 프로의 가격은 2022년 1월의 아이패드 프로 가격(2,149파운드)보다 530파운드 더 올랐다. 당시 환산한 금액은 세금을 포함하여 2,132파운드였으며, 현재 가격과의 차이는 단 17파운드에 불과했다. 이 경우 실제 가격 상승은 훨씬 더 크다. 가격이 오른 2TB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가 영국에서 많이 팔릴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영국 가격만 오른 것이 아니다. 유럽에서는 보급형 9세대 아이패드의 가격이 429유로이고 최고급 아이패드 프로는 3,024유로부터 시작한다. 올해 초 이들 제품의 가격은 각각 379 유로와 2,579 유로였다. 각각 50유로와 445유로가 오른 셈이다.

유로화도 지난 몇 달 동안 달러에 대해 하락했다. 10월 20일 기준으로 1유로로는 0.98달러를 살 수 있다. 2022년 1월 1일이었다면 1유로에 1.14달러를 받았을 것이다. 그래서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에 근거하여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할 수 있다.

현재 호주에서 가장 싼 아이패드는 549 호주 달러이다. 2022년 10월 아이패드 출시 직전 시작 가격은 499호주달러였다. 가장 비싼 아이패드 프로는 3,549호주달러였는데 지금은 4,099 호주 달러로 올랐다. 50호주달러와 550호주달러만큼 차이가 난다. 1호주달러는 현재 0.63미국달러에 해당한다. 지난 1월 1일에는 0.73달러였다.

심지어 캐나다에서도 가격이 뛰었다. 가장 저렴한 아이패드는 현재 449캐나다달러며, 2TB에 셀룰러 사양인 최고급 아이패드 프로는 현재 3,179캐나다달러다. 12인치 아이패드 프로의 경우에는 429캐나다달러와 2,979캐나다달러였다. 각각 20캐나다달러와 200캐나다달러씩 오른 셈이다. 캐나다달러는 현재 미화 0.73달러에 해당되며, 1월 1일의 가치는 0.79달러였다. 다른 통화만큼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리기는 했다.
 

누구를 비난해야 하는가?

환율 변동이 전 세계 물가 상승의 큰 요인이라는 사실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이미 상승된 가격에 세금을 더하면 지불 예상 금액이 더 커진다.

하지만 여기에는 단순히 환율 변동과 세금 이상의 요인이 작동했다. 보급형 아이패드의 가격은 인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책정됐다. 반면, 아이패드 프로는 환율로 설명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실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추가 비용은 아마도 에너지 비용 인상, 중국이나 다른 국가에서 상품을 수입하는 비용, 각국 현지 법인 운영 비용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제 미국 외의 국가에서 애플 제품이 더는 저렴하지 않은 시대로 접어들었고, 애플도 분명 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동안에도 애플은 프리미엄 제품을 만드는 업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제 정말 비싼 가격을 받는 만큼 진짜 값어치를 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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