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가지의 독창적이고도 별난 기기 컨셉

휘어지는 폰 : 삼성 갤럭시 스킨 휘어지는 갤럭시 스킨 시제품 폰을 보고 나면 딱딱한 폰들은 과거의 폰으로 보일 것이다. 한 쌍의 연성 AMOLED 디스플레이를 나란히 붙인 형태의 이 안드로이드 기기는 여러 가지 모양으로 휘거나 구부릴 수 있다. 웃옷 주머니에 이름표처럼 걸치거나, 동그랗게 말아서 손목에 시계처럼 차거나, 접어서 탁자 위에 놓고 화상 통화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다양한 모양으로 변할 수 있는 이 제품에게 지금의 폰 마케팅 범주는 무의미하다. 홍익대학교/삼성의 인재 프로젝트에서 두 명의 한국 학생들(디자이너 유하연, 엔지니어 지혜성)이 개발한 스킨은 각 면에 4형 VGA 화면을 탑재한, 좁고 긴 모양을 하고 있다. 두께는 약 0.76cm이며,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마이크로프로젝터도 내장했다. 사진 : Haeyon You/Haeseong Jee

합체형 노트북 : 후지쯔 라이프북 2013 독립 디자이너인 프라샨트 찬드라가 후지쯔 후원의 디자인 대회에 출품하기 위해 개발한 이 혁신적인 모듈형 시스템은 얼핏 일반적인 노트북 컴퓨터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세 가지 기기, 즉 태블릿, 폰, 디지털 카메라로 분할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케이스에 끼워 넣어 노트북으로 사용하거나 필요할 때 개별 구성품을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 태블릿을 결합하면 태블릿이 노트북 키보드 역할도 하며, 처리 성능은 주 시스템과 공유된다. 각 기기를 결합할 때마다 기기 사이에서 데이터가 동기화된다. 필요에 따라 모두 들고 나가거나 원하는 구성품만 들고 나갈 수 있다. 사진 : Prashant Chandra

공중에 뜬 주변기기 : 트랜슬루센스 클리어터치(TransluSense ClearTouch) 키보드/마우스 알루미늄 지지대와 그 위에 설치되는 강화 유리로 구성된, 놀라운 클리어터치 키보드/마우스는 마치 책상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항공우주 엔지니어인 제이슨 기딩스는 움직이는 부품이 없는(개별 키나 마우스 동작 버튼은 물리적으로 움직이지 않음) 이 반투명 주변기기를 고안했다. 이 기기는 터치스크린 방식 대신 적외선 파동을 유리를 통해 전송하는 전반사 장애(frustrated total internal reflection)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각 기기에는 초소형 카메라가 있어 키 또는 버튼이 터치되면 그 신호를 포착해서 이를 원하는 동작으로 변환시켜 준다. 이 프로젝트는 킥스타터(Kickstarter)의 자금을 받아 현재 독특한 컴퓨터 액세서리를 만들어 판매하기 위한 조립 공장을 건설 중이다. 즉, 머지 않아 실제로 볼 수도 있는 제품이다. 사진 : Jason Giddings

투명 폰 : 모비아도(Mobiado) CPT002 럭셔리 폰 판매업체인 모비아도는 스포츠카 제조업체인 애스턴 마틴의 라이선스를 받아 애스턴 마틴의 혼이 깃든, 독특한 최고급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를 탐구하기 위해 다양한 스마트폰 컨셉트를 개발했다. 그 중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투명한 CPT002일 것이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이 기기는 금형으로 찍어낸 플라스틱이 아니라 초강력 사파이어 크리스탈로 만들어졌으며, 테두리는 백금으로 처리되어 있다. 덕분에 CTP002는 가벼운 무게와 스크래치 내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핵심은 모든 전자 부속을 테두리로 몰아넣었다는 점이다. 그 결과 마치 녹지 않는 얼음 조각과 같은 모양을 갖게 됐다. 사진 : Mobiado

노트북에서 책 열기 : 리얼 노트북(Real Notebook) 디자이너 김민석은 자신의 리얼 노트북 시제품에서 현재의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극한까지 활용했다. 이 시스템은 두 개의 연성 AMOLED 디스플레이를 배터리가 들어가는 원통형 힌지를 중심으로 연결한 형태다. 터치스크린 키보드를 갖춘 일반적인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도 있고, 책처럼 손에 쥘 수도 있다. 화면 끝의 폴더 아이콘을 누르면 책이나 잡지의 페이지를 훌훌 넘겨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폴더의 내용을 훑어볼 수 있다. 화면 가장자리를 많이 구부릴수록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도 빨라진다. 사진 : Kim Min Seok

휘어지는 TV 리모컨 : 무라타 리프 그립(Murata Leaf Grip) 리모트 컨트롤러 필요에 의한 발명이 아닌 "발명 후 필요를 찾는" 부류에 속하는 무라타의 리프 그립 리모컨은 실제 TV 조작이 가능한 시제품이다. 리프 그립은 전통적인 TV 리모컨의 복잡한 작은 버튼들을 없애고 압전성 폴리에스테르 판을 채용했다. 이 판을 누르거나 비틀거나 구부리면 미세한 전기적 신호가 발생한다. 비틀기 동작은 TV 채널을 느린 속도로 올리거나 내리고, "U"자로 구부리는 동작은 볼륨을 조절한다. 기기를 흔들면 TV를 켜거나 끈다. 리프 그립은 태양열 전지를 통해 충전된다. 그러나 이 프로토타입에는 음소거, 마지막으로 본 채널과 같은 중요한 기능들이 빠져 있다. 게다가 많은 경우 두 손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한 손으로 맥주잔이나 과자를 들 수가 없다. 사진 : Murata Manufacturing Co

손안에서 즐기는 PC 게임 : 레이저 스위치블레이드(Razer Switchblade) 레이저 스위치블레이드 컨셉트는 이동 중에도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PC 게이머를 위한 것이다. 이 휴대용 컴퓨터는 실제 작동하는 시제품이므로 현실적인 생산 가능성도 있다. 작은 가방이나 외투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인 스위치블레이드를 열면 7형 컬러 터치스크린과 독창적인 동적 키보드가 나타난다. 디스플레이 패널 위에 45개의 투명 키가 배치된 형태인 키보드는 다양한 게임 컨트롤에 맞게 구성할 수 있으며, 기계식 키보드의 촉감 피드백도 그대로 제공한다. 외계인을 격파하다가 싫증이 나면 간편한 QWERTY 키보드를 사용해 이메일을 보낼 수도 있다. 인텔 아톰 프로세서와 윈도우 7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스위치블레이드는 대부분의 윈도우 소프트웨어 및 게임과 호환된다. 사진 : Razer USA

텍스트를 위한 폰 : 케이브(Cave) 폰 기본적으로 전화기는 이야기를 위한 기기다. 김민석의 삼성 케이브 컨셉트 폰은 전화를 거는 기능은 있지만 이메일과 텍스트를 쓰기가 너무 편하기 때문에 아마 손가락으로 문자를 입력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온스크린 또는 격납형 키보드 대신 이 멀티태스킹 폰은 터치스크린을 둘러싼 타원형 케이스를 따라 나 있는 평행한 여러 개의 능선 위에 기계식 키보드가 달려 있다. 4행 키의 각도는 편안한 30도를 이루고 있어 웹 주소나 장문의 이메일을 작성하는 중에도 화면을 내려다볼 수 있다. 큰 단점 : 폰 디자인은 점점 더 얇야지는 추세인데 케이브 폰은 두껍고 무거워 보인다. 사진 : Kim Min Seok

비틀어서 스크롤, 강하게 쥐어서 전화 받기 : 노키아 키네틱(Kinetic) 폰 노키아 키네틱 기기의 핵심은 상호작용이다. 사내 연구실에서 기술 데모 프로젝트를 위해 설계된, 실제 작동하는 시제품으로, 압력에 반응하는 연성 AMOLED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다. 폰을 비틀어서 사진 그룹 사이를 스크롤하거나 "U"자 모양으로 구부려서 재생 중인 음악 또는 비디오를 일시 중지시킬 수 있다. 전화벨이 울리면 강하게 쥐기만 하면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이 폰은 노키아의 고향인 핀란드의 혹독한 겨울 날씨에서 장점을 발휘한다. 장갑을 낀 손가락으로는 터치스크린 폰을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비틀고 구부리고 강하게 쥐는 동작은 문제 없이 가능하다. 사진 : Nokia

종이를 접어서 만드는 폰 : 오리가미(Origami) 단말기 집에서 아직 유선 전화를 쓴다면 아마 그 전화기는 모바일 폰에 비해 투박하고 크기도 클 것이다. 하지만 평평한 카드보드를 구부리고 접어서 만드는 3D 폰인 쳉위안 웨이의 오리가미 단말기는 다르다. 마이크와 스피커를 포함한 모든 전기 부품이 내장되어 있다. 이 폰은 각진 형태에, 무겁고 통통한 집전화기와는 정반대로 가볍고 날씬하다. 사용되지 않을 때는 평평하게 펴져 있다가 전화를 받기 위해 측면을 누르면 접힌다. 연결을 위해 한쪽 끝에 전화망 커넥터도 달려 있다. 그러나 이 폰에는 중요한 설계상의 결함이 있다. 바로 전화를 걸 방법(번호를 누를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사진 : Chengyuan Wei

지하철 스크린: 손잡이용 게임 지하철 출퇴근길 각각 30분을 지루하게 보낼 필요는 없다. 지앙 퀴안의 스트랩 게임은 이 시간을 게임 시간으로 바꿔줄 수 있다. 지하철과 버스에서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 사람을 위해 고안된 이 손잡이에는 이동식 게이밍 컴퓨터가 내장되어 있다. 핸들을 쥐면 기기 전원이 켜지고, 고전 명작인 테트리스를 포함해 5개의 내장 게임 중에서 선택하는 메뉴가 나온다. 지하철이 정거장에 정차하면 역 이름과 환승 정보가 화면에 표시되므로 게임을 하다 역을 지나칠 일도 없다. 또한 한 손으로 조작하므로 휴대용 게임기보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사용하기 더 안전하다. 다만 흔들리는 시내버스 안에서 화면을 계속 쳐다보면 멀미가 나기 쉽다. 사진 : Jiang Qian

서라운드 사운드를 넘어: 이머시브 코쿤(Immersive Cocoon) 여기 소개된 것 중에서 가장 크고 가장 복잡하며 가장 극단적인 컨셉트는 NAU의 이머시브 코쿤이다. 구체의 이 검은색 시제품은 사이버 세계를 360도 시야로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입장 코드를 입력하면 코쿤이 계단이 내리고 문이 열고 안쪽으로 안내한다. 구체 내부의 표면은 곡면으로 된 고해상도 LED 디스플레이로 이루어져 있고, 편히 앉을 수 있는 긴 의자가 있다. 정교한 3D 동작 추적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으므로 물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식으로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 바닷속을 여행하거나, 다양한 데이터 스트림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내거나, 그냥 월드 시리즈를 보거나, 어떤 용도로 사용하든 박진감 넘치는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사진 : N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