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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ㅣ은행을 대체하려는 애플의 거침없는 질주

Jonny Evans | Computerworld 2023.04.28
현재 애플은 구매부터 판매, 신용카드, 저축, 가상화폐, 소액 거래까지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 페이(Apple Pay)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은행이 많은 사람을 길거리에 나앉게 만든, 일련의 사건을 촉발했던 금융 위기를 돌이켜 보면 기술 기업이 금융 사업을 쉽게 잠식하고 있는 이유를 알아내기 어렵지 않다. 사람들은 더 이상 은행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애플의 금융 서비스가 중요하다. 애플은 자사 플랫폼에서 금융 상품 생태계를 구축해 사용자당 평균 수익을 높이고, 플랫폼 충성도를 높이며, 소매 은행을 대체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핀테크 서비스 범위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 글로벌 소매업체가 애플 페이를 지원하며, 심지어 페이팔도 중소기업을 위한 결제 옵션으로 애플 페이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고대디(GoDaddy)를 비롯해 미국 결제 서비스 업체 대부분에서 아이폰 ‘탭 투 페이(Tap to Pay)’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Apple
 

이전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SMB

탭 투 페이는 중소기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 카드 결제 기계를 버리고 아이폰을 사용할 준비가 된 결제 서비스 업체를 확보했다는 점에서다. 이제 중소기업은 고대디 모바일 앱 그리고 호환되는 아이폰만 있으면 된다. 

2010년만 해도 아이폰 결제는 뜨거운 관심사였지만 당시 애플 페이는 없었다. 요즘에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애플워치로 식료품을 산다. 상황이 바뀌었고, 꾸준한 변화는 ‘빅 파이낸스(Big Finance)’의 많은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고대디 커머스(GoDaddy Commerce)의 사장 오사마 베디에는 “자사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모든 매장 구매의 절반 이상이 비접촉식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제 비접촉식 방식은 소비자가 매장 결제 시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 됐다”라고 말했다. 

베디에는 “한편 소규모 비즈니스의 절반 이상이 5,000달러 미만으로 시작한다. 아이폰의 탭 투 페이를 고대디 모바일 앱과 통합하면 추가 하드웨어가 필요하지 않으며, 수백만 중소기업이 성장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고대디 모바일 앱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장기 계약을 체결하거나 월별 최소 수익 약정을 충족할 필요가 없다. 또 업계 최저 수준의 거래 수수료를 제공한다. 

애플 페이가 미국에서 출시돼 전 세계로 확장된 것처럼, 탭 투 페이도 미국 외 지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대만에서 이 서비스가 출시됐는데, 지난 4주 동안 지원 가맹점 수가 243%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만에서는 애플 페이 사용도 증가하고 있다. 이 서비스가 다른 시장으로 확산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빅 리그 진출 

하지만 애플이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가 탭 투 페이와 애플 페이만 있는 건 아니다. ‘애플 페이 레이터(APL)’는 기존 금융 서비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십 년간의 긴축, 팬데믹, 전쟁, 끊임없는 에너지 비용, 고통스러운 임대료, 무시무시한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 사이에서 ‘선구매 후결제(BNPL)’ 방식이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다. 

어도비 애널리틱스(Adobe Analytics)에 의하면 2022년 BNPL 구매는 전년 대비 14% 증가했으며, 소비자의 위기 상황을 반영하듯 이전보다 더 적은 금액 구매에도 BNPL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금융 업계에 가장 큰 타격을 주리라 예상되는 서비스는 아마도 ‘애플 카드 저축 계좌(Apple Card Savings)’다. 골드만 삭스와 함께 출시한 이 서비스는 대부분의 다른 저축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제공한다. 단, 애플 카드가 있어야만 애플 저축 계좌를 이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 단점은 두 번째 단점을 숨기고 있다. ‘애플 카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이미 신용할 수 있는 개인을 대상으로 다른 곳보다 높은 이자율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또 아이폰 사용 인구 통계를 고려할 때 가처분 소득이 많고, 아울러 이를 기반으로 추론해 보자면 큰돈을 예금할 수 있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런 개인이 앉아서 계산기를 두드려 보면, 자산의 상당 부분을 애플의 고수익 예금 계좌로 옮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일단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애플의 플랫폼에 더 투자하게 될 것이다. 

딥워터 자산 관리(Deepwater Asset Management)의 경영 파트너 진 먼스터는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애플 뱅크와 저축 계좌에 돈이 있다면 아이폰을 구매하고, 아이폰을 새로 바꾸고, 아이폰을 계속 쓸 확률이 높다”라고 말했다. 
 

20조 달러 규모의 기회

애플 같은 기술 기업이 기존 은행 거래의 문제와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면서, 이에 따른 애플 금융 서비스 진입은 플랫폼 충성도로 이어진다. 결제, 저축, 신용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는 애플의 행보는 디지털 결제의 사용을 높이고, 플랫폼 고착성을 높여 다른 서비스의 신속한 수용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가령 애플이 최근 발표한 ‘AI 기반 건강 코치’ 계획(애플, 일기와 건강 코칭 앱으로 웰빙 분야 서비스 수익 노린다…블룸버그)을 감안하면, 건강보험은 또 다른 확장의 물결이 될 가능성이 있다. 

어찌 됐든 금융 부문에서 애플이 어디를 향하는지는 분명하고, 실제로 많은 사람이 따라가고 있다. 은행은 두려움을 느껴야 한다. 핀테크 위험 분석 업체 스위스퀀트(SwissQuant)는 “고객의 삶을 지배하는 것이 빅테크의 목표다. 빅테크는 비금융 및 금융 서비스를 위한 원스톱 플랫폼이 되길 원한다. 그리고 충성도가 높은 대규모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시장에 진입한다”라고 언급했다. 

물론 은행도 이에 맞서고 있다. 기술에 투자하고, 아울러 경쟁업체가 은행의 모든 비즈니스를 잠식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는 이미 발생했고, 소비자는 더 이상 은행을 신뢰하지 않는다. 맥킨지에서 지적한 것처럼, 금융 부문의 미래는 20조 달러 규모가 해체될 기회에 놓여 있다. 물론 일부 은행은 전환을 통해 혁신하고 번창할 것이고, 일부 은행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 가운데 은행을 대체하는 애플의 제품군은 수조 달러를 확보하려고 할 것이다. 안 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지난 2022년 애플의 CEO 팀 쿡은 “애플 페이의 성장이 정말 놀랍다. 그렇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말했다. 애플 금융 서비스의 상당수가 아직 미국 외 지역에서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이 핀테크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을 쉽게 상상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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