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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워크 무료 업그레이드에 맥 사용자들이 뿔난 이유

Gregg Keizer | Computerworld 2013.10.30
애플의 아이워크(iWork) 무료 업그레이드가 어쩐 일인지 오랜 맥 파워유저들을 화나게 했다. 현재 애플의 기술지원 포럼 게시판에는 이들의 불만 글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이유는 애플이 아이워크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일부 기능을 삭제했기 때문이다. 한 사용자는 애플을 ‘연쇄 소프트웨어 살인마’라고 표현했고, 다른 이들은 애플이 워드 프로세싱 애플리케이션이자 아이워크 스위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프트웨어 셋 중 하나인 페이지(Pages)에서 빠진 기능을 조목조목 열거하며 애플을 비판했다.

실제로 이번 아이워크 업그레이드로 사라진 기능은 엔드노트(endnotes), 개요 보기(outline view), 떨어져 있는 텍스트 선택, 페이지 대면하기, RTF 포맷으로 파일 저장하기, 애플스크립트(AppleScript)를 사용한 작업 흐름 자동화(기능 자체를 막진 않았지만, 매우 제한적이다) 그리고 100여 가지 이상의 템플릿 등이다.

한 사용자는 “아직 쓸 수 있는 기능들조차도 사용하기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니멀적인 인터페이스는 화면 공간이 제한적인 iOS에서는 이해할 수 있지만, OS X에서 툴바, 사이드바까지 없앨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된 애플의 지원 포럼 내 글에는 9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고 조회 수도 5만 회를 넘는다. 상당히 많은 이들이 이번 업그레이드에 대해 (좋든 나쁘든)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두 글에 의견을 표현한 사용자 중 긍정적인 내용은 거의 없었다.

이에 앞서 애플은 최근 OS X용 아이워크의 새 버전을 출시했고, 아이워크에 포함된 3개 애플리케이션, 즉 페이지, 키노트, 넘버 등이 새로운 맥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전에 구매한 사용자들 역시 무료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OS X용 아이워크에 대한 애플의 마지막 대규모 업그레이드는 지난 2009년이었다. 당시에도 이번과 비슷한 형태의 무료 업그레이드 혜택이 제공됐다.

블로거들과 전문가들은 애플이 이번에 기능을 대폭 줄인 업그레이드한 이유로 iOS와 OS X 간의 호환을 꼽는다. 두 에디션의 파일과 기능을 서로 호환하기 위해서는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의 기능 축소가 필요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용자 경험 전문가 니겔 워런은 “맥에서 아이워크의 기능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애플이 파워유저들의 반발을 예상하지 못해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기능성을 훼손하더라도 맥과 iOS, 웹 버전에 걸쳐 같은 기반을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이런 분석조차 수용하지 않고 있다. 한 사용자는 애플이 사용자에 대한 의견조사도 없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분개했다. 그는 “간단히 이야기하면 나는 절대로 어떤 일이 있어도, 페이지 문서나 키노트 프레젠테이션을 아이폰에서 작성하지 않는다”며 “캘리포니아 사무실에 앉아 있는 애플 직원들에게 ‘아주-쿨’해 보일 수도 있지만, 런던에서 제품을 사용하는 실제 사용자들한테는 전혀 실용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맥용 아이워크의 ‘기능 다운 그레이드’를 경험한 많은 이들은 애플의 경쟁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로 돌아서겠다고 밝혔다. 맥 2011용 오피스는 홈 & 스튜던트 에디션은 가격이 140달러부터 시작하고, 연 100달러에 오피스 365 홈 프리미엄을 이용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생산성 앱에 관한 한 아이워크가 오피스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수 있으리라고 진심을 생각했다”며 “하지만 애플은 생산성 스위트에서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졌고 이건 치욕”이라고 썼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 아이패드, 맥뿐 아니라 웹-기반 앱, 아이클라우드용 아이워크까지 파일과 기능에서 모두 호환되도록 만들기 위해 새롭게 수정한 아이워크를 내놓았다.

일부 사용자들은 업그레이드 이후에도 남은 구 버전 아이워크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새로운 해법’을 찾아냈다. 이전 버전은 맥의 ‘Applications’ 폴더 안에 ‘iWork ’09’’ 폴더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신버전 아이워크로 열어 본 문서는 기존 버전 아이워크로 열 수 없다.

과거에 대한 불평 대신 미래만 생각하는 이들은 이번 변화에 대해 더 낙관적이다. 인기 블로거인 존 그루버는 우선순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변화에서 애플의 가장 큰 우선순위는 분명 아이폰, 아이패드, 웹, 맥에 걸친 크로스-플랫폼 일관성이 있다”며 “하지만 이제 iOS는 애플의 주력 플랫폼이기 때문에 iOS 버전이 맥 버전의 일부만 지원하는 것보다는 전체 아이워크 스위트를 같은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더 낫다”고 밝혔다.

그루버의 시각은 여러 가지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실제로 iOS는 애플의 주력 플랫폼이다. 지난 2사 분기 기준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매출은 전체 제품의 69%를 차지하고 있고 맥 매출의 5배에 달한다.

사실 아이워크 사용자의 반발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년 전 애플이 파이널 컷 프로 X(Final Cut Pro X)에서 몇 가지 기능과 툴을 뺐을 때도 사용자들이 들고일어났고 탄원서에 서명했다. 코난 오브라이언의 심야 토크쇼 제작 팀원이 만든 것과 이미 너무 많이 쓰인 ‘몰락-히틀러와 제3 제국의 종말’(Downfall, Der Untergang)의 유명한 장면을 활용한 패러디 비디오도 만들어냈다.

당시에는 몇몇 낙담한 파이널 컷 프로 X 사용자들이 애플로부터 환급을 받기도 했지만 많은 이들이 지적했듯 이번 아이워크 업그레이드는 무료이기 때문에 그런 환급이 의미가 없다. 또한, 애플은 협동 문서 편집이 가능하도록 아이클라우드용 아이워크의 베타도 업데이트했다. 아이클라우드용 아이워크는 무료지만, 애플의 사파리, 구글의 크롬 혹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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