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용으로 사용할 새 PC를 조립한다. 따끈한 새 그래픽 카드를 PCIe 슬롯에 장착하고, 케이스 뚜껑을 닫고, 정상적으로 부팅이 되는 것까지 확인했다면 이제 게임을 설치하고 컴퓨터가 부서지도록 신나게 즐기면 된다. ‘200달러만 더 썼다면’ 초라한 1080p가 아니라 4K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다면 억울하겠지만!
어떤 게임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예전에 했던 게임들은 질렸는가? 컴퓨터가 가진 힘을 최대한 혹사시킬 수 있는 게임들을 모아봤다. 여기 소개하는 10가지 고사양 PC 게임들은 나름 고사양이라는 시스템도 무릎을 꿇게 할 정도지만, 그만큼 그래픽은 최고 수준이다. editor@itworld.co.kr
크라이시스 3(Crysis 3)
프레임레이트에 관한 한, 최초의 크라이시스는 오랜 시간 동안 펀치-아웃(Punch-Out) 게임의 마이크 타이슨과 같았다. “새로 장만한 컴퓨터 성능이 좋다고? 어디 보자!”라며 슬라이드쇼라고 할 만한 프레임레이트로 사용자에게 KO 펀치를 날렸다. 크라이시스의 엄청난 입자 효과는 지금까지도 많은 PC를 버겁게 한다.
크라이시스 3는 처음 크라이시스만큼 미래의 컴퓨터까지 굴복시킬 정도는 아니지만 컴퓨터를 혹사시키는 그래픽이라는 전통은 그대로 계승했다. 게다가 재미있기도 하다!
라이즈: 선 오브 롬(Ryse: Son of Rome)
크라이시스의 근미래 SF보다 고대 로마를 무대로 한 크라이텍(Crytek) 게임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면 글라디우스를 손에 들고 라이즈를 즐겨보라. 이 게임 역시 업데이트된 크라이엔진(CryEngine) 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원래 엑스박스 원의 출시 타이틀로 나온 게임이지만 압도적인 PC 그래픽을 볼 수 있도록 새롭게 단장해 출시했다.
아쉽게도 게임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사실 게임을 즐기기 위해 이 게임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저 그래픽을 보고 감탄하면 된다.
슬리핑 독스: 디피니티브 에디션(Sleeping Dogs: Definitive Edition)
슬리핑 독스의 그래픽은 이 목록의 다른 게임들만큼 엄청나지는 않다 해도 꽤 좋은 편에 속하는데, 최근 출시된 디피니티브 에디션은 그래픽을 더욱 강화했다(처음부터 나쁘진 않았다). 진정 눈을 즐겁게 하고 싶다면 게임에서 폭풍우가 쏟아진 후 홍콩의 밤거리를 돌아다니면서 길에 구현되는 반사 효과를 구경하면 된다.
메트로 리덕스(Metro Redux) 게임
메트로: 2033 리덕스 버전은 효율성을 높인 엔진과 최적화 덕분에 전작보다 더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어쨌든 두 가지 메트로 게임은 암울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있어 따를 자가 없는 슈팅 게임이다. 종말 후의 러시아를 실감나게 묘사한다. 막강한 그래픽 요소와 별도의 벤치마킹 도구에 이르기까지, PC 성능 테스트를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게임이다.
또한 피직스(PhysX) 지원이 가장 뛰어난 게임 중 하나라는 사실은 엔비디아 카드 소유자들에게 희소식이다.
위처 2: 어새신 오브 킹스(The Witcher 2: Assassin of Kings)
크라이시스의 진정한 후계자를 찾는다면 위처 2가 있다. 2011년에 출시되었지만 지금 필자가 사용하는 컴퓨터도 일부 옵션을 켜면 힘겨워한다.
특히 그래픽 마니아라면 “우버샘플링(Ubersampling)”의 효과에 현혹될 것이다. 우버샘플링은 장면을 한 프레임당 여러 번 렌더링한 다음 이러한 렌더를 합쳐서 모든 사물을 더 부드럽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옵션이다.
하지만 우버샘플링은 현실적으로 쓰기엔 터무니없고, 슈퍼샘플링(모니터보다 더 높은 해상도로 렌더링한 다음 스케일을 낮추는 방법)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같은 효과를 얻는 방법이다. 어느 쪽이든, 위처 2는 컴퓨터를 녹여내릴 정도의 고사양 게임이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Alien: Isolation)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은 괴물급 GPU가 없어도 놀랄 만큼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 중 하나다.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Creative Assembly)는 에일리언 프랜차이즈의 그래픽에 세심하게 정성을 쏟는데, 덕분에 VHS를 흉내 낸 메뉴부터 압도적인 우주선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온통 눈이 즐겁다.
부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이나 어색한 텍스처도 눈에 띄지만 전체적으로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의 그래픽은 환상적이라고 할 만하다.
파 크라이 3(Far Cry 3)
출시를 목전에 둔 파 크라이 4(11월 18일 출시 예정)에 자리를 내주겠지만 파 크라이 3의 그래픽도 여전히 훌륭하다. 잔디와 나무, 폭발 효과, 그리고 서서히 피어 오르는 불! 표시 거리도 엄청나다.
아마 III(ARMA III)
파 크라이 3의 표시 거리도 상당하지만 이 영역의 최고봉은 아마 3이다. 자신 있다면 옵션에서 표시 거리를 25km로 설정해보라.
조명과 입자 효과도 아름답다.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극악하게 활용하므로 CPU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용으로도 그만이다!
배틀필드 4(Battlefield 4)
배틀필드 4는 아마 3이 추구하는 수준의 리얼리즘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빼어난 그래픽을 자랑한다. 쉴 틈 없이 총탄을 주고받는 절박한 상황에서 고층 건물 전체가 무너져 내릴 때 구현되는 입자 효과를 구경하며 감탄하고 있을 여유는 별로 없겠지만 필자가 장담컨대 그 효과는 정말 멋지다.
또한 그 건물이 무너질 때마다 서버 다운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만큼 배틀필드 4는 새로 장만한 컴퓨터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용도로서 적격이라고 할 수 있다.
툼 레이더(Tomb Raider)
요즘 엔비디아 피직스 기술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반면 AMD의 트레스FX(TressFX)는 여전히 보기가 드문 편이다. AMD 카드를 새로 구입했고, 디지털로 표현한 머리카락의 미래를 직접 보고자 한다면 툼 레이더만 실행하면 된다.
라라 크로포드의 말총머리가 이리저리 흔들리거나 바람에 날릴 때마다 적절한 감탄사로 스스로를 설득하자. “그래, 내가 300달러나 주고 최고급 그래픽 카드를 산 이유가 바로 이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