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런 애플의 사정을 필자가 마음속에 품은 맥OS 신기능 위시리스트에까지 반영할 필요는 없다. 단지 설사 이런 기능이 올해 반영되지 않는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맥OS 12에 추가하면 좋을 기능을 정리했다. 실제로는 일부라도 반영되기를 기대한다.
맥OS 12: 베타와 릴리즈
일단 출시 일정부터 확인하자. 애플은 OS X 매버릭스를 10월에 내놓은 후 출시 일정을 크게 벗어난 적이 없다. 따라서 올해 WWDC 행사에서 맥OS 12를 발표한 후 몇 주 뒤 퍼블릭 베타를 내놓고 가을 즈음 최종 버전을 배포할 것이다. 단, 구체적인 배포 날짜는 매년 조금씩 달랐다. 빅 서는 11월 12일, 카탈리나는 10월 7일, 모하비는 9월 24일이었다.맥OS 신기능에 대한 소문과 위시리스트
아직은 맥OS 12에 대해 알려진 사실이 많지 않다. 하이 시에라와 마찬가지로 신기능보다는 기존 버전의 안성성을 높인 관리 버전(maintenance release)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큰 변화 이후 마이너 업데이트를 계획하고 있다. 필자가 꼽은 맥OS에 추가하면 좋을 신기능 위시리스트는 다음과 같다.1. 오류 수정과 최적화
애플은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메이저 업데이트까지 기다리는 기업이 아니다. 대신 수시로 업데이트한다. 하지만 언제나 수정하는 데 오래 걸리는 오류가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SSD 혹사 현상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지난 2월에 발견됐는데 여전히 완전히 고쳐지지 않았다.
애플 실리콘 맥의 경우, 이미 빠른 맥OS가 더 빨라질 여지가 있을까? 빅 서는 애플의 M1 SoC에 최적화됐다. 그러나 iOS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알 수 있는 것처럼, 성능과 배터리 사용시간은 언제나 더 개선의 여지가 있다.
M1 맥에서 빅 서는 매우 인상적이었지만, 맥북을 사용할 때 여러 불편함을 만드는 문제도 많았다. 심지어 간간이 시스템이 중단되기도 했다. 솔직히 다음 맥OS가 버그 수정과 최적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전혀 신기능이 추가되지 않는다고 해도 필자는 만족할 것이다. 그 외 나머지 것들은 온전히 일종의 보너스이다.
2. 타임머신 클라우드 백업
아이폰의 가장 멋진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아이클라우드 백업이다. 이를 맥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 매우 편리할 것이다. 오프사이트 백업을 지원하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수 있다. 서드파티 클라우드 백업 서비스도 많지만, 타임머신의 편의성을 따라올 만한 것은 없다. 맥에 외장 드라이브를 연결해 쓰기도 어렵지는 않지만, 아이클라우드로 설정할 수 있다면 꽤 멋질 것이다.
3. 메시지 앱에 '삭제' 버튼 부활
소소한 기능이지만 메시지 앱에 문자 삭제 기능이 추가되길 기대한다. 혹자는 쓸모없다고 말할지도 모지만, 맥OS와 iOS는 많은 면에서 닮아가고 있는 와중에도 일부 UX는 여전히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빅 서에서 맥OS 메시지는 iOS 버전과 거의 같게 바뀌었다. 스티커와 메시지 고정, 미모지 같은 멋진 기능을 맥에서 쓸 수 있다. 그러나 대화 옆에 개별 메시지에 대한 'X' 버튼 만은 맥OS 메시지 앱에서 빠졌다. 삭제하려면 오른쪽 클릭하고 '대화 삭제'를 누르거나 특정 메시지를 선택한 후 파일 > 대화 삭제를 클릭해야 한다. 트랙패드에서 손가락 2개를 사용해 왼쪽으로 밀면 휴지통 아이콘이 나타난다.
실제로 삭제 기능은 문제없이 작동한다. 그러나 대화에 그냥 마우스를 올리고 'X' 버튼을 눌러 바로 삭제할 수 있는 아이폰의 기능을 맥OS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물론 키보드 단축키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건 논외로 한다). 이렇게 간단하고 직관적인 기능을 맥OS 버전에서 뺀 것은 애플의 실수였다. 애플이 이 실수를 만회하기를 바란다.
4. 제어 센터 맞춤 설정
빅 서의 제어 센터는 혼란스러운 메뉴 바를 직관적으로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맞춤 설정할 수 있는 옵션이 매우 부족하다. 버튼 7개가 고정이고 옮길 수 없는데, 키보드 밝기, 화면 설정, 음악 등 일부 항목은 불필요하게 느껴진다. 추가할 수 있는 모듈도 3개에 불과하다.
제어 센터는 최소한 iOS 정도로 맞춤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iOS에서는 더 많은 제어 항목을 수정할 수 있고 모든 모듈의 위치를 바꿀 수 있으며, 홈 컨트롤까지 지원한다.
서드 파티 앱까지 제어 센터에 넣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하면 너무 나간 것 같지만, 메뉴 바 아이콘 대부분은 서드 파티 앱을 위한 것이고 제어 센터에 추가하는 옵션은 제어 항목을 정리하는 멋진 방법이 될 수 있다. 최소한 더 많은 맥OS 모듈을 제어 센터에 넣을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5. 데스크톱 위젯 확장
빅 서는 iOS 14부터 아이폰에서 지원하던 '수정 가능한' 위젯 기능을 지원한다. 많은 아이폰 사용자가 애용하는 그 기능이다. 반면 애플은 이들 위젯을 알림 센터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했다. 애플이 맥OS 12에서 마치 예전의 대시보드 위젯처럼 이를 확장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편리해질 것이다.
6. 단축키
애플이 iOS에 단축키 자동화 기능을 추가한 지도 2년이 넘었다. 원하는 작업을 하는 매우 강력한 툴이 됐다. 하지만 맥은 아직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맥에는 애플리케이션 폴더에 로봇 모양 아이콘의 오토메이터(Automator)라는 강력한 자동화 툴이 있다. 하지만 너무 오래됐고 단축키만큼 사용하기 편하지도 않다. 맥OS가 단축키 기능을 지원하면 더 많은 사용자를 자동화의 세계로 이끌어 기존에 오토메이터의 멋진 보완재가 될 것이다. 오토메이터가 이루지 못했던 대중화의 꿈을 이루는 것은 물론이다.
동시에 이는 맥과 아이폰을 역대 가장 가깝게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실제로 맥에서 단축키를 지원하면 이미 iOS에서 사용하는 수백 개의 단축키를 맥에서 실행하는 길이 열릴 수 있다. 당연히 이런 호환은 맥OS 12 그 이후 버전의 새로운 위시리스트에 포함될 내용이기는 하다.
7. iOS 지원 개선
애플은 빅 서 업데이트를 내놓을 때마다 카탈리스트(Catalyst)를 통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앱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UI다. 여전히 마치 데스크톱에서 모바일 앱을 사용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TV나 음악 앱을 쓸 때 특히 그렇다. 성능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앱을 실행하는 더 다양한 방법을 지원해야 한다. 단축키를 활용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물론 iOS 앱과의 상호운용성은 필수 전제다.
8. 월렛 개선
필자는 구식이고 현금으로 결제하는 걸 선호했던 사람이다. 아이폰 월렛 앱 역시 별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발하고 많은 상점이 현금을 받지 않고 무접점 결제를 도입하면서 결국 필자도 21세기 방식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마침내 앱 월렛이 얼마나 멋진지 실감했다.
하지만 개선하길 바라는 점은 있다. 예를 들면 맥에서 온라인 쇼핑을 하면 결제 계정을 정리하는 중앙 보관소 같은 것이 있으면 편리할 것 같다. 탑승권이나 공연 티켓을 저장하는 초보적인 시스템 환경설정보다 더 강력한 기능이 필요하다. card.apple.com이나 아이폰을 조작하지 않고도 애플 카드 결제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9. 애플 헬스와 피트니스+ 지원
애플의 최신 운동 서비스는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 TV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맥에서는 쓸 수 없다. 하지만 애플 TV가 없으면, 피트니스+를 아이맥 혹은 맥 미니에서 실행해 와이드스크린 모니터에 연결해 사용하면 아이패드나 아이폰보다 훨씬 좋지 않을까. 이를 위해선 맥용 헬스 앱이 필요한데, 아직은 갈 길이 멀다.
10. 시리의 대대적인 개선
시리 개선은 모든 애플 운영체제의 공통된 지적사항이다. 애플은 새로운 맥OS나 iOS를 내놓을 때마다 시리 업데이트에 대한 많은 불평을 들었지만, 시리는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경쟁자인 구글 어시스턴트나 아마존 알렉사가 꾸준히 공을 들여 업데이트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실제로 맥북에서는 시리를 이용해 단순한 알람도 설정할 수가 없다.
시리를 대대적으로 갈아엎을 때가 됐고 그 시작은 맥이어야 한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