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전쟁

”특허 괴물 해결한다”…팔 걷어붙인 미국 의회

Steven Titch | Computerworld 2015.02.12
첨단 기술에 대해 논할 때 레스토랑 체인업체인 화이트 캐슬(White Castle)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화이트 캐슬은 본사 측에서 미국 전역에 있는 각 지점에 배치된 디지털 화면으로 업데이트된 메뉴를 전송하다가 특허 괴물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화이트 캐슬 부사장 제이미 리차드슨은 리갈 뉴스라인(Legal Newsline)과의 인터뷰에서 “메뉴 보드에 사용된 기술 자체가 아니라, 정보를 메뉴 보드로 전송하는 과정에 대해 특허 사용료를 지불하라는 서신을 받았다”며 “화이트 캐슬은 일부 기업들처럼 전세계적인 리소스를 갖춘 회사가 아니므로 이 사건으로 상당히 오래 발이 묶였다. 이제 새 기술을 시도할 때 예전에 비해 훨씬 주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일명 특허 괴물, 또는 특허 주장 기업(PAE)들의 행태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PAE는 특허를 쌓아두고, 누군가가 그 특허 개념에 근접하기만 해도 바로 소송을 제기한다. 오로지 그 목적으로만 운영되는 기업이다. 화이트 캐슬 사례는 이러한 PAE가 실리콘 밸리의 유명 기업들만 목표로 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요즘은 새로운 기술(디지털 서명처럼 흔한 기술이라 해도)을 사용하는 기업은 모두 무시무시한 ‘정지명령’ 서신을 받을 위험에 처해 있다.

한 MIT 경제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연구 기간 동안 한 이미지 소프트웨어의 판매량이 3분의 1이나 하락했다. 그런데 조사 결과 판매량 감소의 원인은 일반적인 병원 수요의 감소가 아니라 특허 소송이었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자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워싱턴 정가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당 합의를 모색 중이다. 지난 주에는 밥 굿래트(공화당-버지니아) 의원이 특허법 개혁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굿래트 법안에는 특허 괴물이 무차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할 경우 피고측의 법률 비용을 대신 물도록 하는 조항, 강제 발표(discovery)의 범위를 제한하여 특허 소송을 당한 측이 막대한 비용 및 시간 소요를 초래하는 원고의 요구에 매몰되지 않도록 하는 조항, 그리고 원고 측이 침해 사실을 더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될 전망이다.

한편 상원 소수당 원내 총무인 존 코닌(공화당-텍사스)에 따르면 상원 역시 올해 초에 이와 비슷한 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기술 및 소프트웨어 특허에 자주 사용되는 난해한 표현에 대한 미국 특허청의 권한을 강화하는 명령을 통해 특허법 개혁에 힘을 보탰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특허 괴물들의 행태를 줄일 수 있겠지만 워싱턴 정가는 특허 괴물의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하트랜드 연구소(Heartland Institute)는 특허 괴물을 다룬 논문인 “특허 개혁이 필요한 이유: 지적 재산의 남용이 혁신을 저해하고 소비자 비용 부담을 늘리는 이유”에서 두 가지 종류의 특허 괴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 ‘트랜스포머’ 특허 괴물: 주 비즈니스 모델이 따로 있는 유명 브랜드지만 기회가 생겼을 경우 특허 소송을 통한 수익에 초점을 두는 업체. 가장 대표적인 예로 모바일 기술 제조업체였던 노키아가 있다. 노키아는 2014년에 마이크로소프트에 단말기 제조 부문을 매각했지만 특허는 거의 그대로 보유했다.

노키아 CEO는 노키아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이제 무언가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특허 주장과 공격적인 라이선스에 있다고 당당히 밝힌 바 있다. “괴물”이라는 표현은 상당히 부정적이지만 현실적으로 특허 주장은 제조업에서 밀려난 기업들에게 새로운 수익원이 되는 벌이가 좋은 사업이다.

2. 정부 후원 특허 괴물: 한 작은 회사의 특허 주장에도 타격을 입는데, 국가 차원에서 특허를 주장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중국 정부는 미국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에 사용될 특허를 획득하기 위한 리추안 IPR 펀드에 500억 달러를 후원했다. 중국뿐만 아니다. 한국, 대만, 일본, 프랑스에도 정부가 후원하는 PAE가 존재한다. 각국 정부는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도록 자국 기업에게 새로운 형태의 정부 보조금 형태로 특허 소송을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정부 차원의 특허 괴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인 미국과 유럽, 미국과 아시아 사이의 국제 무역을 위한 새로운 규칙을 수립하는 국제 무역 협의체인 대서양 무역 및 투자 파트너십(TTIP)과 환태평양 파트너십(TPP)은 협의 과정에서 구속력 있는 감독안을 논의해야 한다.

다양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특허 개혁에는 양당의 협의뿐만 아니라 USPTO와 미국 상무부를 포함한 여러 정부 기관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백악관과 의회가 문제 해결에 동참했다는 사실은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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