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3

글로벌 컬럼 | 숫자로 본 특허 괴물의 맨 얼굴

Simon Phipps | InfoWorld
제프 베조스를 특허 체계의 변경을 공공연하게 지지하는 사람으로 보기는 어렵다. 아마존의 설립자이자 지금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는 과거 아마존의 담당자에게 '원클릭 구매'와 같은 단순한 아이디어에 대한, 논쟁의 여지가 있는 웹 특허를 등록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베조스의 지휘에 따라 아마존은 경쟁사와의 소송에서 이러한 특허를 무기로 사용했다.

예를 들어 위에 원클릭 특허는 실제로 반스 앤 노블과의 특허에서 무기로 사용됐다. 이러한 행위로 인해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은 한때 아마존에 대한 보이콧을 주도하기도 했다. 즉, 베조스는 결코 관대한 특허 자유주의자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주 영국 런던에서 베조스는 현지 신문인 메트로에게 이런 말을 했다.

"특허의 목적은 혁신을 촉진하는 것인데 지금 현실을 보면 특허가 혁신을 질식시키고 있다. 현재 벌어지는 특허전 중에는 건강한 사회를 위해 좋지 않는 사례도 있으므로 각국 정부들은 특허 체계를 살펴보고 법을 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베조스만 이런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스도 특허 체계의 오남용이 부른 위협에 대한 기사를 싣고 있다. 최근에는 특허 체계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를 조명하는 광범위한 학계 연구가 시작됐고 그 결과 실제로 문제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미 의회 인터넷 자문 위원회가 후원하는 행사에 참여한 토론자들도 이 주제를 논의하고 대체로 특허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신생 기술 업체들은 두꺼운 특허 서류철을 들고 다니며 세금을 징수하듯 돈을 걷는 일 외에는 거의 하는 게 없는 기업들에게 발목을 잡힌다. 기술 전문 변호사인 마빈 아모리는 현재의 특허 체계가 혁신을 발판으로 하는 신생 기업들에게 헤쳐 나가기 무척 어려운 난관이라고 말했다.

산타 클라라 대학 법학 교수 콜린 치엔의 논문은 신생 기업들이 직면하는 특허 문제를 더 세부적으로 다루고 있다. 치엔이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40%가 특허 괴물이 고용 지연, 원치 않는 전략 수정, 가치 손실/소멸 등을 유발해 신생 기업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또한 치엔은 특허 괴물이 도산한 신생 기업의 특허를 사들이는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프트웨어 자유 법률 센터의 아론 윌리암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실 특허는 신생 업체의 제품을 보호하는 해자(垓字)가 아니라 VC의 투자를 보호하는 해자다. 모든 VC가 알고 있듯이 신생 기업의 대다수, 90% 정도가 실패한다. 실패율이 이렇게 높기 때문에 VC는 신생 기업을 그 자체로 투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투자 포트폴리오의 한 조각으로 본다. 즉, 대부분의 업체에 대해 손실을 예상하고 여러 곳에 분산해 투자한다"

필자는 전에 소프트웨어 특허로 인한 문제, 특히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필자는 소프트웨어 특허가 오늘날 오픈 소스 분야의 변화를 이끄는 5가지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미국 발명법과 관련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보면 베조스, 아모리, 그리고 다른 많은 이들이 가진 우려를 뒷받침한다. 이 연구를 통해 기술 혁신에 반하게 오용되는 특허 체계가 경제에 얼만큼의 악영향을 미치는 지 드러났다.
 
약 1년 전 의회를 통과한 미국 발명법의 34조는 초당적인 미 의회 회계감사원(GAO)에서 특허 괴물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GAO는 스탠포드 IP 정보 센터(현재의 렉스 머시나(Lex Machina))에 연계된 학술 그룹과 함께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학술 기관들은 GAO에 데이터를 제공하고 자체 연구 평가 보고서도 공개했다. 2007년에서 2011년까지 5년의 기간을 다룬 이 보고서는 모든 업계에 걸쳐 일어난 특허 활동을 엄격하게 파악해 분류하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표본을 사용해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암울하다. 사회적 또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는 '특허 괴물', '특허 전문 회사', '특허 주장 주체'라는 용어 대신 '특허 수익 추구 주체'라는 용어를 새롭게 제시한 이 학자들은 특허 수익 추구 주체가 제기하는 소송이 지난 5년 동안 대폭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송의 수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이 제품과 관계가 없는 소송의 비율도 전체 소송의 22%에서 40%로 늘었다. 또한 이들은 미국에서 특허 소송을 가장 많이 제기하는 회사 5개 중 4개가 오로지 소송 제기를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연구자들은 렉스 머시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많은 사례가 실제 법정까지 가지 않으며, 따라서 비용 측면에서 특허 수익 추구 주체의 가장 큰 영향은 소송이 시작되기도 전에 발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의회 조사국에서 발행한 문건도 특허 수익 추구 주체의 주요 목적이 소송까지 가지 않고 희생양들에게서 돈을 뽑아내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허 소송은 위험성이 높고 회사 운영에 지장을 주고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피고인들은 합의를 택한다. 또한 많은 특허 괴물들은 전략적으로 로열티 요구액을 소송 비용보다 낮게 잡아서 합의를 유도한다.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는 것일까. 렉스 머시나의 연구를 보면 단서가 나온다. 기술 업계의 소송이 모든 특허 소송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인터넷 관련 특허 소송이 인터넷 비관련 특허에 비해 7.5배에서 9.5배 더 많이 제기된다. 사건이 실제 법정까지 가는 경우 패소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특허 주장 주체가 제기한 법률 소송은 대부분 법정 밖에서 합의로 끝난다.
 
게다가 드러나지 않은 위협, 즉 협박을 받은 이들이 많은 비용이 드는 소송을 피하기 위해 비밀 유지 조건으로 합의금을 주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서 보면 시대에 뒤쳐진 특허 체계가 악용되고 있음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러고 보면 현재 특허 6개 중 1개가 스마트폰에 대한 특허라는 사실도 놀랍지 않다. 특허 수익 추구 주체들이 돈을 노리는 곳은 뻔하다.
 
소프트웨어 특허는 취득하기가 너무 쉽다. 내용도 조악하고 발명이 공표되기 전에 이미 알려져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만 있다면 무효화될 특허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변호를 위한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그냥 합의하고 입을 다무는 편을 선택한다. 수익은 확실하고 공격이 실패하더라도 큰 손해를 볼 일이 없으니 특허 사냥꾼들이 점점 더 많이 모여들고 실리콘 밸리의 하늘은 어두워진다.
 
위에 언급된 문건들에는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지만 공통분모 없이 제각각이다. 렘리의 단순하고 깔끔한 제안이 소프트웨어 특허 영역에서 결실을 맺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부족하다. 특허 기생충이 감당해야 할 소송 비용이 높아져야 한다. 타인의 혁신에서 수익을 얻으려다 실패할 경우 그에 대한 불이익이 주어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미국 경제에 큰 비용을 초래하면서 혁신적인 신생 기업을 옥죄고 일자리 창출을 억누르는, 조직 폭력배나 다름없는 갈취 행위가 중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발의된 실드(SHIELD) 법안에서 제시하는 것 이상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의회 직속 기관을 포함한 연구 기관들이 마침내 변화를 위해 발벗고 나선 듯하다. editor@idg.co.kr


2012.10.23

글로벌 컬럼 | 숫자로 본 특허 괴물의 맨 얼굴

Simon Phipps | InfoWorld
제프 베조스를 특허 체계의 변경을 공공연하게 지지하는 사람으로 보기는 어렵다. 아마존의 설립자이자 지금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는 과거 아마존의 담당자에게 '원클릭 구매'와 같은 단순한 아이디어에 대한, 논쟁의 여지가 있는 웹 특허를 등록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베조스의 지휘에 따라 아마존은 경쟁사와의 소송에서 이러한 특허를 무기로 사용했다.

예를 들어 위에 원클릭 특허는 실제로 반스 앤 노블과의 특허에서 무기로 사용됐다. 이러한 행위로 인해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은 한때 아마존에 대한 보이콧을 주도하기도 했다. 즉, 베조스는 결코 관대한 특허 자유주의자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주 영국 런던에서 베조스는 현지 신문인 메트로에게 이런 말을 했다.

"특허의 목적은 혁신을 촉진하는 것인데 지금 현실을 보면 특허가 혁신을 질식시키고 있다. 현재 벌어지는 특허전 중에는 건강한 사회를 위해 좋지 않는 사례도 있으므로 각국 정부들은 특허 체계를 살펴보고 법을 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베조스만 이런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스도 특허 체계의 오남용이 부른 위협에 대한 기사를 싣고 있다. 최근에는 특허 체계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를 조명하는 광범위한 학계 연구가 시작됐고 그 결과 실제로 문제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미 의회 인터넷 자문 위원회가 후원하는 행사에 참여한 토론자들도 이 주제를 논의하고 대체로 특허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신생 기술 업체들은 두꺼운 특허 서류철을 들고 다니며 세금을 징수하듯 돈을 걷는 일 외에는 거의 하는 게 없는 기업들에게 발목을 잡힌다. 기술 전문 변호사인 마빈 아모리는 현재의 특허 체계가 혁신을 발판으로 하는 신생 기업들에게 헤쳐 나가기 무척 어려운 난관이라고 말했다.

산타 클라라 대학 법학 교수 콜린 치엔의 논문은 신생 기업들이 직면하는 특허 문제를 더 세부적으로 다루고 있다. 치엔이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40%가 특허 괴물이 고용 지연, 원치 않는 전략 수정, 가치 손실/소멸 등을 유발해 신생 기업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또한 치엔은 특허 괴물이 도산한 신생 기업의 특허를 사들이는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프트웨어 자유 법률 센터의 아론 윌리암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실 특허는 신생 업체의 제품을 보호하는 해자(垓字)가 아니라 VC의 투자를 보호하는 해자다. 모든 VC가 알고 있듯이 신생 기업의 대다수, 90% 정도가 실패한다. 실패율이 이렇게 높기 때문에 VC는 신생 기업을 그 자체로 투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투자 포트폴리오의 한 조각으로 본다. 즉, 대부분의 업체에 대해 손실을 예상하고 여러 곳에 분산해 투자한다"

필자는 전에 소프트웨어 특허로 인한 문제, 특히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필자는 소프트웨어 특허가 오늘날 오픈 소스 분야의 변화를 이끄는 5가지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미국 발명법과 관련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보면 베조스, 아모리, 그리고 다른 많은 이들이 가진 우려를 뒷받침한다. 이 연구를 통해 기술 혁신에 반하게 오용되는 특허 체계가 경제에 얼만큼의 악영향을 미치는 지 드러났다.
 
약 1년 전 의회를 통과한 미국 발명법의 34조는 초당적인 미 의회 회계감사원(GAO)에서 특허 괴물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GAO는 스탠포드 IP 정보 센터(현재의 렉스 머시나(Lex Machina))에 연계된 학술 그룹과 함께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학술 기관들은 GAO에 데이터를 제공하고 자체 연구 평가 보고서도 공개했다. 2007년에서 2011년까지 5년의 기간을 다룬 이 보고서는 모든 업계에 걸쳐 일어난 특허 활동을 엄격하게 파악해 분류하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표본을 사용해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암울하다. 사회적 또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는 '특허 괴물', '특허 전문 회사', '특허 주장 주체'라는 용어 대신 '특허 수익 추구 주체'라는 용어를 새롭게 제시한 이 학자들은 특허 수익 추구 주체가 제기하는 소송이 지난 5년 동안 대폭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송의 수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이 제품과 관계가 없는 소송의 비율도 전체 소송의 22%에서 40%로 늘었다. 또한 이들은 미국에서 특허 소송을 가장 많이 제기하는 회사 5개 중 4개가 오로지 소송 제기를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연구자들은 렉스 머시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많은 사례가 실제 법정까지 가지 않으며, 따라서 비용 측면에서 특허 수익 추구 주체의 가장 큰 영향은 소송이 시작되기도 전에 발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의회 조사국에서 발행한 문건도 특허 수익 추구 주체의 주요 목적이 소송까지 가지 않고 희생양들에게서 돈을 뽑아내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허 소송은 위험성이 높고 회사 운영에 지장을 주고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피고인들은 합의를 택한다. 또한 많은 특허 괴물들은 전략적으로 로열티 요구액을 소송 비용보다 낮게 잡아서 합의를 유도한다.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는 것일까. 렉스 머시나의 연구를 보면 단서가 나온다. 기술 업계의 소송이 모든 특허 소송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인터넷 관련 특허 소송이 인터넷 비관련 특허에 비해 7.5배에서 9.5배 더 많이 제기된다. 사건이 실제 법정까지 가는 경우 패소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특허 주장 주체가 제기한 법률 소송은 대부분 법정 밖에서 합의로 끝난다.
 
게다가 드러나지 않은 위협, 즉 협박을 받은 이들이 많은 비용이 드는 소송을 피하기 위해 비밀 유지 조건으로 합의금을 주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서 보면 시대에 뒤쳐진 특허 체계가 악용되고 있음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러고 보면 현재 특허 6개 중 1개가 스마트폰에 대한 특허라는 사실도 놀랍지 않다. 특허 수익 추구 주체들이 돈을 노리는 곳은 뻔하다.
 
소프트웨어 특허는 취득하기가 너무 쉽다. 내용도 조악하고 발명이 공표되기 전에 이미 알려져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만 있다면 무효화될 특허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변호를 위한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그냥 합의하고 입을 다무는 편을 선택한다. 수익은 확실하고 공격이 실패하더라도 큰 손해를 볼 일이 없으니 특허 사냥꾼들이 점점 더 많이 모여들고 실리콘 밸리의 하늘은 어두워진다.
 
위에 언급된 문건들에는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지만 공통분모 없이 제각각이다. 렘리의 단순하고 깔끔한 제안이 소프트웨어 특허 영역에서 결실을 맺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부족하다. 특허 기생충이 감당해야 할 소송 비용이 높아져야 한다. 타인의 혁신에서 수익을 얻으려다 실패할 경우 그에 대한 불이익이 주어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미국 경제에 큰 비용을 초래하면서 혁신적인 신생 기업을 옥죄고 일자리 창출을 억누르는, 조직 폭력배나 다름없는 갈취 행위가 중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발의된 실드(SHIELD) 법안에서 제시하는 것 이상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의회 직속 기관을 포함한 연구 기관들이 마침내 변화를 위해 발벗고 나선 듯하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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