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문화

"거짓말과 공감 결여, 직원 경멸⋯" 머스크가 나델라와 달랐던 5가지

Preston Gralla | Computerworld 2022.12.15
지난 4월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계획을 발표한 지 이틀 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와 사적인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군가는 머스크가 나델라에게 아등바등하는 트위터를 돌려놓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했으리라 예상했을 수 있다. 무엇보다 나델라가 아마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턴어라운드'를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나델라는 불협화음과 침체로 분열되고, 방향을 잃었으며, 소위 말해 MS의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리는 기간 동안 주가는 절반 이상 떨어진 상태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방향키를 잡았다. 나델라 덕분에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시가총액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첨단 기술의 선두주자로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게 됐다.

하지만 분명히 머스크는 조언을 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조언을 해주고 있었다. 나델라가 머스크에게 “전화줘서 고맙다. 계속 연락하자. 그리고 팀즈 피드백에 대한 후속 조치를 확실히 취하겠다”라고 문자를 보낸 것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대신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후 이 회사를 파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만일 머스크가 도움을 요청했다면 나델라가 마이크로소프트를 되살린 경험을 토대로 그에게 해줬을 수 있는 조언은 다음 5가지였을 것이다.
 
ⓒ Brian Smale / Microsoft (CC BY-SA 4.0)


Tip No. 1 : 집 열쇠를 받자마자 집을 태워버리지 말 것 

나델라가 CEO로 취임했을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역사상 최악의 상황에 있었다. 쇠퇴하며 방황하고 있었으며, 관료주의, 세력 다툼, 중상모략이 만연했다. 스티브 발머 전 CEO 시절 주가는 (발머가 취임했던) 2000년 주당 50달러대에서 2013년 은퇴를 선언했을 때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역사상 최악의 버전인 ‘윈도우 8’의 비참한 출시로 여전히 휘청거리고 있었다. 또 사람들이 거의 쓰지 않는 윈도우폰(Windows Phone) 운영체제에 수십억 달러를 낭비하고 있었고, 윈도우폰의 시장점유율을 하나도 움직이지 못한 노키아(Nokia)를 사는 데 72억 달러를 소비했다.

나델라는 이 회사를 구할 방법이 있었다. 기업 문화를 갈등이 아닌 협업으로 바꾸고, 휴대폰 사업을 접고, 윈도우가 아닌 클라우드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를 거는 것 등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생각을 강요하지 않았다. 나델라는 다른 사람들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하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 직원과 기업 고객의 말을 경청하고 고려하면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그리고 의도적으로 회사를 바꿔 나갔다.

트위터를 인수한 지 얼마되지 않아 회사를 불태워버린 머스크와 대조되는 행보다. 처음 몇 주 동안 그는 직원의 절반을 해고했고, 남아있는 직원을 또 위협해 상당수 직원이 그만뒀다. 또한 다른 업체에 광고를 내기 시작한 광고주를 모욕하고 협박했다. 아울러 트위터를 괴롭혔던 유독한 음모론 신봉자와 백인 민족주의자의 복귀를 환영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거짓말과 음모론을 퍼뜨리기 위해 트위터 메가폰을 사용했다. 결과는? 첫 몇 주와 몇 달 동안 머스크가 트위터를 너무 심하게 손상시켜 이 회사는 완전히 회복되지 못할 것 같다.
 

Tip No. 2: 캐시카우를 죽이지 말 것 

나델라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인수할 때 가장 큰 딜레마는 다각화의 필요성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캐시카우인 윈도우는 더 이상 세계를 지배하지 못했고, 이에 따른 수익은 회사를 위태롭게 하면서 주가를 떨어뜨렸다. 그는 미래가 클라우드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를 클라우드 기반 회사로 전환하는 데 목표를 뒀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 캐시카우인 윈도우가 계속 수익을 내야 했다.

나델라의 계획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반복해서 윈도우를 개선하고 거기서 얻은 수익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구축했다. 이 회사는 이제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에서 아마존에 이은 2위다. 아울러 클라우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큰 수익원으로, 가장 최근 분기에 203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윈도우와 엑스박스의 매출을 합한 133억 달러보다 훨씬 많다. 클라우드 수익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피스(Office)와 대부분의 다른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가 가장 최근 분기에 165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클라우드 기반 제품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수익은 계속 증가하는 반면 윈도우 수익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이 회사의 미래가 현재 수익의 약 90%를 차지하는 광고 판매가 아니라 유료 서비스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는 즉시 트위터의 광고 사업을 죽이기 시작했다. 머스크가 증오로 가득 찬 수사학, 음모론, 인종차별주의, 반유대주의 등의 트위터 사용을 허용하자 광고주들은 ‘콘텐츠 관리(content moderation)’가 훼손될 것을 우려했다.

애초에 머스크는 “트위터는 분명히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무질서한 막장이 될 수 없다. 트위터가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광고 플랫폼이 되길 열망한다”라며 트위터를 막장으로 만들진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거짓말이었다. 그는 콘텐츠 관리를 거의 죽였고 많은 혐오 발언자를 차단하지 않았다. 심지어 머스크는 낸시 펠로시의 남편이 술에 취해 게이 매춘부와 싸우다가 구타당했다는 우익 음모론의 링크를 트위터에 올리기까지 했다. 당연히 혐오 발언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폭증했다. 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Center for Countering Digital Hate)의 최고책임자 임란 아흐메드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론 머스크는 모든 종류의 인종차별주의자, 여성혐오자, 동성애 혐오자에게 출동 신호를 보냈고 그들은 반응했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광고주들이 떠났다. 2020년 이후 트위터 광고 지출에서 거의 20억 달러를, 2022년에는 7억 5,000만 달러 이상을 차지하던 트위터 100대 광고주 중 절반이 이 플랫폼을 포기했다. 머스크는 이번 이탈 사태를 트위터의 독성 콘텐츠에 대한 기업들의 혐오감보다는, ‘광고주를 압박하는 활동가 집단’의 탓으로 돌렸다. 그리고서 그는 트위터를 떠난 광고주에게 “엄청 열 받는 이름을 붙여서 수치심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광고주들은 돌아오지 않았고, 수치심을 느끼지도 않았다. 사실상 떠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심지어 더 많이 떠나고 있다. 그리고 트위터의 수익은 급감해 파산 위기에 처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트위터는 머스크가 이 회사를 인수할 때 든 대출에 연간 10억 달러의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데, 작년 현금 흐름이 6억 3,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심지어 이는 머스크가 광고주를 쫓아버리기 전의 숫자다.
 

Tip No. 3: 해고할 때는 대규모가 아니라 정밀하게 할 것

CEO가 힘든 시기에 직면할 때도 있다. 이러한 힘든 시기를 다루는 방식은 좋은 시절에 일을 처리하는 방식보다 (CEO의) 궁극적인 성공과 더 많은 관련이 있다. 정리해고는 해당되는 직원뿐만 아니라 남는 직원 그리고 기업의 문화 및 근무 조건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심하게 대량 해고가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 다음 차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오래 머물 가능성이 작다.

나델라는 수년 동안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직원을 해고해야 했다. 특히 2017년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키아의 직원 1만 2,500명을 포함한 1만 8,000명을 해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이 회사는 결국 노키아의 문을 닫고 72억 달러를 감가상각했다). 그는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정리해고 계획을 세웠고, 직원에게 여러 번 통지했으며, 좋은 퇴직 계약을 제공했다. 결과적이 그의 정리해고는 기업의 핵심 인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나델라는 인력 감축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였고, 그래서 남은 직원은 회사가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대조적으로 머스크는 트위터에 대량 해고를 꺼내 들고, 모든 부서를 제멋대로 난도질했다. 누가 해고되고, 누가 남겨졌는지에 대해 운도 이유도 없는 것 같았다. 회사 시스템에서 차단돼 해고 통보조차 받지 못한 직원도 많았다. 많은 해고가 명백하게 변덕으로 이뤄졌다. 인프라팀도 난도질을 당해서 트위터의 기본 기능이 위험에 빠졌다. 콘텐츠 관리가 사실상 사라졌고 광고 판매가 중단됐다. 전체적으로 7,500명의 트위터 직원 중 약 절반이 쫓겨났다. 그 과정이 너무 혼란스러워서 나중에 트위터는 직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몇몇 직원에게 돌아오라고 간청했다. 몇몇은 돌아왔지만 몇몇은 거절했다.

이후 머스크는 남은 직원에게 “극도로 일에 미쳐야 한다. 직장을 유지하려면 일 이외의 삶을 포기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이에 광고주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광고 부문 인력을 포함해 1,000명 이상의 직원이 또 그만뒀다. 콘텐츠 관리 책임자 요엘 로스도 떠났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워싱턴 포스트의 말을 빌리자면 요엘 로스야말로 “트위터가 ‘무질서’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사용자와 광고주에게 다시 안심시키려는 이 회사의 노력을 대표하는 얼굴”이었다. 트위터의 CIO, 최고 개인정보보호 책임자, 최고 컴플라이언스 책임자도 떠났다. 이는 美 FTC의 경고를 촉발했다. 트위터는 개인정보보호 합의를 준수해야 하고,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1억 5,000만 달러 이상의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결과는? 머스크가 턴어라운드에 필수적인 새로운 기능을 만드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트위터가 계속 작동할 적절한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지조차 분명하지 않다.
 

Tip No. 4: 직원을 잘 대우할 것 

나델라는 직원과 협력해 마이크로소프트를 2조 달러 규모의 거대 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는 기술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것이 회사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과제이자 가장 중요한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다. 한 가지 예로, 그가 지난 5월에 한 일을 생각해보자. 직원의 최대 급여를 2배 이상 늘리고, 스톡 그랜트도 늘렸다. 나델라는 “고객과 파트너에게 힘을 실어주는 직원의 노력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리더십 팀은 직원의 영향력을 치하하며 깊이 감사한다. 이것이 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직원과 고객에 대한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보는 방식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그것이 공감이고, 디자인 사고의 핵심이다. 혁신이란 시장의 충족되지 않고 불분명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사람들과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의 충족되지 않은 분명한 요구에 깊이 공감하는 것이다. 모든 혁신의 원천은 우리 모두가 가진 가장 인간적인 자질 즉, 공감이다.


반면 머스크는 두려움으로 통치하면서 트위터 직원을 위협하고 비하했다. 유능한 직원은 사직하거나 해고됐다. 그는 이미 감원을 위해 여성을 표적으로 삼고, 불법적으로 직원을 해고하며, 직원이 원격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어기는 등 직원 대우 방식과 관련해 여러 건의 소송에 처해 있다.

공감에 관해서는 ‘공감’과 ‘일론 머스크’라는 단어를 같은 문장에서 쓰기 민망할 정도다. 다만, 그 문장에 ‘결핍’이라는 단어가 포함되면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이 그에게 자충수가 될 것이다. 머스크에게는 그를 경멸하는 직원이 있을 뿐이다. 그는 유능한 직원이 트위터에서 일하거나 트위터에 머물게 만들 수 없다. 머스크가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 즉, 가장 혁신적인 사람은 이미 떠났거나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떠날 것이다.
 

Tip No. 5: 나갈 때 문을 쾅 닫지 말 것 

CEO는 영원하지 않다. 결국 떠난다. 나델라가 나간다면 그는 분명히 마이크로소프트를 운영했던 스타일과 우아함을 가지고 떠날 것이다. 나델라는 확실히 머스크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조언할 것이다. 머스크가 그 조언을 들을까? 물론 아닐 것이다. 그는 울부짖으며 비명을 지르고 가능한 한 큰 소리가 나게 문을 쾅 닫을 것이다. 트위터에 아직도 소리 나게 닫을 수 있는 문이 남아 있다면 말이다.

* Preston Gralla는 컴퓨터월드의 기고 편집자다. 45권 이상의 책을 저술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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