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세 기업의 실적은 걱정해왔던 경기 침체가 현실로 다가왔음을 시사한다. CIO는 항상 비용 지출에 난색을 보인다. 올해 초 공개된 모건 스탠리의 설문 데이터에 따르면, 보안 및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는 예산 삭감 압박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런 추세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업 상황에 맞게 비용 지출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제공하는데, 지금이야말로 이 장점이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야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 실적 발표에서 “모든 상황의 승자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가 될 것이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업이 ‘수요의 불확실성에서 나오는 위험’을 상쇄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느리지만 여전히 성장 중
일반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연속 감소하면 경기 침체가 왔다고 해석한다. 경제학자들이 현재 경기가 침체된 상황인지 논쟁하고 있을지 몰라도, 클라우드 시장만큼은 침체되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 지난주 주요 클라우드 업체의 주가는 하락했지만 그 덕에 4분기 예상치는 낮아졌고, 성장률이 줄어들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시 말해 클라우드는 매우 명백하게 성장 중이다. 단지 성장 속도가 예전만큼 빠르지 않을 뿐이다.가령 시장 점유율 1등인 AWS는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했고 연환산매출(Run Rate)은 무려 8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분기 수익은 33% 성장했으며 그 전분기도 37% 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 성장했는데, 지난 분기 성장률은 36%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률은 조금 줄었다. 구글 클라우드는 38% 성장했다. 36%를 기록한 이전 분기에 비해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진 유일한 업체다.
그러나 구글도 전반적으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CNBC 기자는 매출 추이 그래프를 제공했는데, 해당 자료를 보면 수요 감소가 아닌 대수의 법칙에 기인한 부분도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둔화는 실제로 기업이 지출을 줄이는 데에서 비롯된다. 클라우드 시장의 경우, 고객이 투자 우선순위를 완전히 뒤집어 실적이 저조한 것이 아니다. 성장 속도가 늦어지고 있는 것뿐이다. 클라우드를 떠나고 데이터 센터로 다시 돌아가기로 한 기업이 수천, 아니 수십만 개가 있어도 클라우드 시장에 당장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다.
경기 침체가 ‘기회’라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그렇다면 주요 클라우드 업체의 경영진은 성장 둔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일단 과거 온프레미스 데이터 센터 시절에는 서버를 구입하고 소유했다. 하드웨어 업체와의 협상에서 얼마나 좋은 조건으로 할인 받았든, 일단 구매하면 그걸로 끝이고 CPU를 실제로 얼마나 사용하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즉, 거의 쓰지 않는 경우에도 환불은 없었다. 지금의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로 다시 돌아와 보자.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본 원칙은 사용한 만큼 비용을 낸다는 것이다. 덜 사용하면 덜 낸다.그렇다면 침체기에 클라우드 컴퓨팅 리소스 사용은 줄어들까? 당연히 그렇다. 좋은 것인가? 당연히 좋다. 왜냐하면 클라우드가 서비스 업체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의 서비스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각 클라우드 업체는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경영진은 입을 모아 경기 침체기에 기업이 비용을 줄이는 부분에 대해 불평하지 않고 오히려 칭찬한다. 구글 CEO 순다르 파차이는 “클라우드 도입을 촉진하는 장기적인 추세가 지속될수록,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클라우드는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클라우드 서비스는 필요에 따라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유연함을 제공한다고 본 것이다.
아마존 CFO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역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비용 줄이기에 초점을 두는 고객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건 나쁜 일일까? 아니다. 좋은 일이다. 올사브스키는 이어 “AWS는 역사적으로, 특히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 항상 그래왔듯이 고객의 비용 최적화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표현을 들으면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왜 그런 일을 할까? 사실 이것이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장기적으로 보면 고객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까지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다. 고객이 단순히 서비스 사용을 줄이는 것도 있지만 올사브스키는 “고객이 x86 칩 대비 40% 더 높은 가격 대비 성능을 약속하는 그라비톤(Graviton) 칩으로 워크로드를 옮기도록 돕고 있다”라고 말했다.
나델라 역시 “선제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가서 워크로드를 최적화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입장에서 불리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나델라는 “궁극적으로 이러한 최적화는 예산이 여전히 증가하는 중에도 가치를 제공한다”면서 “이것이 여전히 비즈니스 성장을 이루고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새로운 워크로드를 위한 여유분을 둘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르게 말하면 지금(그리고 항상) 고객이 비용을 낮추도록 도우면 클라우드에서 더 많은 비용을 쓸 여지를 확보하게 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모건 스탠리 리서치 데이터에 따르면, 클라우드와 복잡하게 연계된 보안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부문 예산은 잘 축소되지 않는다. 이번 침체가 과거와 같은 양상으로 진행된다면, 기업은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것을 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구글조차 그러고 있다. 파차이는 “다음 10년을 준비하고 대비하는 기간이 있다. 그 기간동안 가장 중요한 영역을 파악하고 해당 영역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부분으로 점진적으로 투자를 늘리며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지금은 그런 시기다. 기업이 지출을 조정하면서 클라우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이 시기에도 클라우드의 중요성은 축소되지 않고 계속해서 커질 것이다. 현명한 기업은 바로 지금이 더 많은 워크로드를 클라우드처럼 가치를 만들고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옮겨야 하는 시기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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