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나 주니퍼, 아비아트릭스(Aviatrix) 같은 업체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네트워킹 솔루션은 퍼블릭 클라우드로 인프라를 전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네트워크 관련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것들이다. 그러나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점점 더 복잡한 과정이 되면서 가상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기술에 기반한 클라우드 연결 솔루션들은 퍼블릭 클라우드에 필요한 민첩성과 복원력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퍼블릭 클라우드 VM으로 워크로드를 연결하기 위해, 즉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네트워킹 업체들은 데이터센터와 퍼블릭 클라우드 자원을 연결하기 위한 가상 라우터를 도입했다. 특히 기업이 데이터센터에서 이미 구동 중인 라우팅 기술에 익숙했기 때문에 이러한 선택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멀티클라우드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퍼블릭 클라우드에 90년대식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재현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되었다.
“멀티클라우드”를 정의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단은 다수의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해 두자. 기업은 우선 아마존 웹 서비스에서 구동하는 몇 가지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작해, 하이브리드 연결성을 위해 글로벌 트랜짓 아키텍처(Global Transit architecture)로 진화할 수 있으며,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나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에 워크로드를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결국은 멀티클라우드를 사용하게 된다. 멀티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운영의 가용성을 높여준다. 설령 지역적인 장애로 하나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문제를 겪는다 해도 기업 입장에서는 또 다른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의 인프라로 워크로드를 전환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멀티클라우드 전략은 또한 특정 워크로드, 애플리케이션 및 지리적 위치와 특정 퍼블릭 클라우드의 장점을 맞춰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간 가격 경쟁 및 특별 할인 등을 이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업체 종속을 피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데이터센터에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그리고 또 멀티클라우드로의 진화가 네트워킹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온프레미스 데이터센터에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그리고 다시 멀티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연결성(connectivity)이다.
전혀 별개의 클라우드 자원 간에 빠르고 안전하게 트래픽을 라우팅해야 하는 상황에서, 1:1 연결은 구식일 뿐 아니라 부적합하다. 이러한 연결성 문제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에서 특히 더 해결하기 어려우며, 여기에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가 더해지면 상황은 더욱 힘들어진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는 자사만의 방식을 고수하고자 하며, 특히 경쟁 클라우드 인프라와의 연결을 용이하게 만들고자 노력할 이유가 별로 없다.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귀찮지만 클라우드간 연결을 직접 일일이 해야 한다. 그러나 AWS에서 애저나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100개, 혹은 1만 개의 커넥션을 생성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클라우드 속도와 유사하게 운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멀티클라우드 배치는 네트워킹 기능을 추출하여 모든 퍼블릭 클라우드 플랫폼에 걸쳐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 내에 존재하면서 자동화된 소프트웨어 정의 멀티클라우드 연결성에 대한 수요는 점차 증가하게 될 것이다.
기업의 클라우드 환경이 복잡해 질수록, 하드웨어 기반 또는 가상화된 네트워킹 기술을 소프트웨어 정의 클라우드에 끼워 맞추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분명해 질 것이다. 그리고 기업에 멀티클라우드 환경이 완전히 자리잡고 나면, 이제는 클라우드 네트워킹 솔루션이 네트워킹 및 라우팅 기능을 추출해 이를 모든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 간에 일관되게 적용하고, 또한 자동화해 클라우드 및 데브옵스팀이 멀티클라우드 연결에 대하여 직접 프로비저닝, 모니터링 및 문제 해결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클라우드 내에서(in-the-cloud) 멀티클라우드 연결성을 제공하는 데는 가상화가 아닌 소프트웨어 정의 클라우드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진짜 멀티클라우드 네트워킹은 어떤 모습일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네트워킹 장비와 가상화 시스템이 가득 들어 차 있는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같은 모습은 아닐 것이다. 특정 목적을 위해 제작된 클라우드 네트워킹은 반드시 소프트웨어 기반이며, 따라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러한 비가시성이야 말로 가장 큰 무기이며 장점이 될 수 있다. 멀티클라우드 네트워킹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다음과 같다.
- AWS, 애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등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와의 완전 통합
- 모든 클라우드 자원에 대한 단일 플랫폼 및 포괄적 클라우드 네트워크 생성. 이제 기업은 특정 퍼블릭 클라우드의 작동 기전에 대해 알 필요가 없어진다. 클라우드 및 멀티클라우드 관리가 한 번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연결의 디테일은 추상화되어 추출되며, 실제 작업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 CLI, BGP, 그리고 기존 IT 네트워킹의 라우팅 테이블 등이 모두 자동화되어 퍼블릭 클라우드나 프라이빗 클라우드, 또는 두 환경 간 연결이 훨씬 쉬워 질 것이다.
- 클라우드 네트워킹 관리가 중앙집권화되고 쉬워짐에 따라 기업들은 클라우드 상의 모든 클라우드 기반 자원을 감독, 통제하고 문제 발생시 이를 해결하기가 더욱 쉬워질 것이다.
- 모든 퍼블릭 클라우드 내부에서, 그리고 클라우드 간 연결에 대하여 엔드 투 엔드 암호화가 가능해진다. 심지어는 지역이 달라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자원을 분할해 기업이 원할 때에만, 혹은 클라우드 팀이 지시할 때에만 연결이 발생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해 진다.
이처럼 복잡한 프로세스를 자동화, 단순화하기 위해서 멀티클라우드 네트워킹은 네트워킹을 마치 코드처럼 취급한다. 이러한 방식을 이용하면 클라우드팀은 IT 네트워킹 담당자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지며 전문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온프레미스 네트워크 관리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산업 전체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나 데브옵스의 자동화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네트워킹 전문가가 도태되거나 밀려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 있다. 멀티클라우드는 그 무엇보다도 더 연결성 그 자체를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멀티클라우드에서는 네트워킹 그 자체가(그리고 네트워크 관리를 더욱 용이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주인공이다. 단순히 CCIE뿐 아니라 모든 네트워킹에 적용되는 말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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