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반도체 공급부족의 원인, 코로나19가 전부는 아니다

Andy Patrizio | Network World 2021.07.08
대부분 사람은 요즘 컴퓨팅 부품의 공급부족에 대한 불평을 들어봤을 것이다. 특히 최신 그래픽카드를 구할 수 없는 게이머, 그리고 사실상 움직이는 데이터센터라고 할 수 있는 신형 자동차를 만드는 자동차 제조회사의 불만이 크다. 

이 문제는 다른 방향에서 기업 IT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몇 가지 단계가 있다. 그러나 첫 단계는 기다림이다. 지금 공급 부족의 원인은 인력 부족도 아니고 생산공장의 가동 중단도 아니다. 수요가 너무 커서 대기 시간이 극단적으로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 Getty Images Bank

IDC의 반도체 및 지원 기술팀 부문 프로그램 부사장인 마리오 모랄레스에 따르면, 공급 지연은 36주에 이를 수 있는 데다 수요가 누그러질 기미도 없다. 

옴디아(Omdia)의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연구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 블라디미르 갈라보프에 따르면, 그나마 기업용 솔루션 공급업체에 위안이 되는 요소 중 하나는 칩 제조사가 우선순위를 높게 두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값이 수천 달러에 달하는, 보조 프로세서가 딸린 CPU가 자동차 또는 노트북에 들어가는 100달러, 150달러짜리 CPU보다 생산의 우선 순위가 더 높다는 것이다. 
갈라보프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최상위에 있는 데이터센터 워크로드가 가장 높은 우선 순위에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스토리지 어레이를 구하기는 비교적 쉬운 반면, 노트북 및 데스크톱 컴퓨터 등 기업용 클라이언트 영역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 OEM이 대기업 고객을 우선 배려함에 따라 중소기업이 공급 부족의 여파를 가장 크게 느낀다는 보고서도 있지만, 기업용 장비 재판매 전문업체인 IT리뉴(ITRenew)의 사장 알리 펜은 엔터프라이즈 영역에도 공급 부족의 영향이 있다며, “우리는 델, HP, 레노버와 경쟁하는데, 대기업 고객들로부터 ‘6개월째 제품을 못 받고 있다’는 말을 듣곤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은 여전히 성장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긴 대기 시간에도 직면해 있다. 펜은 “가장 큰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인 하이퍼스케일러는 큰 타격을 입지 않겠지만, 일반 대기업 고객은 타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심각한 보급형 제품 수요

일반 소비자 및 기업 시장에서 모두 일어나고 있는 공급 부족의 원인으로 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지목되지만, 코로나는 여러 원인 중 하나일 뿐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공급 부족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공급 부족과는 다르다. 가령, 대만의 심각한 가뭄으로 인한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TSMC가 칩을 만들지 못해서 공급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수요가 너무 커서 기존 생산 용량이 그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가 닥치기 전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판매를 이끌었다. 모랄레스는 “다양한 업종의 여러 영역에 걸쳐 기업의 디지털화가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팬데믹은 그 속도를 더욱 높였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펜도 “스마트 도시, 스마트 도로, 스마트 캠퍼스, 스마트 공항과 자율화 등 온갖 사물이 연결되고 있는 만큼 공급 부족은 필연적인 일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 시기가 앞당겨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업체가 직면한 또 다른 문제는 프로세서 수요가 전방위적이며, 그 대부분이 솔루션 업체가 우선적으로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과는 거리가 먼, 기존 기술을 위한 수요라는 점이다. 인텔, TSMC, 글로벌파운드리, 삼성 및 기타 첨단 반도체 제조사들은 스마트 냉장고와 스마트 자동차에는 필요 없는 7나노와 5나노 설계로 돌입하는 중이다. 스마트 냉장고와 자동차는 40나노 또는 28나노 설계로 충분하지만, 이런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생산 시설에 투자하는 업체는 없다. 따라서 기존 생산 시설은 당분간은 증설 계획 없이 현재의 최대 용량으로 계속 가동될 것이다. 
 

공급업체와의 지속적인 대화가 해법

공급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비즈니스 연속성 제품을 만드는 오픈기어(Opengear) 사장 개리 막스는 일단 주문 프로세스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라면서 “고객, 회사 내 영업 담당자, 그리고 모두에게 고객과 접촉하라고 말한다. 무엇이 필요한지 명확히 보일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록 그 고객을 위한 할당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막스는 적시 조달 개념은 사람들을 태만하게 만들었지만, 반도체 공장이 코로나19의 타격을 받고 운송 선박이 수에즈 운하에서 막히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 개념에 대한 회의론이 등장했다며, “그동안 많은 기업이 공급망의 정상 가동과 적시 조달을 너무 당연시해왔다”고 지적했다. 

비구조적 데이터를 위한 소프트웨어 스토리지 시스템을 만드는 큐물로(Qumulo)의 CEO 빌 릭터는 네트워크 장비 업체로부터 길게는 6개월에 이르는 지연 사례를 들었다. 릭터는 고객에게 조기 주문을 조언하면서 “공급 부족이 현실로 다가온 지금은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릴 시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릭터는 지금 현장에는 과도한 히스테리도 다소 있다며, “특히 공급업체가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이 현실보다 더 비관적으로 보도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급이 부족한 지금의 시장 상황은 사실이다. 이것이 이니셔티브, 프로젝트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진행이 중단되고 있는가? 기업이 프로젝트와 이니셔티브를 취소하고 있는가? 단순히 필요한 구성요소를 확보할 때까지 보류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고객들은 더 근본적인 측면에서 공급 관리를 위한 접근 방법을 다시 생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릭터는 일부 고객의 고충은 단일 솔루션 업체에 종속되어 있다는 점이라면서 “공급 부족 상황에서 공급망 전반에서 단일 솔루션 업체에 의존하는 상태임을 인지하게 될 때, 그때가 고객이 이런 구식 접근 방법의 위험을 인식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큐물라는 공급업체를 다양화해서 현재 AWS, HPE, 델, 퀀타, 웨스턴 디지털, 그리고 인텔과 AMD를 모두 사용한다. 

데이터센터 용량과 애플리케이션 호스팅을 위한 또 다른 해결책은 클라우드다.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는 지금도 장비 확보에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이 스토리지 어레이나 네트워크 방화벽을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이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는 구할 수 있다. 

클라우드는 공급 부족으로 인해 야기되는 하드웨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함과 빠른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 릭터는 “물론 임시방편이고 나중에 온프레미스로 워크로드가 돌아갈 수 있지만, 고객에게는 선택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대안이 적을수록 위험은 커진다”고 설명했다. 

자금이 넉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중간 규모의 기업을 위한 모랄레스의 조언은 공급업체와의 거리를 더 가깝게 해서 공급업체가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이해하라는 것이다. 또한 생산량 증대를 촉발하려는 생각으로 과도한 주문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급업체도 그런 전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업체는 주문된 구성 요소를 공급하기 전에 고객에게 연락해서 공급량 증대를 흡수할 수 있는 수요가 정말 있는지를 고객이 입증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기업 주문을 받아서 만들었는데, 그 기업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나오면 그 재고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갈라보프와 모랄레스는 모두 공급망이 내년부터 정상화되기 시작하고, 2023년에는 완전히 정상으로 복구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때까지는 상황에 따라 적절히 계획하고 장기적인 시야를 가져야 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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