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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괴물의 다음 목표물은 “개인 개발자”

Bill Snyder | CIO 2011.05.30

기업이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지는 않고 특허권을 구입해 이른바 지적재산권 침해로 RIM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형 업체를 제소하는 행위는 충분히 부도덕하다. 그러나 미국 텍사스주 마샬시에 위치한 로드시스(Lodsys)란 무명 기업은 iOS 개발자들을 추적해 애플의 앱 내부 구매 시스템 이용에 대한 특허권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얼마간 개발자들은 악덕 기업에게 항복하지 않으면 연방 법원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들여야 하는 난처한 딜레마에 직면해 있는 듯해 보였다. 그러나 지난 주 애플은 개발자 편을 들며, 자사의 라이선스 권리를 방어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경고했다. 
 
로드시스와 같은 기업을 묘사하는 단어가 있지만, 필자 자신이나 인포월드가 혹시 모를 명예훼손 소송에 휩싸이는 것은 원치 않으므로 그 단어를 쓰지는 않겠다. 그러나 특허권을 구입한 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관련 IP를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누군가가 나타나면 갑자기 튀어나와서는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업들의 존재를 다들 이미 알고 있다.
 
특허 시스템은 미국 헌법에 명시되어 있으며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잘 알려진 수많은 악용 사례들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은 여전히 불완전한 상태로 남아 있다. 과연 애플의 개입으로 겁을 주어 로드시스를 쫓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으며, 누구든 중소기업에서 일하거나 스스로 개발자로 진출하려는 사람이라면 특허 시스템의 개혁과 연관되어 있다.
 
약자를 괴롭히는 특허 괴물
수많은 특허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이 역시 복잡한 문제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발명가인 다니엘 애벨로가 앱 스토어 형성의 중심 개념을 특허로 신청했던 1990년대 초반의 인터넷 이전 시대에서 비롯되었다. 가디언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애벨로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용자가 앉아서 제품을 사용할 경우, 사용자의 행동을 디지털로 인식하고, 사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제조업체에게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전달해주면 어떨까 하는 것이 아이디어였다.”
 
수백 개의 기업들이 애벨로의 특허를 라이선스했고, 그의 특허 중 4건은 2004년에 로드시스에게, 나머지는 웹벤션(Webvension)에게 전권 판매됐다. 웹벤션 역시 로드시스와 함께 텍사스주 마샬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스스로를 “지적 재산권 라이선스 기업”이라 일컫는다. 
 
두 기업이 모두 마샬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마샬의 연방 지방 법원은 여타 미국 법원들보다 특허 사냥꾼들에게 호의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원고들이 특허 청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그들의 본거지에서 수 천 마일을 건너올 정도로 매우 호의적이다. 소송을 제기하고자 하는 곳에 특허 지주 기업의 기반을 두는 것은 충분히 상식적이다. 
 
문제의 특허는 현재 (다른 무엇보다도) 무료 앱들을 버튼 하나로 유료 앱으로 변환하는데 사용되는 기술과 관련되어 있다. 로드시스는 애플이 해당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라이선스가 제 3의 개발자들에게까지 유효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개발자들의 앱이 애플에 의해 승인되고 아이튠즈를 통해 판매되기 위해서는 관련된 API들을 사용해야만 하지만, 그들에게 다른 선택권이 없다는 사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5월 13일, 많은 iOS 개발자들이 페덱스(FedEx) 소포를 수령했다고 알려왔으며, 거기에는 특허에 포함되는 API와 다른 앱 관련 사항들에 대해 로드시스에게 지불하지 않을 경우 특허권 침해 고소를 당할 수 있다는 위협이 담겨 있었다. 로드시스의 기업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다음과 같다.
 
“살다 보면 꼭 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지불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수많은 청구서들이 있다. 로드시스는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듯  자사가 소유한 자산의 가치를 활용하여 사업을 하고 이윤을 창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공지를 받은 일부 기업들이 그토록 감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은 상식 밖이다. 이들 기업 중 일부는 인기 있는 앱들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것들에 대해 우리는 그들이 요구하는 가격대로 지불하고 사용한다. 우리는 (원문 그대로) 당신 회사는 당신들이 한 일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하며, 우리도 그러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소프트웨어 특허 개혁을 주창하는 유럽의 운동가 플로리안 뮬러는 잠재적인 소송은 개발자들만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서드파티 개발자들에 의존하는 모바일 경제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뮬러는 그의 블로그에 “로드시스는 그들 스스로를 번창시킬 뿐 아니라 새로운 모바일 기기들을 매우 유용하고 인기 있게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 온, 모바일 앱 경제 전체를 궁극적으로 망가뜨리는 방법으로 특허 시스템을 악용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개발자 보호 나선 애플
애플은 이 문제에 대해 1주일 넘게 침묵했지만, 지난 주 월요일 애플 수석 부사장이자 고문 변호사인 브루스 시웰은 로드시스에게 관련 행위를 중지하라는 내용의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 시웰은 서한에서 “애플은 해당 특허들에 대해 명백히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있으며, 애플 앱 개발자들은 해당 라이선스들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 애플의 앱 개발자들에 대한 로드시스의 침해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시웰의 표현은 라이선스 계약이 서드파티 개발자들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대의사를 명확히 드러낸다. 실제 법정 싸움이 발생할 경우 애플이 개발자들에게 법적 비용을 지불한다는 명시적인 언급은 없었음에도 맥월드가 인터뷰한 독립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은 몹시 기뻐했다.
 
로드시스에게 서한을 받았던 당시 이야기를 꺼냈던 TLA 시스템스(TLA Systems)의 개발자 제임스 톰슨은 “나는 로드시스의 부당한 특허 관련 요구에 맞서 애플이 개발자들의 편에 섰다는 사실에 정말 마음이 놓였다”며, 엄청난 안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나는 언제나 그들의 선택을 믿어왔지만 막상 실제 글로 쓰인 것을 보니 어깨에 얹어진 엄청난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었다. 최근 10일은 내 직업 경력에 있어 가장 스트레스 받는 날들이었으며, 애플을 비롯해 그 시간에 큰 성원을 보내준 모든 고객과 친구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다른 개발자들은 과연 애플이 실제로 그들을 위해 싸워 줄 것인지에 대해 아직 그만한 확신을 얻지 못한 채 스스로 자원을 모아 로드시스에 공동으로 대항할 수 있도록 뭉치고 있다. 
 
필자는 애플이 이 문제를 잘 해결해주길 바란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애플이 아니며, 로드시스도 아니다. 문제는 맷 타이비의 인상적인 문구를 인용하자면, “혁신으로부터 생명을 빨아내는 뱀파이어 오징어와 같은 망가진 시스템 그 자체”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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